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광주로'…마스크 쓰고 이순자도 승용차에 동승
"헬기사격 목격했다는 것은 악의적 주장"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오전 8시24분 자택 나서…차량 바로 탑승
부인 이순자씨와 동행…마스크 쓰고 나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27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0.04.27. yesphoto@newsis.com |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여부를 두고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 대통령 전두환(89)씨가 법정에 출석하기 위해 27일 광주지법으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8시24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나온 전씨는 자택 정문 앞에 마련된 검은색 세단 차량을 타고 광주로 향했다. 지난해 3월 광주 법정에 처음 출석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중절모를 쓴 전씨는 마스크를 쓴 채 부인 이순자씨의 손을 잡고 자택 계단을 내려왔다. 자택 밖으로 나온 전씨는 정문 앞에 준비돼 있던 검은색 대형세단에 탑승했다. 오전 8시25분께 전씨가 타자 차량은 바로 출발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라며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2018년 5월3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전씨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이번 재판에 전씨가 출석할 것이라는 뜻을 밝혀왔다. 정 변호사는 최근 뉴시스와 통화에서 "출석 못 할 사정이 없으니 당연히 출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 측은 지난 20일에는 '신뢰 관계에 있는 사람'의 법정 동석을 신청하기도 했다. 가족 등 신뢰 관계에 있는 사람이 피고인석에 함께 앉아 '알츠하이머를 앓는 전씨를 보살피게 해달라'는 취지다.
지난해 3월11일 전씨가 광주 법정에 처음 출석했을 때는 재판장의 허가를 받은 부인 이순자씨가 신뢰 관계인 자격으로 전씨와 동행한 바 있다.
전씨는 앞선 재판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지난해 3월11일 이후에 열린 모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전씨 재판을 맡게 된 새로운 재판장은 지난 6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전씨의 재판 불출석 허가를 취소했다.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mink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