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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새벽에 필사적으로 짖어 주인 살린 충견 '해피'

"해피와 눈 마주치고 1초 안 돼 집 마당 물 치솟아"

물 들이닥치기 직전까지 도망치지 않고 맹렬히 짖어

생전 처음 겪은 재난에 해피, 집 밖 나서지 못하기도

"하도 짖어서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물이 솟구쳐 올랐어요. 해피 덕분에 살았어요. 개가 사람보다 낫죠"


기록적인 장마에 불어난 하천물이 마을을 들이닥친 전북 남원시 주천면의 내송마을에선 개가 홍수와 산사태로부터 주인의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인 4살 개 해피는 급박한 순간에도 홀로 도망가지 않고 큰 소리로 짖어 주인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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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주천면의 내송마을에 사는 견주 김광복(61)씨와 해피(4). 김씨는 "해피 덕에 목숨을 구했다"며 연신 쓰다 듬었다.(사진=송승민 기자)

시간당 50mm의 유례없는 폭우가 내렸던 지난 8일 새벽 4시쯤, 남원시 주천면 내송마을에선 진돗개의 피가 절반 정도 흐르는 해피(4)가 '천둥'처럼 짖어댔다.


해피의 주인인 김광복(61)씨는 평소와 달리 시끄럽게 짖어대는 해피 소리에 집밖으로 나왔다. 김씨는 나오자마자 폭포처럼 들이닥치는 물을 맞닥뜨렸다.


주인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한 해피는 그제야 지대가 높은 헛간으로 대피했다.


김씨는 "낙뢰 소리마냥 해피가 짖어대 무슨 일인가 싶어 나왔다"며 "방을 나와 해피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 1초도 안 돼 집으로 물이 솟아올랐다"며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난데없는 물난리에 놀란 김씨는 곧바로 부인 서상이(58)씨가 자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방문은 이미 토사와 물에 가로막혀 열리지 않았다. 김씨는 방문을 억지로 부수고 들어가 부인 서씨를 데리고 방 창문을 넘어 뒤뜰로 대피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일 날 뻔한 상황에서 해피는 집 마당으로 물이 닥치기 직전까지 김씨를 깨우기 위해 도망치지 않고 짖은 것이다.


"해피 덕에 목숨을 구했다"는 김씨는 "해피가 사람보다 낫다"며 연신 해피를 쓰다듬었다.


무사히 대피한 이들은 홍수 피해를 겪지 않은 같은 마을 친형님 댁에서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해피는 수해 복구를 위해 집을 나서는 주인 김씨의 뒤를 졸졸 따라가다가도 집에서 10여m 멀어지고 지대가 낮아지면 발길을 멈춘다.


해피는 생전 처음 겪은 재난에 놀라 집 밖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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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유례없이 쏟아진 폭우에 수로가 막힌 하천물이 성인 남성의 키 정도까지 불어 내송마을을 덮쳤다. 13일 마을주민들은 "하천물이 깨진 마을회관의 유리창 높이만큼 불었다"고 말한다.(사진=송승민 기자)

기록적인 장마 기간과 지난 8일 유독 세차게 내린 장대비에 지리산 자락의 나무와 바위들이 내송마을로 쏟아져 내렸다. 나무와 바위는 하천의 수로를 막았고 넘치기 시작한 하천은 성인 남성의 키 정도로 불어 마을을 덮쳤다.


내송마을의 마을회관은 유리창이 깨지고 내부가 모두 침수됐다. 마을의 논은 아직도 물이 한가득 차 있었다. 마을주민들은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지난 10일부터 마을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북CBS 송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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