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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분가했던 신혼부부 “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냐고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부모로부터 독립하거나 결혼해서 나가살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흔히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결혼을 해서 분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부모님 집에 돌아와서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무주택 조건 유지하기 위해

부모 집에 함께 사는 방법 선택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폭등하자, 야심 차게 분가를 결심했던 신혼부부들이 속속히 시댁이나 처가로 돌아가고 있다. 과거의 캥거루족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거나 사정상 부모와 동거하는 자식을 일컬어 얘기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신혼부부들이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얹혀사는 경우를 지칭하여 캥거루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캥거루족은 청약에 도전하기 위해 부모 집에 얹혀살며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려 한다. 혹은 집값이나 전셋값이 하락세를 탈 때까지 버티려는 경우도 있다.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특별공급 등의 소득 요건이 올해 들어 완화되기도 해서, 청약할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하려는 캥거루족도 적지 않다.


동작구에 거주하던 A 씨는 집주인으로부터 자신이 실거주할 것이니 이른 시일 안에 나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멘붕’에 빠진 A 씨는 다급하게 주변 아파트 시세를 알아봤지만 2년 전보다 몇억이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결국 고민을 거듭하다 아내를 설득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부모님 집에 들어가서 살게 됐다. 그는 청약에 7번이나 떨어졌지만, 특별공급에 당첨되기 위해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부모님이 2년만 살다 나가라고 했기 때문에 미래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늦기 전에 주택 매수 후

얹혀살며 집값 살펴

그뿐만 아니라, 전세금을 총동원하여 갭투자를 해 아파트를 매수한 뒤 부모 집에서 사는 경우도 존재한다. 집값이 더 폭등하기 전에 어떻게든 집을 하나 사두려는 생각 때문이다. 정부는 갭투자를 막고자 작년에 3억 이상 주택에 한하여 전세자금 대출을 회수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캥거루족은 이 전세 대출을 회수 당하는 것까지 감수하고 부모 집에 들어가기도 한다.


B 씨도 올해 초에 갭투자로 서울시 서초구에 아파트를 하나 마련한 뒤, 처가살이를 하는 중이다. 그는 전세자금 대출을 은행에 갚은 뒤, 양가의 지원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입했다. B 씨는 집을 언제 매수할지 아내와 매번 다투다가 더 늦기 전에 집을 사버렸다고 했다. 벼락 거지가 되기 전에 큰맘 먹고 사버리니 차라리 후련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친정에 들어가고 싶어도

부모 측에서 거절하기도

자녀가 캥거루족이 되고자 부모 집에 들어가려 하지만, 부모가 내키지 않아 해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부모 입장은 자식들을 키워서 떠나보낸 뒤 편안한 노후를 즐기려 했는데, 계획이 틀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자녀 부부와 함께하면 육아의 몫이 부모의 몫이 될 수도 있어서 더욱 꺼리는 경향이 있다.


C 씨도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친정에 들어가 살려고 했지만, 친정 부모가 불편하다는 태도를 내비쳤다고 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견해차가 조율되지 않아서 C 씨는 결국 전셋값이 낮은 외곽 지역에 집을 매입했다. 그는 매일 출퇴근 길이 너무 불편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내 집 마련은 요원해져서 부모에게 의지하는 캥거루들이 늘고 있다. 신혼부부에게 원활한 주택 공급이 지역과 시기에 맞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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