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팀 김성근·18시즌 김응용…프로야구 장수 감독은?
기사내용 요약염경엽 감독, 현 국내 감독 중 유일하게 3팀 경험
과거 김성근 감독은 7개팀 거쳐…이광환 감독도 4개팀 지휘봉 잡아
김응용 감독은 해태에서만 18시즌 보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인석 대표이사로부터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2022.11.14. photocdj@newsis.com |
프로야구 감독직은 국내에 딱 10개 뿐이다. 좋다고 늘릴 수 없고, 임의로 줄이지도 못하는 이른바 '특수직'이다.
40년 프로야구사에는 숱한 감독들이 해당 특수직 종사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에는 10년 넘게 장기 근속한 이도 있지만, 한 시즌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감독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LG 트윈스 사령탑에 오르면서 3번째 지휘봉을 잡았다.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이끌었던 염 감독은 2019~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맡았다.
2023시즌 그라운드를 통솔하는 국내 사령탑 중 2개 이상 팀을 지휘한 사령탑은 염 감독뿐이다.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신임 감독을 선임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는 올해 감독대행을 맡았던 박진만, 강인권 감독에게 재건의 임무를 맡겼다.
2년 전 처음 사령탑에 데뷔했던 김원형 SSG 감독과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 가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뒤 나란히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9년 KT 위즈에서 감독으로 새출발한 이강철 감독은 줄곧 KT와 함께하는 중이고, 올해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치른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여러 팀을 맡은 '경력직' 감독은 보기가 힘든 분위기다. 팀의 방향과 뜻이 같다면 신임 감독에게도 과감히 지휘봉을 맡기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김성근 감독, 7개 팀으로 가장 많은 팀 거쳐
실력에, 운도 따라야 '수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부러움을 많이 살 법한 이는 김성근 감독이다. 김성근 감독은 7개 팀을 이끌어 역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을 거친 사령탑으로 남아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한화 이글스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17.05.18. park7691@newsis.com |
프로야구 출범 첫 해인 1982년 시즌 중 잠시 OB 베어스의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 감독은 1984년 정식 감독으로 처음 사령탑에 올랐다.
1988년까지 OB를 이끈 김 감독은 이후 태평양 돌핀스(1989~1990), 삼성(1991~1992), 쌍방울 레이더스(1996~1999), LG(2001~2002), SK(2007~2011), 한화 이글스(2015~2017)까지 총 7개 팀을 이끌었다. LG에서의 2년 중 2001년은 대행 신분이었다.
OB에서 감독대행 시절을 제외하고 5시즌 동안 수장으로 자리를 지켰다. SK에서는 5년을 보냈지만 2011시즌 중 유니폼을 벗었다. 마지막으로 맡았던 한화에서도 2017시즌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5월말 팀을 떠났다.
이광환 감독은 4개 팀을 지휘했다.
1989년 OB 감독으로 사령탑에 데뷔했고, 1992년부터는 LG를 맡았다. 1996년 시즌 중 LG 유니폼을 벗은 이 감독은 2001년 한화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해 2002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2003년엔 다시 LG 사령탑에 올랐지만, 다시 한 시즌 만에 결별하고 2009년엔 우리 히어로즈의 창단 감독을 지냈다.
백인천 감독이 몸담은 구단도 4개다.
1982년 MBC 청룡을 맡았던 백 감독은 1990년 MBC를 인수해 재 창단한 LG 사령탑으로 2시즌을 보냈다. 1996~1997년은 삼성, 2002~2003년은 롯데 자이언츠를 지휘했다.
김응용 감독, 18시즌 해태 맡아 '왕조' 건설
김응용 감독은 역대 KBO리그에서 한 팀을 가장 오래 지휘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1983년 처음 해태 타이거즈 사령탑에 오른 그는 2000년까지, 무려 18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
한 팀을 맡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는 건 구단이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내왔단 의미가 된다.
【수원=뉴시스】박문호 기자 = KBO 리그 최다 승 감독, 한국시리즈 최다(10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김응용 전 감독이 18일 오후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 시구를 위해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15.07.18. go2@newsis.com |
김응용 감독이 이끄는 해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팀이었다. 김 감독은 재임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에만 9차례 올랐고, 그때마다 트로피를 들어올려 해태 왕조를 구축했다.
김응용 감독이 해태 시절 남긴 정규시즌 성적만 2910경기 1554승 68무 1288패 승률 0.547다.
이후 두 개 팀을 더 경험했다.
2001년 삼성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김응용 감독은 2004년 말 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현장에서 삼성을 지휘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한화와 손 잡고 다시 벤치에 앉았지만, 2014시즌 뒤 팀을 떠났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11시즌을 함께했다.
태평양을 인수해 KBO리그에 뛰어든 현대는 1996년 김 감독을 초대 사령탑에 선임했다. 김 감독은 11년간 한국시리즈 우승만 4차례 일궈내면서 현대를 최강팀에 올려놨다.
2007년부터는 LG 지휘봉을 잡았지만 3년 뒤 재계약 없이 팀과 결별했다.
김성근, 김응용 감독과 함께 한국 야구 '3김'으로 꼽히는 김인식 감독도 장수 사령탑이다.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2시즌(1991~1992년)을 보낸 김인식 감독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9시즌 동안 두산(전신 OB 포함)을 이끌어 두 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김인식 감독은 세 번째 팀인 한화에서도 6시즌(2004~2009년)을 함께하며 짧지 않은 시간 자리를 지켰다.
가장 최근 돋보인 '장수 사령탑'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두산을 이끈 김태형 감독이다.
'친정팀' 두산에서 2015년 사령탑에 데뷔한 김 감독은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뽐냈다. 그리고 2021년까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새 역사를 쓰며 새로운 '두산 왕조'의 탄생을 함께했다. 이중 한국시리즈 우승은 세 차례 경험했다.
김 감독이 퇴장하면서 현장을 지키는 감독들 중에는 사령탑으로 7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3번째 팀으로 향하게 된 염경엽 감독이 최다 팀, 최다 경력 감독이 됐다.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