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지만 어쩌다 보니 아직 ‘캥거루’입니다
코미디언 팽현숙이 지난 14일 KBS1 ‘아침마당’을 통해 털어놓은 고민입니다. 이렇듯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 현상은 비단 일부 가정만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최근 알바앱 알바콜이 20~30대 8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의 46.1%가 현재 부모님과 동거 중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그중 절반 이상인 26.1%는 부모님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고도 밝혔는데요.
세상이 말하는 ‘적절한 시기’ 즉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이들이 아직 독립하지 않은 이유는? 독립 자금 마련은커녕 당장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차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데 많은 이들의 공감이 모였습니다.
다음으로는 ‘높은 주거비 문제로 내 집 마련할 돈을 모으지 못해서(24.2%), ’급여 또는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아서(14.4%)‘, ’학업·취업 등에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해서(10.3%)‘와 같은 답변이 뒤를 이었는데요.
주요 답변이 모두 돈과 관련된 내용으로, 종합해보면 그 비율은 76%에 이릅니다. 물론 전체 응답자 중 소수는 부모님이 독립을 반대하며 계속 함께 살길 원해서(4.1%) 캥거루족으로 지낸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전체 응답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자립의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이 질문에는 ‘내 집 마련 이후(17.8%)’, ‘결혼 이후(30.1%)’와 함께 ‘직장, 급여가 안정적일 때(43.2%)’가 주요 답변으로 꼽혔습니다.
‘결혼 여부’보다 본인의 ‘경제 여건’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 인상적. 또한 이들이 목표로 하는 부모님으로부터의 독립 나이는 전체 평균 32.3세로 조사됐습니다.
그런가하면 전체 중 아주 일부지만 ‘앞으로 독립할 생각이 없다(6.3%)’는 답변도 나와 눈길을 끄는데요.
사회·경제적 여건상 자녀 세대의 자립이 어려워진 시대.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어 다행이지만, 서로에게 너무 부담이 되지는 않도록 배려하고 주의하는 것은 필수라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박정아 기자 p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