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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몬드 먹어봤어?"… 빚더미서 '연매출 1100억' 대박난 회사

윤문현 길림양행 대표 "다양한 맛으로 승부...세계최대 공장 준공해 제2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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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양행 윤문현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에선 생산되지 않는 아몬드로 매년 1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는 토종 기업이 있다. 1982년 수입업체로 시작해 아몬드를 스낵 반열에 올려놓은 길림양행이다. 이름은 생소해도 ‘허니버터 아몬드’를 베어 물면 딱, 아는 회사다.


윤문현(42) 길림양행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2년 내 아몬드로 연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착공한 생산공장이 차질없이 지어지면 가능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즈닝 아몬드로 매출 4000억원 도전

길림양행은 강원도 원주기업도시에 있는 2만4956㎡(7549평) 부지에 216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늘어난 판매량을 감당하기에는 현재 경기도 광주시 소재 생산공장이 한계에 부닥쳐서다. 생산능력을 확충해 수요를 감당할 계획이다.


늦어도 내년 초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의 2.5배 규모인 연간 총 1만3000만톤(ton) 정도의 아몬드 상품을 제조할 수 있다. 시즈닝(양념) 아몬드만 생산하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윤 대표는 “대규모 아몬드 생산시설에 맞춘 장비를 따로 제작하고 있다. 비용 등을 감안해 2단계에 걸쳐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라며 “맛을 균일하게 낼 수 있는 완전 자동화된 시즈닝 아몬드 생산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식품위생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는 “식품 제조공정에서 가장 최우선 목표는 위생 안전”이라며 “반도체 공장 정도의 기준을 갖춘 생산공장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38년 된 ‘스타트업’”

길림양행은 최근 4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올린 알짜기업이다. 10년 동안 매출은 3배 넘게 급증했다. 윤 대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타격을 입은 올해도 “연 매출 1000억원은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108억6000만원, 영업이익 125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단일 견과류만으로 이 정도 매출을 내는 회사는 찾기 어렵다.


윤 대표는 26살 때인 2006년 아버지 윤태원 회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물려받은 길림양행을 탄탄한 알짜기업으로 만들었다. 10명도 안 되던 직원은 현재 260여명이 넘는다.


안정권에 들었다고 생각할 법 하지만 윤 대표는 ‘스타트업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이란 회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창립된 지는 30년이 넘었지만, 스타트업이란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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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양행 윤문현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빚더미에서 ‘허니버터 아몬드’로 반전

길림양행이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다. 윤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에도 공장 추진이 무산돼 빚만 쌓였다. 반전의 계기가 된 건 2014년 편의점 GS25에서 제안한 ‘허니버터 아몬드’였다. 당시 돌풍을 일으킨 허니버터 맛의 아몬드 버전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윤 대표는 안주하지 않았다. 다양한 맛 개발이란 식품 제조기업의 본질에 충실했다. 윤 대표는 “대기업들이 당장 진입하기 어려운 이유가 상품의 다양함 때문”이라며 “한가지 맛으로만 승부를 봤다면 벌써 따라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림양행은 올해까지 현재 2배 가량인 40개까지 맛을 늘릴 예정이다. 윤 대표를 포함해 맛 개발만 하는 5명의 전담팀도 있다. 사업방향이 바뀌면서 맛에 사활을 걸었다. 앞서 연구한 시즈닝 기술이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윤 대표는 다양한 맛을 찾아내기 위해 “감각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꽃꽂이까지 한다”며 “새로운 맛집이나 고급 레스토랑 등은 회식으로라도 꼭 맛을 보는 등 맛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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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길림양행이 서울 명동에 만든 플래그숍 전경. /사진=정혜윤 기자

코로나19 타격 한 달 만에 극복

길림양행은 이번 코로나19 위기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월부터 매출이 급감하자 내수로 눈을 돌렸다.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50%였으나 코로나19 이후 10%로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하지 못하고 수출·입까지 막혀 내수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올해 3월 처음 서울 코엑스에서 외부 판촉행사를 열었다. 시식 서비스도 진행했는데 위생 문제로 30g짜리 1봉지를 통째로 제공했다.


그만큼 비용이 더 들어갔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3평(10㎡) 남짓한 공간에서 하루에 400만원 가량이 팔려 나갔다. 작은 성공을 토대로 대형마트의 문도 두드렸다. 그렇게 입점한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서는 하루 1000만원씩 판매했다. 판촉행사로 제품을 알리는 동시에 군부대 등으로 판매처를 넓혀 나갔다.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움직이면서 지난 4월은 지난해 월평균 매출액을 회복했다. 매출 구조를 외국인 관광객 중심에서 약 한 달 만에 내수로 빠르게 바꾼 것이다. 윤 대표는 “솔직히 방법이 없었다. 면세점 등 외국인 관광객 중심의 대형매장 매출액이 제로(0)에 가까웠다”며 “제품 자체를 잘 모르시거나, 알아도 이렇게 다양한 맛이 있는지 몰랐던 분들에게 어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어 “올해 국내시장을 확대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마련할 것”이라며 “신공장이 완성되면, 탄탄한 생산기반을 토대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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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양행 주요 판매제품./사진=길림양행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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