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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된 나무도 쓰러졌다… "지구온난화 때문"

1000살 넘은 남부 아프리카 바오밥나무 13그루 중 9그루 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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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10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마사이 족이 바오밥나무 아래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수천 년 동안 서식해 '생명의 나무'로 불리는 바오밥나무 여러 그루가 남아프리카에서 말라 죽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은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에 실린 연구를 인용, 최근 12년 간 남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바오밥나무들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나이가 많은 13그루의 바오밥나무 중 9그루가 죽었다. 이중 2000년 넘게 산 3그루는 모두 죽었으며, 수명 1000~2000년의 11그루 중에는 6그루가 고사했다. 일부 나무는 껍질이 갈라지면서 쓰러지기도 했다. 나무 크기로 보면 가장 큰 바오밥나무 6그루 중 5그루가 부분적으로 죽거나 완전히 고사했다.


바오밥나무는 평균 3000년을 산다. 크기는 높이 20m, 몸통 지름 10m이다. 나무 윗부분에 몰려 있는 줄기가 뿌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통 내부가 텅 비어 그동안 토착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커피숍 등을 설치하며 관광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거대한 크기와 긴 수명 때문에 바오밥나무는 수많은 아프리카 토속 신화에 많이 나타나고, 유명 소설 '어린 왕자'에도 등장해 널리 알려졌다. 짐바브웨,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잠비아와 인도양에 위치한 섬인 마다가스카르 등에 서식한다.


전문가들은 바오밥나무의 갑작스런 죽음이 이상 기후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남아공 아이템바(iThemba) 연구소의 스테판 우드본 수석 연구원은 "죽은 나무들은 전부 남아프리카에 서식하고 있었다"면서 "남아프리카 일대에서 건기와 더위가 동시에 발생하자 바오밥나무가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바오밥나무가 건기에서 생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우드본 연구원은 이어 "바오밥나무는 지난 1000년 간 심각한 가뭄 및 우기를 견뎌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보스나와에서 쓰러진 '채프먼' 바오밥나무는 심각한 물 부족으로 사망했다고 CNN은 전했다. 다른 건강한 나무들이 수분 보유율이 70~80%에 달했지만 채프먼은 사망 당시 40%에 불과했다. 보스나와의 우기는 보통 9월부터지만 2015년에는 우기가 시작되지 않았고 이듬해 2월이 되어서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무더위 속 건기가 길게 이어지면서 결국 채프먼은 쓰러졌다.


다만 연구진들은 이상기후를 바오밥나무가 쓰러진 이유로 지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 및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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