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떠나는 손학규, 그래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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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0.2.20/뉴스1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결국 물러난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이 24일 합당하면서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로 불거진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 이후 10개월 만이다.
손 대표는 20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바른미래당은 2월 24일자로 대안신당, 평화당과 합당하기로 결정했다"며 "2월 24일 저는 당 대표를 사임하고 앞으로 평당원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출마를 생각해도 혼란한 당 사정에 예비후보 등록조차 못하는 지역위원장들, 우리 당의 기호가 3번이 될지 4번이 될지 20번이 될지 몰라 아무것도 못하는 당원들을 생각하면 제가 생각하는 원칙만 붙들고 꼼짝 못할 수는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낡은 싸움의 정치, 권력 투쟁 후퇴 정치를 청산하고 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총선 후 개헌 운동에도 작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웃음을 보이는 등 비교적 여유있고 차분한 모습으로 임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이 터져 나온 뒤 10개월 간 퇴진요구에 시달려왔다. "추석까지 당 지지율 10% 안 되면 물러난다",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하면 내려놓겠다" 등 여러 전제조건을 걸기도 했지만 번번이 번복됐다.
세대교체 정치개혁 등을 명분으로 버텨왔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3당 합당을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에 결국 자리를 내놓게 됐다.
3당 합당의 최대 변수였던 손 대표 사퇴 문제가 매듭지어지면서 3당 합당은 24일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박주현 평화당 통합추진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도·실용·민생·개혁의 대안정치 세력의 태동을 위해 24일 합당해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현재 3당 대표는 모두 사퇴한다. 통합당의 공동대표는 3당의 대표가 각 1인씩 추천하는 3인이 맡는다. 통합당은 이들의 합의에 따라 운영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등록되는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추천하는 공동대표로 정했다.
아울러 통합당의 최고위원회는 3당이 각 1인씩 추천하는 3인과 청년미래세대와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세력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통합당의 당명은 추후 논의되며, 지도부 선출은 5월 중 개최되는 전당대회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이들 정당이 합치면 교섭단체(20석 이상)가 된다. 현재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의원은 9명(국회사무처 기준)이다. 이중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이 탈당한다고 해도 8석에 대안신당 7석, 평화당 4석, '셀프 제명'으로 당을 떠난 옛 당권파 비례대표 등 2명을 더하면 21석이 된다.
바른미래당은 약 1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이 있다.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하면 3월 말 지급되는 선거보조금을 80억원 이상 받을 수 있다.
박종진 , 민승기 , 이지윤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