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은 왜 손혜원이 억울하다고 했을까
'건물 22채 투기'로 보도 될 때는 손 의원 공격
7건의 부동산 구입으로 정리되자 "부풀려져"
CBS노컷뉴스 정재림, 권희은 기자, 안수연 인턴 기자
손혜원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시각각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는 의리도 없고 정의도 모르는 야비한 정치인에게 저에 관한 질문, 더 이상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박 의원을 향해 비판했다. (사진=자료사진) |
손혜원 의원과 몇 차례 '펀치'를 주고 받은 박지원 의원이 24일 갑자기 '휴전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을 변호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한 박 의원은 "손 의원이 억울한 점이 많았을 것"이라며 '지번' 이야기를 꺼냈다.
목포가 지역구인 그는 목포가 옛날 도시이기 때문에 한 건물이 3~4개의 지번으로 쪼개져 있는 것이 많고 따라서 손 의원도 1채의 집이 마치 3~4채의 집인 것 처럼 과장되고 부풀려진 게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이용주) 의원이 원룸 (빌라)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방 하나하나가 등기돼 있어 11채가 된 사례가 있다"며 손 의원의 건물이 20여 채라는 자신의 발언도 오해한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필지(지번)와 건물이 혼용돼 빚어진 일이라는 거다.
필지는 1910~24년 일제강점기 당시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정해졌다. 측량을 통해 정해진 1개의 필지는 1개의 지번을 가진다.
이같은 필지는 증축 또는 되파는 과정에서 2필지 이상으로 분할되거나 2필지 이상이 1필지로 합병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한 건물에 2필지 이상이 존재하기도 한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부. (사진=연합뉴스) |
실제로 손 의원 부부가 목포에서 구입한 16개 필지는 16개의 독립된 부동산으로 보기 힘들다.
하나의 창고 건물에 필지 3개가 있는 곳도 있고, 2평 짜리 토지(2곳), 3.5평 짜리 토지(1곳), 5평 짜리 창고(2곳) 등 '미니' 사이즈의 공간도 있다.
따라서 16개의 필지를 16명에서 구입한 것도 아니다. 7명에게서 구입한 부동산이다. 굳이 따지자면 '16개의 필지' 보다는 '7건의 부동산'을 구입했다고 보는 게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
더욱이 7건의 부동산 가운데 6건은 서로 붙어있는 부동산이다.
"투기 목적이라면 굳이 붙어있는 부동산을 애써 구입할 필요가 있었겠냐"는 손 의원의 항변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이런 팩트들이 시간을 통해 하나 하나 알려지면서, 결국 박지원 의원도 '건물 22채 투기'라는 잘못된 언론보도를 가지고 손 의원을 공격했던 과거와 결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손 의원이 이들 부동산을 구입한 이후 그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문화재 거리로 지정토록 했는지 여부는 별개로 가려져야할 문제로 남아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집 한 채를 사게 되면 보통 여러 필지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건축물을 조회하면 관계 지번으로 해당 필지가 확인되지만, 정확한 지번까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다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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