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여는 그림』
아직도 미술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표지에서 느껴지는 시선. 어딘지 익숙한 눈매입니다. 푸른빛 두건을 두른 모습도 살짝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앞날개 하단에... ) 바로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알려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입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이야기할 때 A는 소녀의 시선을, B는 푸른빛 두건을, C는 반짝이는 진주를 떠올리듯 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저마다 그림을 이해하고 기억합니다. 이렇게 작품의 특정 부분이나 자신과 관련된 연결 고리로 그림을 만나는 방법, 어떻게 보면 참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감상법인데..
미술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과 어려움은 예술과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미술 is 뭔들'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미술작품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게 이리 힘든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다 미술작품을 보고 인상파인지 확인하고 어떤 시대에 등장했나 따지며 감상 자체를 학습하게 되었을까요?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저서를 펴낸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님의 이번 책 『생각을 여는 그림』은 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작품을 경험하게 만들며 '그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름하여 키워드로 읽으면 명작이 새롭게 보인다!
키워드와 스토리텔링을 융합한 감상법으로 주제의 핵심이 되는 단어를 통해 그 의미가 담긴 여러 미술작품을 다룹니다. 이것을 미술사적 의미와 메시지를 담아 이야기해주며 학습되어온 미술 감상을 경험으로 이끌어주죠. 예를 들어, 에벌린 드 모건의 「루나」,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달을 응시하는 두 남자」, 이중섭의 「달과 까마귀」, 강익중의 「꿈의 달」을 ‘달’이라는 키워드로 묶어 이야기하는데 이처럼 서로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동서고금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맛보실 수 있습니다.
키워드 감상법을 활용하면 익숙한 작품인데도 마치 처음 대하는 것처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고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작품, 같은 사람, 같은 사물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창의성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여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예술가의 눈으로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안겨주길 바란다. - 이명옥, 『생각을 여는 그림』에서
미술관 견학을 인증하기 위해 티켓을 붙이고 억지로 (적당히 참고하며) 감상을 적은 적이 있다면, 미술에 관심은 많지만 친해지는 방법을 모르겠다면, 어린이날 선물할 책을 찾고 있다면,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이 책 『생각을 여는 그림』을 통해 자유롭게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팁을, 미술에 대한 흥미를, 그림 보는 즐거움을 얻으셨음 합니다.
편집자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