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은 기본” 직원들에게 역대급 보너스 선물한 미국 CEO
스팽스 CEO 사라 블레이클리
전 직원에게 항공권 2장+1만달러 지급
외판원 출신 억만장자
발목 자른 스타킹으로 대박
사내 임직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 무대 앞으로 지구본을 들고 나타난 CEO가 느닷없이 지구본을 휙 돌리며 “여러분들이 원하는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일등석 항공권 2장, 그리고 멋진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1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이를 들은 직원들은 너무 좋아서 당장이라도 발을 동동 구를 것만 같은데요. 꿈속에나 있을법한 이 이야기는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복지 하나로 전 세계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자아낸 이 기업이 대체 어디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washingtonian |
미국 내 기능성 속옷 브랜드로서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스팽스의 창업자이자 CEO인 사라 브레이클리는 지난 21일 스팽스의 기업가치가 12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4천억 원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열린 축하파티에서 전 직원들에게 1등석 항공권과 1만 달러(약 1164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녀는 지난 2000년 단돈 5천 달러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훗날 2천만 달러 규모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주변인들에게 밝혔지만 비웃음을 샀다는 일화를 언급하며 지금껏 회사의 성장을 함께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또한, 브레이클리는 기업인 50%가 여성임에도 벤처 캐피털 시장에서 여성이 이끄는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금액은 전체의 2.3%에 불과하다는 지난해 통계를 언급하며 “앞서 이 길을 걸었던 여성들과 이런 기회를 아직 받지 못한 전 세계의 모든 여성을 위해 건배하고 싶다”라고 말해 박수를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블레이클리의 깜짝 발표로 뜻밖에 큰 선물을 받게 된 직원들은 현장에서 환호성을 터트렸고, 그중 일부는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하죠.
사진출처_창업경영학교 |
현재 연 매출이 5천억 원 육박하는 스팽스는 기업 규모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왔는데요. 스팽스의 창업자 블레이클리는 본래 사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방문판매업에 종사했습니다. 그녀는 로스쿨 입학시험에서 연달아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뒤 팩스기를 판매하는 외판 원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일에 흥미가 있진 않았지만 꽤나 소질이 있었기에 회사에서는 블레이클리를 전국 영업 트레이너로 승진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블레이클리의 마음속에는 지금과는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해서 커져만 갔는데요. 블레이클리는 “어느 날 불현듯 이런 건 내 인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종이에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라며 “그중 하나가 판매였고, 그때부터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안겨줄 수 있는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출처_SPANX 공식홈페이지 |
마침 그 시기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해준 하나의 계기가 있었는데요. 파티에 참석하려 던 어느 날, 아껴뒀던 새 바지를 개시한 블레이클리는 거울 속 엉덩이 살이 밉게 삐져나온 자신의 모습과 마주했습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바지 안에 체형보정용 팬티스타킹을 신었는데요. 하지만, 스타킹 발 부분 색상이 이 크림색 바지와 영 어울리지 않았고, 발가락이 보이는 구두와도 영 매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녀는 차라리 스타킹의 발 부분을 잘라내 신기로 결심하는데요. 결국 발 부분을 잘라낸 스타킹을 신고 나간 그녀는 파티 내내 종아리로 밀려 올라가는 스타킹과 씨름하느라 파티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그때 그녀는 여성들이 날씬한 몸매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보정속옷에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됐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하죠.
사진출처_SPANX 공식홈페이지 |
이후 그녀는 본래 외판업 직업을 병행하면서 ‘발 없는 체형보정 스타킹’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데요. 외판원 일 외에는 제조, 유통분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했던 그녀는 모든 여가시간을 시장 조사와 원단 연구에 쏟아부었습니다. 그녀가 맞닥뜨린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녔는데요. 발 없는 체형보정 스타킹의 원하는 시안이 완성된 후 이를 제작해 줄 양말 공장을 찾아 여러 제조공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그녀의 아이디어를 이해해 주는 제조업자를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도 그녀를 좌절시킬 순 없었는데요. 외판원으로 일할 당시 수많은 거절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기 때문에 제조공장에서 수없이 거절 당해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제조공장의 문을 두드렸을 무렵 한 제조업자로부터 그녀의 제품을 만들어주겠다는 연락을 받는데요. 블레이클리의 발 없는 스타킹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해 들은 제조업자의 딸이 ‘블레이클리의 제품을 반드시 만들어야만 한다’라며 설득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_창업경영학교 |
그렇게 수많은 거절 끝에 스팽스의 첫 발 없는 체형보정 스타킹 3천장이 세상밖에 나오게 되는데요. 블레이클리는 이 중 하나를 방송에서 ‘스타킹 발목을 잘라 방송 의상 안에 입는다’고 언급한 적 있는 오프라 윈프리에게 보냈고, 이후 오프라 윈프리가 올해 가장 좋았던 물건 가운데 하나로 스팽스의 속옷을 꼽으면서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오프라윈프리가 방송에서 스팽스 제품을 언급한 이후 주문건수가 단 하루 만에 2만 건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스팽스의 매출은 오프라윈프리가 언급한 그해 45억 원을 기록했고 그 다음 해에는 100억 원으로 뛰었다고 합니다. 현재 스팽스 제품은 배욘세, 기네스펠트로, 제시카 알바, 브룩쉴즈 등 수많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는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온 블레이클리는 자선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사라 블레이클리재단’을 설립해 아프리카 여성과 미혼모 여성 등 전 세계 힘든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돕는 일에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쳐오고 있는데요. 2012년에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최연소 자수성가형’으로 억만장자 리스트에 올랐던 그녀는 현재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기부서약도 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통 큰 보너스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미국 보정속옷업체 스팽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지금의 성과를 거머쥔 그녀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