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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반감' 17년이 흘러도 여전…"국민을 속였다"

전문가 "박탈감과 배신감, 반감의 원천"

"유승준은 된다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군대 문제, 전세대·성별 아우르는 이슈"

"바른 청년?…입대 공언하고 돌연 도망"

뉴시스

【서울=뉴시스】 유승준. 2019.07.03 ⓒ아프리카TV 캡처

대법원 판결로 입국의 길이 열린 가수 유승준(43)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치솟고 있다. 유씨의 입국을 막아 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글이 올라온 지 하루만에 10만명의 동의를 얻었고, 13일 오전 기준 1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에 동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반감의 기저에는 박탈감과 배신감이 있다고 봤다. 친근하게 여겼던 사회의 특권층인 연예인이 꼼수를 써 병역을 회피한 것에 더 큰 반발심이 든다는 해석이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화적으로)권력이 있는 연예인은 국민이 보기에 특권층"이라며 "가뜩이나 양극화에 대한 반감이 심한 가운데 '유승준은 된다’는 부분 때문에 17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대에서의 2년여는 20대 청년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는 생각보다는 피해의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에서 군대 문제는 해당 청년 뿐 아니라 부모, 주변인 등이 연관된 전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군복무를 한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허탈하지 않겠냐"며 "혼자 쏙 빠져 나갔다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 돌아온다고 하면 그 박탈감이 매우 클 것"이라고 봤다. 이어 "불평등하고 불공평한 이 사회에서 최소한 군대 문제만큼은 공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유씨가 연예인으로서 강조했던 바른 청년 이미지에 따른 배신감도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이는 등 올곧은 이미지로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해병대에 자원하겠다는 등 입대 의사도 수차례 내비쳤으나 2002년 1월 해외 공연 명목으로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정 평론가는 "정치인, 재벌보다 연예인의 군 문제가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중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라며 "군대를 안가려다가 들켜서 가게 되거나, 군생활에서 문제가 생기는 연예인의 경우보다 가겠다고 해놓고 돌연 국적을 포기한 유씨에게 대중의 배신감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윤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역시 "유씨가 자신의 말을 번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예인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런 게 더 큰 화를 불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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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리얼미터가 가수 유승준씨의 입국 허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국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집계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입국을 허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3%였고, '모름·무응답'은 7.9%로 조사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어 "자연인 유승준으로는 입국이 허가될 수 있겠으나 공인으로서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법적인 문제를 떠나 국민 감정과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대법원은 유씨가 LA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깼다. 17년 전 유씨가 입국금지결정을 당했다는 이유로 사증발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유씨는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 통상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기되지 않는 한,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야 한다.


LA 총영사관 측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통해 처분 취소가 확정된다. 유씨 사건을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법원이 신속하게 최종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판결이 확정되면 LA 총영사관은 유씨의 비자신청을 다시 심사해야 한다. 대법원이 비자발급 불허는 과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만큼, 영사관이 이에 반하는 처분을 내리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뉴시스】조인우 고가혜 기자 = ​join@newsis.com,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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