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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로 시작해 대박상품 된 ‘한달살기’, 1년 지난 제주도 모습

한달살기는 삼시 세끼, 효리네 민박 등의 프로그램 부상과 함께 유행한 여가 방식이다. 한달살기는 기존 짧은 기간 동안 관광지만 보고 오는 여행의 대안으로, 한달이라는 기간 동안 한 지역에 머물며 현장의 분위기와 삶의 모습을 체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금만 풍족하다면 어디서든 한달살기는 가능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주도 한달살기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당시 머니그라운드도 제주도 한달살기 비용에 관한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달살기 열풍으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제주도 한달살기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여전한 인기? 제주도 한달살기

2019년 초 티몬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1~2월 한달살기 여행을 떠난 이들의 수는 가족과 개인 그리고 전 연령에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초와 비교해 가족단위 한달살기 여행객은 112% 증가했으며, 개인 여행객은 143% 증가했다.

사람들은 제주도 한달살이 숙소나 생활에 대한 정보를 카페와 커뮤니티에서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에 힘입어 제주도 한달살이를 공유하는 한 카페의 회원 수는 14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행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이 추억을 위해 한달살이 계획을 많이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2. 수요에 맞춰 커진 ‘한달살기’시장

이처럼 제주도 한달살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이를 목표로 한 각종 업체도 늘어났다. 특히 소비액이 높은 가족단위 한달살이 여행객들은 아이가 중심이므로 자녀가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장소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그러나 그간 제주도는 유명 관광지임에도 한달살이 같은 장기 투숙객을 겨냥한 업체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뛰어든 대표적인 업종이 호텔이다. 호텔은 타 시설보다 보안과 방범이 우수하며 객실 청소 등의 서비스와 피트니스,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춰 편의성이 펜션, 민박보다 높았다. 제주도 유명 호텔들은 한달살이 상품을 내놓으며 기간이 길수록 더 큰 할인과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달살기를 겨냥한 호텔의 숙박비는 30일 기준 400만 원대로 나타났다.

일부 호텔은 가족 단위 한달살기 고객을 겨냥해 각종 장난감을 구비한 ‘키즈 전용 객실’까지 마련했다. 한달살기 고객에게 요트 승선권, 승마장 체험권, 감귤농장 입장권 등 편의를 제공해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호텔에서 한달살이를 경험한 한 네티즌은 ‘필요한 일을 최대한 도와주려는 호텔 직원들의 서비스가 좋았다’라고 후기를 남겼다.

반면 장기 투숙객만을 받는 한달살기 전문 업체도 등장했다. 호텔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한달살기 희망자를 타겟으로 했다. 이들은 렌트 하우스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달살기를 지원했다. 이 같은 전문 업체를 활용한 한달살기 비용은 주택 크기에 따라 월 220만 원 수준으로 호텔 보다 절반가량 저렴했다.

한달살기 임대수입을 노린 개인들은 제주도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아 임대수익을 얻고, 제주도를 별장으로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이 방식이 인기를 끌면서 제주도 부동산도 함께 상승세를 탔다. 다만 열기가 과해지며 전용면적 50~60㎡의 소형 타운하우스 분양가격이 3억 원대에 달해 고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3. 날파리처럼 꼬인 불법업체들

한달살기로 제주도 임대업이 활황을 띄는 듯 했으나 이면에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었다. 한달살기 불법업체가 무분별하게 증가한 것이다. 숙박업은 공중위생관리법을, 농어촌 민박업은 농어촌 정비법, 휴양펜션 업은 제주특별자치도 법에 따라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지만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숙박업을 하는 곳이 다수 적발되었다.

홈페이지가 갖춰진 한달살기 업체 50곳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50개 업체 중 30곳이 사업자 등록 없이 영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본적인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숙박요금, 환금 규정도 홈페이지에 기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할 시 각종 규정을 들어 환불을 거절하거나 금액을 줄였다.

4. 해외로 떠난 ‘한달살기’족들

제주시가 다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2019년 초까지 제주도를 향하던 한달살기 수요는 해외로 돌아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19년 중순부터 나타났다. ‘2019년 6월 국내 인구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 순유입인구는 396명으로 2017년의 순유입인구의 3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2016년 대비 해외 한달살기 여행객은 198%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 종사자는 이에 대해 “제주 한달살기가 흔해진 만큼 좀 더 특별한 휴식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라면서 “(제주도)비행기 값이 저렴하더라도 숙박비와 물가를 생각하면 해외여행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감소에 따라 제주도 주택종합 매매가격 또한 지난 7월 0.3% 하락세를 보였다.


글 임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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