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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렇게 만들었지?” 신기하게 생긴 종로의 한 건물

보통 주한 대사관들은 자국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니고 있다. 혹은 현대식 건축에 자국의 상징을 담은 자재를 더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대사관은 영국이다. 19세기 말에 지어진 영국 대사관은 빅토리아 양식에 인도의 건축 양식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는 반대로 주재국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진 공관도 있다. 미국의 영빈관은 한옥의 형태를 하고 있다. 전 세계의 미국 대사관 건물 중 유일하다. 하지만 본국의 건축양식도 아닌, 주재국의 건축양식을 따르지도 않은 건물이 있다. 바로 스위스 대사관이다. 스위스 대사관은 한국과 스위스의 건축양식이 조화롭게 설계된 ‘스위스 한옥’이라는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스위스 한옥”

스위스 대사관은 1974년 돈의문 마을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2003년부터 돈의문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과거의 흔적들은 사라졌고 21층 높이의 아파트가 세워졌다. 스위스 대사관은 1974년 스위스 정부 부지 매입 이래 줄곧 송월동에 머물렀다. 기존 공관에 대한 공간 점차 늘어나게 되자 낡은 기존의 공간을 허물고 같은 필지에 건물을 새로 짓게 된 것이다.


2012년 스위스는 대사관은 새로 짓기 전 국제설계공모를 냈다. 이는 70개가 넘는 경쟁사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 당선작의 이름은 ‘스위스 한옥’이었다. 한국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스위스의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물은 설계되었다고 전해진다.

새로운 대사관 디자인은 스위스 건축사무소의 버크하르트와 그의 파트너의 설계안으로 한국의 이래건축과 함께 진행되었다. 건축가는 대사관의 가장 큰 특징으로 ‘조화’를 꼽았다. 그는 “다시 시간이 흘러도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고민했고 그 답을 한옥에서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안팎 차이 두드러져” 스위스 장인 문화의 특징

스위스 대사관은 마당을 품은 전통 한옥 방식, 기와를 연상시키는 회색빛 지둥을 지녔다. 새 대사관 주변 환경에 고립되는 것을 지양하고 주변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였다. 한옥을 품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높이도 3층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말굽에 대어 붙이는 편자를 닮은 모양의 지붕, 목재로 이루어진 전창과 지붕 처마, 소나무로 이루어진 정원으로 한옥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 설계 의도에 맞게 스위스의 건축과 한국 전통건축인 한옥이 재해석 되어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새 스위스 대사관의 너른 안마당은 외교·행정·공보·주거 등 각기 다른 기능을 한데 모으기 위해 한옥 양식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새 대사관의 삶은 마당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개방된 환상형, 나선형 구조의 조형은 통합과 개방, 내국인과 외국인, 공간과 도시 영역 등을 상징한다.


건물의 나선형의 구조는 송월동의 완만한 경사를 따르고 있다. 바깥쪽에서 보면 콘크리트 면 위주로 보여 단단한 인상을 주고 있다. 반면 안쪽으로는 목재 공조를 드러내고 있다. 재료 측면에서 한국의 전통 건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설계되었다. 안팎 구축의 차이가 두드러져 부드럽게 이어지고 이어지는 건축에서 세심한 스위스 장인 문화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스위스 대사관 대지의 위치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77이며 대지면적은 2,377.30㎡이다. 건축면적 983.30㎡, 연면적 2,895.94㎡으로 건폐율 41.36%, 용적률 103.75%을 차지하고 있다. 규모는 지상 3층으로 철근콘크리트조와 목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스위스 대사관의 대사 집무실은 아담하면서도 실용적으로 구성되었고 손님을 맞는 접견실은 유럽의 최고급 가구들로 꾸며졌다고 전해졌다. 또한 스위스 대사관은 실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자재로 시공되었고 냉ㆍ난방에 필요한 전기 사용량을 낮춘 친환경 건축물이다. 신재생에너지를 권장하는 스위스 정부의 친환경 철학이 재외공관에도 담긴 것이다.

스위스 건물의 특징 “핵방공호 설치”

새 스위스 대사관은 건물이 신축되면서 북한의 서울 핵 공격에 대비해 내부에 핵방공호를 설치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스위스 대사관은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신축된 대사관 건물의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였다. 가이드 투어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사관 건물 지하에 해먹 형태의 4단 침대와 창고 등이 갖춰진 핵 방공호가 갖추어졌다고 한다.


스위스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아니지만 핵 전쟁에 대비에 철저한 국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스위스는 1963년부터 민방위법에 따라 새 건물 건축 시 핵 방공호 건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핵 방공호는 전 세계 스위스 대사관 공관에 모두 갖춰진 시설로 한반도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의미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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