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대역전승 거두고 US오픈 32강행…'나달 나와!'
3시간22분 혈투 끝에 베르다스코 제압
【뉴욕=AP/뉴시스】정현(151위)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2회전 페르난도 베르다스코(183위·스페인)와 경기하고 있다. 정현은 베르다스코에 세트스코어 3-2(1-6 2-6 7-5 6-3 7-6<7-3>)로 역전승을 거두며 3회전에 올라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만난다. 019.08.30.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한국체대·170위)이 US오픈 테니스대회 2회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본선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6·스페인·34위)에 3-2(1-6 2-6 7-5 6-3 7-6<7-3>)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이 메이저대회 3회전에 진출한 것은 2017년 프랑스오픈 3회전,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다.
US오픈에서는 처음으로 3회전 무대를 밟았다. 종전 정현의 US오픈 최고 성적은 2015년과 2017년, 2018년 2회전 진출이었다.
정현은 3회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라파엘 나달(33·스페인·2위)과 맞붙는다. 나달은 이날 타나시 코키나키스(23·호주·203위)와 2회전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코키나키스가 기권해 힘들이지 않고 3회전에 안착했다.
1회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낸 정현은 이날도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이면서 3시간22분 만에 승리를 가져왔다.
그야말로 대역전극이었다.
정현은 1, 2세트를 각각 게임 스코어 1-6, 2-6으로 내주며 완패를 당하는 듯 했다.
1세트 게임 스코어 1-2로 뒤진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준 정현은 내리 세 게임을 내주고 1세트를 헌납했다.
2세트에서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정현은 곧바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해 반전의 실마리를 잡는 듯 했지만,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지 못했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며 앞서간 베르다스코는 게임 스코어 4-2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두 게임을 가져와 2세트까지 따냈다.
정현은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섰다.
2세트까지 실책이 16개에 불과했던 베르다스코는 3세트에서만 무려 21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베르다스코가 흔들리자 정현의 경기력도 조금씩 살아났다.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며 게임 스코어 5-5로 팽팽히 맞선 정현은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고, 듀스 접전 끝에 베르다스코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해 3세트를 7-5로 가져왔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정현은 4세트 게임스코어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내리 세 게임을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뉴욕=AP/뉴시스】정현(151위)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2회전 페르난도 베르다스코(183위·스페인)와 경기하고 있다. 정현은 베르다스코에 세트스코어 3-2(1-6 2-6 7-5 6-3 7-6<7-3>)로 역전승을 거두며 3회전에 올라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만난다. 019.08.30. |
베르다스코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5세트에서는 정현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게임 스코어 1-4로 끌려갔다.
그러나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면서 반격을 노리던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지킨 뒤 베르다스코의 서브게임을 따내 4-5로 따라붙었다.
정현은 게임 스코어 5-6으로 뒤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는 30-40으로 뒤져 매치 포인트까지 몰렸다.
한 포인트만 내주면 패배가 확정되는 상황이었으나 베르다스코의 포핸드 실책이 나오면서 정현은 한숨을 돌렸다. 계속된 듀스 상황에서는 베르다스코의 백핸드 샷이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서 한 포인트를 더 올렸다.
정현은 포핸드 위너로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는데 성공,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갔다.
기세를 끌어올린 정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내리 5포인트를 따내며 승기를 잡았고, 그대로 대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현은 서브에이스에서 8-10, 공격 성공 횟수에서 41-49로 밀렸으나 실책은 52-65로 더 적었다.
정현과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나달의 3회전은 9월1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나달과 두 차례 맞붙은 정현은 모두 세트 스코어 0-2로 완패를 당했다. 정현이 메이저대회에서 나달을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정현은 매니지먼트사인 IMG 코리아를 통해 "힘든 경기에서 잘 이겨내 정말 기쁘다"며 "오늘 잘 쉬고,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나달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