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베…'2인자'의 반란이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
각종 스캔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부실 대응 논란으로 위기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번엔 '내부 반란'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아베 총리가 내년 9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리더십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4연임의 꿈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겐다이비즈니스는 아베 총리가 정권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관방상)에게 각종 책임을 미루며 정부내 관료들간 관계도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아베가 죽거나 스가 관방이 죽거나' 내각내 항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인자' 무시하는 아베...눈도 안마주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왼쪽)과 아베 신조 총리(오른쪽). /AFPBBNews=뉴스1 |
겐다이비즈니스는 지난해말부터 아베 총리와 스가 장관간 사이가 크게 멀어졌다고 전했다. 스가 관방은 2012년 아베 총리의 2차 재집권에 결정적 공헌을 한 인물로, 이때부터 정권내 2인자 자리를 꿰찼었다.
하지만 최근 아베 총리는 관저 오전회의때 스가 장관의 눈을 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종 회의에서 아예 배제한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대신 이마이 다카야 정무 비서관과 모든 결정을 상의하고 있다.
이마이 비서관은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과 함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주도한 인물로도 알려져있다. 이마이 비서관은 스가 관방에 대해서도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말을 해 아베의 불신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오는 7월 도쿄올림픽 이후엔 아베 총리가 개각을 실시하고 스가 장관을 내각 밖으로 내보낸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겐다이비즈니스는 "현재 스가 측근 인사나 자민당 내부에서도 스가의 정치생명은 끝났다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은 지난해 4월 하루히토 일왕의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2012년 아베 재집권 이후 늘 2인자역을 맡았던 그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개각 이후 자신이 추천한 스가와라 잇슈 전 경제산업상이 뇌물 제공 의혹으로,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이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국민의 세금으로 열리는 '벚꽃을 보는 모임'에 자신의 지지자들을 초대한 것으로 논란이 커진 '벚꽃스캔들'이 커지면서 스가 관방 또한 반사회적 인물들과 사진을 찍은 것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그럴 아베 총리는 스가 관방상 탓을 하면서 책임 회피를 해, 서로 사이가 멀어지게 됐다.
폐기했다던 '벚꽃스캔들' 증거 갑자기 등장...스가때마다 의 반란?
스가 관방. /AFPBBNews=뉴스1 |
반전은 지난달 21일 시작됐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벚꽃스캔들' 자료를 전부 폐기했다며 증거 제출을 거부해왔는데, 갑자기 이날 내각부에서 초대자 명단 등 3년치 자료를 발견했다고 밝힌 것이다.
겐다이비즈니스는 관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관료들이 (아베 총리에게)반란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모두 폐기했다던 자료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건 스가의 복권을 위한 일 말고는 설명이 안된다"고 했다.
게다가 가와이 전 법무상도 스가 관방상이 천거하긴 했지만 아베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가와이 전 법무상이 체포되면 스가 관방 보다는 결국 아베 총리가 받는 타격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스가 장관 측근은 "스가에 우호적인 의원만 50명이 넘는다"면서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역시 스가쪽에 계속 조언을 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겐다이비즈니스는 "아베를 뺀 실력자 스가와 니카이가 팀을 이루어 새로운 정권 창출에 나설 수 있다"면서 "스가 관방상의 마지막 역습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