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감시·견제' 윤석열 고사작전 본격화…향후 거취는
참모진 대거 물갈이, 조남관 등 '秋사단' 대검 포진
운신 폭 줄어…'독재 발언' 후 통합당 지지율 상승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올해 초 취임 후 첫번째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들을 대거 좌천시키며 수족 자르기에 나섰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두 번째 인사에서도 학살 인사를 강행했다.
특히 추 장관이 이번 인사를 주도하는 자리에 있었던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을 대검 차장검사로 발탁하면서 윤 총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무부는 7일 대검검사급 검사 26명에 대한 인사를 11일자로 냈다. 고검장급 2명, 검사장급 6명이 승진했고 나머지는 전보 인사다.
이번 인사에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등에서 윤 총장과 마찰을 빚어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됐다.
이 지검장과 함께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삼성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수사를 지휘한 신성식 3차장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검으로 자리를 옮긴다.
박상기 법무부장관 당시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하고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역임하는 등 현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고 있는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검 형사부장으로 발탁됐다.
대검 내 주요 보직부장 중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을 제외한 참모진이 현정권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 대거 교체됐다. 여기에 조 신임 차장이 총장에 대한 감시역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총장의 운신의 폭은 한층 더 좁아질 전망이다.
윤 총장은 저번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도 사실상 '패싱' 당하며 의견개진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 회의를 진행한 후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 인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의 인사제청권을 행사하기 전에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투명하고 내실있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회의 참석에 앞서 조남관 국장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들은 것은 사실"이라며 "법무부 검찰과장이 대검에 가고,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법무부에 와서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검사장 승진 후보만 추천받고 보직 인사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식적인 절차만 밟았을뿐 사실상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측근들의 대거 좌천, 수사지휘권 발동, 정치권의 해임 논의 등으로 고립무원에 빠진 윤 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자리를 지키는 것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총장이 무슨 수사를 하고 싶어도 팔다리가 다 잘렸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메시지로라도 검찰독립의 의지를 밝히고 끝까지 버티는 것이 현 상황에서 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압박은 정치지형에도 변동을 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3∼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2.7%p 하락한 35.6%, 통합당 지지도는 3.1%p 오른 34.8%로 조사됐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일부 반발 심리와 함께 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 ‘독재·전체주의’를 언급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연설 등이 양당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윤 총장은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대상에 이름을 올린 이후 두 달 연속 10% 초중반대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