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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BMW…'부실 기자회견'에 공포는 계속

BMW, 대국민 사과에서도 화재원인 'EGR'로 못 박아…소프트웨어 언급 피해

"EGR만의 문제 아니다"는 전문가 경고에도 EGR 리콜만 밝힌 BMW와 국토부

안전진단과 EGR만 교체하면 된다더니 BMW 진단 받은 車에서 불

고개 숙인 BMW…'부실 기자회견'에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이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긴급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BMW 본사가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불명확한 화재원인은 물론 부실한 리콜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확한 사고원인도 모른 채 BMW가 내놓고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리콜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전국을 뒤덮은 'BMW 포비아'를 BMW와 국토부 스스로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진짜 'EGR'만 문제?"…소프트웨어 선 긋는 BMW

BMW는 줄곧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차량 부품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모듈'을 지목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리콜계획 발표 당시에도 BMW코리아는 "화재 원인은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모듈 이상이고 EGR 부품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리콜 방식은 7월 27일부터 BMW 전문 테크니션의 '긴급 안전 진단'을 통해 EGR 모듈을 점검하고 8월 20일부터 EGR 모듈을 개선품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BMW코리아는 '대대적이고 적극적인 리콜'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EGR에 대한 고객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 진행된 BMW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도 BMW는 본사 임원까지 직접 나서 재차 이번 화재의 원인을 'EGR 모듈'로 못 박았다.


요한 에벤 비클러 품질관리 부분 수석 부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쿨러의 냉각수 누수가 화재의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인 EGR이 문제라고 한 비클러 부사장은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누수되면 쿨러 끝단에 침전물이 계속 쌓인다"며 "이 침전물에 쿨러를 거치지 않은 고온 가스(최대 800도)가 유입되면 불꽃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BMW의 기자회견에 대해 혹평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BMW와 국토부의 리콜계획에 대해 "EGR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고 소프트웨어를 함께 봐야한다"고 수차례 지적해왔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만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문제 가능성을 내놓았다. BMW도 "단기간에 한국에서 화재가 집중된 것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BMW는 부품(EGR)으로만 문제를 몰아가고 있다"며 "결국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고 EGR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이므로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부품만 강조하고 소프트웨어 조사로 확대하는 것을 꺼리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나라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차이가 있고 이것이 무리하게 동작할 경우에 견디는 강도 등 여유 설계가 부족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단과 부품 바꾸면 된다더니"…점검받은 車에서 불

고개 숙인 BMW…'부실 기자회견'에

요한 에빈비클러 BMW 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 부사장이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긴급기자회견에서 화재 원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결국 화재원인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BMW 스스로 자신들이 내놓은 리콜 계획의 신뢰성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사고까지 일어났다.


지난 4일, 전남 목포에선 BMW 리콜계획에 따라 점검을 받고 '이상 없다'는 판정까지 받은 차가 주행 중 불에 탔다.


올해 32번째 BMW 화재사고였고 특히 사흘 전 BMW의 긴급안전진단에서 'EGR 등에 문제가 없다'며 통과한 차였다. 국토부 조사결과 BMW 측의 부실점검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BMW의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이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센터는 EGR 부품의 겉면만 보고 내부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눈으로 쓱 살피더니 점검이 끝났다"는 일부 고객의 불만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전국 61개 BMW 서비스센터에는 하루에도 수백 대의 차량이 몰려드는 등 사실상 업무에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BMW의 성급한 리콜계획도 문제지만 이를 승인한 국토부에 대한 비판도 나올 수밖에 없다.


BMW 측이 자발적 리콜에 들어간 뒤로도 사흘 새 다섯 대의 차량이 불에 타자 국토부는 부랴부랴 장관 명의의 담화로 "운행을 자제해달라"는 권고까지 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리콜이 발표됐고 정부도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라며 "10만 명 이상의 BMW 차주들은 불안한 상태에서 차량을 계속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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