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동상청, 단돈 천원이면 드론으로 두시간 내 배송한다
최혜원의 중국 이모저모
출처: JD.com |
징동상청이 일냈다. 리우창동 회장이 드론을 앞세워 1년안에 40만 곳 농촌을 커버하겠다고 나섰다. 2014년 5월에 나스닥에 상장하고, 중국 내 인터넷 쇼핑몰 시장 점유율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무서운 이커머스 기업. IT 최강주자 텐센트 제국과도 손잡고 모바일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모자라 드론까지 진출한다니.
징동상청이 대단한 이유는 중국 전역이 광대함에도, 213개 물류센터 구축과 크라우드소싱 등 물류혁신을 통해 당일배송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징동상청에서 유제품, 생활용품, 신선제품 등을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마트에서 단돈 6위안(1,100원)에 두 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쿠팡에서 아무리 로켓배송이라도 공격적 마케팅을 벌여도 빨라봐야 오늘 안 혹은 내일 안인데, 징둥은 두 시간이다. 중국의 크기가 한국의 96배이니, 상대적으로 얼마나 빠른 것인지 더욱 실감된다.
이런 상황에서 CEO가 드론으로 40만개 농촌 전자상거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리우창동 징동상청 회장 |
빽빽하게 아파트가 들어선 주요도시에서는 아직 현실화 가능성이 낮지만, 드넓은 농촌에서 드론의 역할은 눈여겨 볼만하다. 실제로 장쑤성 북부의 쑤첸에서 드론 택배배송 실험에 성공하면서, 농촌의 택배서비스가 인터넷플러스와 맞물려 활활 날아오를 것이란 기대에 힘을 더해주었다. 또한 IT업계 최강주자인 텐센트와 손잡은 징동상청의 유통플랫폼, 가전제품 통합 제어 및 데이터 처리 시스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이미 그 기술력에서 여타 물류회사들의 차원을 넘어섰다.
한술 더 떠서 리우창동은 드론 택배서비스 원가가 5위안(900원)이라고 떵떵거린다. 이는 배달원이 직접 농촌으로 물건을 가져다주었을 때의 원가인 20~30위안보다 확실히 낮다. 단순히 빠르게 배달해줍니다~를 뛰어넘어, 당신이 어느 환경에서, 이런 조건에서, 이런 물건을 사실 것 같습니다~를 내 손안에서 분석해서 내놓아준다. 근데, 한술 더 떠서, 드론 배달인데 5위안밖에 안하지요~라고 말하고 있으니 소름이 끼칠 수 밖에.
농업은 인류의 탯줄 산업이자, 의식주의 근원이다. 비록 달팽이처럼 느리게 발전하는 영역이라 해도, 아직 제대로 파헤쳐지지 않은 농업이 IT와 만났을 때의 잠재력은 엄청날 것이다. 나아가 전국의 60%가 아직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는 농업의 중요성이 더 크다. 중국 국기의 다섯개 별 중 하나도 농민이다. 아무리 IT 시대라고 해도 국기와 그에 담긴 아이덴티티는 바꿀 수 없다. 인터넷 플러스 혁명이 부는 국가시책 와중에도 중국 중앙정부의 2015년 1호문건은 변함없이 ‘삼농’인 것만 보아도 중국에서의 농업의 무게감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2월 중국 국무원 빈곤구제개발영도소조와 징동상청이 체결한 협정에 따르면, 국무원은 향후 징동상청을 활용하여 산업, 창업, 일자리 창출 등 세가지 측면에서 가난한 농촌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부응해 징둥도 빈곤한 농업지역에 대한 물류인프라를 강화하여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제품을 중국 전역에 뿌릴 계획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던 농민이 절반인 중국의 사회적 배경과 국가적 정책에 더불어, 기술력까지 더해 혁신을 일으켜 보겠다? 정부에서 안좋아 할래야 안좋아 할 수가 없다. 명분상으로도, 기술발전의 시기상으로도, 정책상으로도 잘 맞아 떨어진다.
정리하자면, 징동상청의 혁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감히 미국 아마존의 아성과 비견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 아직 개발되지 않은 농촌의 신천지적 잠재력.
둘째, ‘인터넷플러스’로 국가적으로 밀어주는 정책적 시류.
셋째, 이제는 미국에 뒤지지 않는 IT&드론&물류 기술력.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앞서나가도 한참 앞서있다. IT 강국 한국, 앞서가는 미국과 쫓아오는 중국의 사이에 껴서 샌드위치가 될 것을 두려워하라? 상당수 부문에서 이미 늦었다. 징동상청 CEO말대로 ‘드론으로 단돈 천원에 중국 전역 두시간내 배송’이 현실화되는 순간, 아마존 프라임으로 드론 배송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마존, 나아가 미국까지도 온몸에 소름이 끼칠 것이다.
글. 최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