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잰 걸음’ 만보보다 ‘큰 걸음’ 5천보가 좋다!
‘보폭 10cm 넓혀 걷기’ 운동의 놀라운 효과
많이 걷기만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일본 아이치현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그냥 열심히 걷기만 한 사람들은 근력이 25%나 감소한 사실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걸어야 제대로 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작년 방영된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1편 기적의 걷기’에서는 보폭 넓혀서 걷기를 제안했다. 그리고 올바른 방법으로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입증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보폭 넓히기 운동이란?
일반적인 경우 사람들의 적정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cm를 뺀 수치가 나온다. 보폭의 최저값은 키X0.37, 최고값은 키X0.45로 계산 되는데, 평소 보폭에서 10cm를 더했을 때 최대값을 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에 효과적이다는 이론이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캡쳐 사진 |
일본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에서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노년학 전문가 김헌경 박사는 기존 자신의 보폭에서 10cm 정도, 약 주먹 크기만큼 더 벌려서 걷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보행 행동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보폭을 넓게 걷는 운동은 에너지 소비율을 높여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동강도가 높아지면 소모하는 칼로리가 많아지며 체중감소에 도움이 되고, 하체 근력이 좋아질 수 있어 걷기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10cm 더 걷기 자세
강원도 군량리 마을 주민들은 몇 년 동안 다같이 모여 걷는 것을 아침 일과로 삼고 있다. 그들은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걷기 지도자인 이용덕씨에게 올바른 걷기 자세를 지도 받으며 꾸준히 보폭 넓히기 걷기 운동을 실천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캡쳐 사진 |
①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허리를 쭉 편 후 아랫배에 힘을 주고 걸어야 한다.
②팔은 앞 뒤로 흔들며 걸으며 뒷쪽으로 뻗어 올린다는 기분으로 흔든다.
③턱은 당기고 시선은 15-20cm 앞 바닥을 보며 걷는 것이 좋다.
④발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도록 신경쓰고 발의 모양이 11자가 되도록 유지한다.
50대 후반 뇌 지주막하 출혈로 쓰러졌던 마을주민 이영윤씨(당시 63세)는 수술 후 재활 치료로 ‘넓은 보폭’으로 걷는 운동을 시작해 완전한 건강을 회복했다.
그녀는 “허리도 나아지고 전혀 아프지 않아졌다. 예전에는 (많이 걸을수록) 무릎과 연골이 많이 닳아서 아플 줄 알았는데 오히려 무릎이 하나도 안 아파져서 연골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역시 운동에 참여한 85세 한길수씨는 이틀에 한번 체육관에 다니며 근력운동까지 겸해 나이보다 훨씬 좋은 근력상태와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20년 동안 걸어봤지만 별 효과를 못 봤는데, 보폭을 넓히면서 가슴을 펴고 정면을 바라보면서 걸은 효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넓혀 걷고 근육 노화에 대비하자
파킨슨병은 노화를 겪고 있는 운동 장애 변화가 급하게 진행되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4년전 이 병을 진단받아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고 있는 김승분씨(당시 69세)는 처음에는 몸이 앞으로 쏠려 길가에서 자주 쓰러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폭 넓혀 걷는 운동을 통해 이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파킨슨병은 특성상 노화가 빨리 진행되어 보폭이 줄어들고 종종걸음을 걷게 되는데, 김씨의 경우는 아예 발병 초기부터 보폭을 늘려주는 훈련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 것이라고 담당 의사는 설명했다.
한양대 구리병원 재활의학과 장성호 교수는 “마찬가지로 일반인들도 노화현상에 대비해 미리 보폭을 넓히고 조금만 보행 속도를 올리는 운동을 하면 건강에 아주 좋다”며 “잰 걸음으로 만보 걷는 것보다 큰 걸음으로 오천보 걷는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