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래만 쳤다더니…예천군 부의장은 때리고 의장은 구경
박종철 의원 폭행 CCTV 영상(안동MBC 방송화면 캡처)© News1 |
해외연수 기간 중 여행 가이드 폭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가 폭행 당시 버스 안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손사래만 쳤다"는 박종철 의원의 해명과는 달리 가이드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이 나온 것이다.
8일과 9일 안동MBC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버스 좌석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더니 대화중인 가이드에게 다가가 막무가내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가이드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박 의원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또 다시 가이드를 향해 주먹질을 했고 이후 팔을 잡아 비틀며 폭행을 이어갔다.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빡빡한 일정 탓에 말다툼을 하다 '그만하자'며 손사래를 치는 과정에서 가이드가 얼굴을 맞았다"고 한 박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박 의원의 폭행은 현지 버스 기사가 나서 말리기 전까지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나 가이드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이형식 의장은 맞고 있는 가이드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다.
버스 기사가 계속해서 제지하며 항의하자 그제야 이 의장이 나서 박 의원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박 의원은 의장마저 밀쳐 버스 좌석에 넘어트렸다.
박 의원에게 폭행을 당한 가이드는 쓰고 있던 안경 파편이 얼굴에 박혀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사건이 911에 신고되자 군의원들은 서둘러 가이드와 합의를 시도했고 합의서를 받고서는 가이드를 교체했다.
박 의원은 "당의 처분을 따르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 탈당계를 제출해 공분을 사고 있는데다 가이드 폭행과 관련한 해명조차 거짓으로 드러나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폭행하는 동료의원을 말리기는커녕 구경만하고 있던 군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민 A씨(50)는 "군민의 대표라는 의원이 해외에서 사람을 패고, 돌아와서는 거짓말하고, 사과문 발표하고는 뒤로 꼼수 부리고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사람을 패는 의원이나 말리지 않고 옆에서 구경하는 의원이나 한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왜 저런 사람들에게 투표를 했는지 후회스럽다"고 했다.
박 의원 등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5명 등 14명은 6188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20~29일 7박10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 등지를 다녀왔다.
가이드 폭행사건은 연수 나흘째인 지난달 23일 오후 6시쯤(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방문 도중 버스 안에서 발생했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가이드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 등 예천군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예천=뉴스1) 피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