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김치냉장고…예방은 소비자가 알아서?!
생활필수품인 가전제품. 하지만 경우에 따라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김치냉장고가 꼭 그렇습니다.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김치냉장고 화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김치냉장고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24건으로 나타났습니다(서울 기준). 2018년에 가장 많은 64건이, 올해는 5월말까지 23건이 일어났지요.
이렇듯 김치냉장고 화재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 일반냉장고로 인한 화재보다도 34건이 더 많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224건 중 제작년도를 알 수 있는 128건의 경우, 2001년부터 2004년 사이 생산된 제품이 114건으로 무려 89.1%나 됐다는 것.
또 발화 부위가 확인된 166건을 분석한 결과 김치냉장고의 주요 부품인 PCB에서 96건(57.8%), 전선에서 58건(34.9%), 압축기에 연결된 콘덴서에서 12건(7.3%)이 발생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는데요.
이에 관해 소방재난본부는 “온도를 정밀 제어하는 김치냉장고 특성상 PCB에 부착된 릴레이 스위치는 성능 저하 가능성이 높다”며, “오래될수록 냉각 시스템 관련 부품 열화가 가중돼 화재 위험도 커진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노후 김치냉장고 화재 피해를 사전에 막으려면 산 지 오래된 제품은 교체하거나, 제조사에 의뢰해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로서는 황당한 게 사실입니다. 비싸게 산 김치냉장고가 언제 어떻게 불붙을지 모를 위험 물건이 됐다는 점도 그렇지만, 뉴스를 접한 사람에 한해 ‘알아서’ 점검을 받는 정도가 최선이기 때문.
‘오래됐다면 새로 사든지 사람 부르세요~’ 정도는 화마의 참혹한 결과에 비해 다소 한가한 태도가 아닐 수 없을 터.
김치냉장고를 쓰는 모두가 그 위험성 및 점검의 필요성을 알 수 있도록, 제도적인 알림 장치 등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성인 기자 s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