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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추행 누명→'몰카' 전과 숨겼다가 사과

2010년에 20개월 동안 불법 촬영해 유죄 받은 전력

동생 억울함 주장하던 형, "동종 전과 언급 안한 것 죄송"

노컷뉴스

김씨 형이 올린 지하철 성추행 관련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경찰의 표적 수사를 주장한 지하철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 측이 과거 동종 전과가 있었던 사실을 숨긴 것에 사과했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김모(47)씨는 지난해 5월 경기 부천시 역곡역에서 구로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앞에 있던 여성 A(27)씨를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김씨 측은 이에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거나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그러자 김씨의 형은 짜깁기 된 동영상과 경찰 표적 수사의 결과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성추행 당시 동영상을 게시해 사건을 공론화했다. 김씨가 지하철에 탈 때부터 경찰 3명이 둘러싸고 밀어 피해 여성 신체에 몸이 어쩔 수 없이 닿았다고도 주장했다.


여론은 김씨의 이야기를 신뢰하는 방향으로 흘러갔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 사건이 올라 각종 언론사들에서도 억울한 사안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힘입어 27일 김씨의 형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추행범으로 구속돼 있는 동생의 억울함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시했다. 이 청원 역시 6만 명을 돌파하면서 큰 지지를 얻었다.


문제는 김씨 형이 동생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과거 김씨에게 동종 전과가 있었던 사실을 밝히지 않은데서 불거졌다.


김씨는 이미 지난 2010년에 20개월 동안 54회에 걸쳐 짧은 반바지를 착용한 여성들의 하체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과거 전과와 동일·동종 범죄를 저지르면 가중처벌이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김씨 형은 이 같은 정황은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김씨 형은 자신이 최초로 문제를 제기했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씨 형은 "죄송하다. 이번 사건에 오래 전 동종 전과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영상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언론과 기관의 대응만 보다가 여론이 이미 돌아선 걸 이제야 알게 됐다. 여러분들이 화가 나신 이유를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용서를 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제게 이용당했다는 배신감을 왜 생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제 자신 밖에 생각하지 못한 점, 많이 욕해주셨으면 한다. 어떤 욕과 비난이라도 달게 받겠다. 정말 죄송하다. 오늘 밤을 새고, 언제라도 단 한 분도 빼놓지 않고 제가 다 사죄 말씀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동생 사건을 통해 경찰과 법원에 문제 제기를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동일한 입장을 고수했다.


김씨 형은 "(사건) 공개 후, 언론에 나올 때만 해도, 이 일은 저와 동생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수사 관행이 앞으로는 사라지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여러분에게 피해를 주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수사대는 앞으로 버젓이 이런 수사 방식을 고수할테고 법원 역시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러면 안된다. 앞으로 억울해도 여론에 호소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가 돼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아무리 화가 나고 배신감이 느껴지고 믿어지지 않아도 이 점은 꼭 보셔야 한다. 막막하기만 하지만 무슨 일이든 꼭 하겠다"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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