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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기다렸다"…'을지면옥' 기나긴 줄 끝 만난 평냉에 미소

2022년 재개발 철거로 을지로 떠났던 을지면옥, 2년 만에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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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평양냉면 사진./ 사진=김지은 기자

"오늘 첫 오픈이에요? 언제 문 열어요?"

22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건물 앞. 8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곳의 정체는 평양식 냉명집 '을지면옥'. 2022년 재개발 철거로 서울 을지로를 떠났던 을지면옥이 2년 만에 낙원동에 둥지를 틀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30분이지만 그 전부터 사람들이 몰렸다. 식당 안에는 몇시부터 문을 여는지 물어보는 연락이 쇄도했다. 오픈 2시간 전부터 일찍 도착해 간이 의자를 펼치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와서 을지면옥 간판과 내부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대기줄 맨앞에 있던 20대 김모씨는 오전 9시에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처음 먹어봤는데 다시 맛보고 싶어서 왔다"며 "오늘 첫날이라 사람이 많이 올까봐 일부러 친구랑 2시간 전에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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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을지면옥 첫날, 수십명의 사람들이 오픈런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을지면옥 오픈한다는 얘기를 듣고 홍대에서 여기까지 왔다"며 "평소 필동면옥, 우래옥은 다 먹어봤는데 을지면옥은 처음이다. 깔끔한 맛이 일품이라는데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70대 최모씨도 동창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그는 "을지로에 있을 때 사무실이 바로 앞에 있어서 매일 가다시피 했다"며 "2년 전에 마지막 영업을 했을 때도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동창은 "국민학교 때 부모님 손을 잡고 이북식 평양냉면을 먹으러 갔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을지면옥은 오래된 단골 맛집"이라고 말했다.

'37년 역사' 을지면옥… 낙원동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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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새로 영업을 시작한 을지면옥 건물. /사진=김지은 기자

을지면옥은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다. 1985년 서울 중구 입정동에 들어선 뒤에 37년간 한 자리에서 평양냉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2022년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에 따라 재개발 시행사와 소송전을 벌이다가 6월25일 기존 건물을 넘기고 을지로에서 마지막 영업을 진행했다. 당시 손님 수백명이 찾아오는 등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


을지면옥은 2년 만에 낙원동에 영업을 재개하면서 40년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기존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테리어다. 이전에는 서울 중구의 한 노포에서 장사를 했다. 올해부터는 종로3가역 인근 낙원상가 옆 건물로 이사해 공간을 확장했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99.5㎡의 건물이 통째로 을지면옥 소유다.


을지면옥은 기존에 있던 간판 글씨체에 색상만 검은색으로 바꿔 가져왔다. 내부에는 나무식 테이블을 설치했으며 을지면옥 고유의 빨간색 간판을 벽에 그대로 붙였다.

시원한 평양냉면 한 그릇에 편육, 수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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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식당 내부 모습. 나무식 테이블로, 을지면옥 고유의 빨간색 간판을 그대로 붙였다. /사진=김지은 기자

1~2시간 기다림 끝에 식당 내부로 들어간 손님들은 음식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을지면옥 평양냉면은 소와 돼지고기로 슴슴한 육수를 내고 고명으로 대파와 고춧가루를 시원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음식을 먹던 손님들은 수육, 편육도 추가로 시키더니 소주 한 잔과 함께 기울였다.


이날 식당에 5번째로 들어간 손님 김모씨는 "평양냉면 한 그릇에 무절임 반찬 이렇게 간단하게 나오는데 깔끔하고 좋다"며 "2년 전에 문을 닫고 더 이상 못 먹을까봐 아쉬웠는데 이렇게 맛봐서 좋다"고 말했다.


을지면옥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3시, 5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다. 냉면, 비빔냉면, 온면은 1만5000원, 소고기국밥은 1만3000원이다. 수육과 편육은 각각 3만5000원, 3만원이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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