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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카풀 거부 힘들다"…어느 30대 노동자의 죽음

유족 "2년 동안 상사 카풀 부탁 거절 못해…직장갑질"

회사측 "업무스트레스 모든 회사 있어…죽음 예상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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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사진=이형탁 기자)

경남 밀양에 있는 한 회사에서 30대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유가족들이 사망원인이 직장갑질에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 유족은 17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에 있는 회사 기숙사에서 32살 꽃다운 나이 저희 막내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상사 A씨에게 카톡 문제 등 2년이 넘게 집요하게 갑질 당했고 자기업무 끝내지 못해도 A씨를 퇴근시켜주고 아침에 일찍 나가 태워와야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유족 측의 말을 종합하면 김모(32)씨는 지난 9일 오전 8시 50분쯤 밀양 내 회사 기숙사에서 숨진채 동료들에게 발견됐다.


유족들은 김 씨의 상사인 A씨가 부하직원으로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강제 카풀' 등으로 2년 동안 직장갑질을 해 김 씨가 스트레스를 받아 이같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회사관계자들은 회사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며 가정불화, 여자친구 문제라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경찰은 제대로 된 조사없이 서둘러 단순 사망사고로 종결하려 하고 있다"며 "진실이 규명되고 명백한 사과가 있고 재발방지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숨지기 전 지난 4일 자신이 쓰던 스마트폰에 작성된 유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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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탁 기자)

다음은 유서 전문이다.​


김 씨 유서 "책임을 질수 없어 떠납니다..죄송합니다..너무 힘들었어요..마지막까지 죽기 싫은데 어쩔수없는 선택인거 같아요..가족들, 여자친구한테 미안해지네요..A씨 차 좀타고 다니세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하.. 이글을 적고 잇는데도 무서워서 죽을 용기는 안나네요..몇번 시도해보면 되겠죠..."

유족들은 "유서와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등에 나온 내용은 직장갑질이 도를 넘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어졌다"며 "고인은 여자친구에게도 상사 A씨가 힘들게 한다고 많이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또, 유서가 있음에도 경찰이 타살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단순 변사사건으로 종결했다며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족들은 경남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과 수사과에 감찰과 재조사 진정을 넣고, 노동부에도 직장갑질에 대한 조사와 회사조사 진정을 제출한 상태다.


시민단체도 이러한 행태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직장갑질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피해자(고인)의 업무는 운전 업무와 무관한 점, 상하 관계에서 우위가 성립된 점, 피해자가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당한 점 등을 볼 때 직장내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며 "개인의 업무와 무관하게 운전수처럼 이용한 건데 업무상 우위를 악용해 개인비서처럼 활용한 아주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로 보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어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상사와 부하 관계에서 비롯되는 업무 스트레스는 있지만 죽음에 이르게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회사관계자는 "이렇게 될지는 예상못했다"며 "상사 A씨는 고인에게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카풀을 했으며 미안해서 유류비를 지급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인은 업무를 진행하면서 회사에 누를 범하는 사항이 몇 건 있었지만 동료들이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위로하고 격려했다"며 "그가 힘들어 해서 부서를 옮겨주겠다고 면담도 했는데 남겠다고 해서 그대로 뒀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지난 2013년 12월 이 회사에서 입사해 철도사업부를 거쳐 2017년 특수사업부로 발령나 근무하던 중 최근 숨진채 발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남CBS 이형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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