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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타워 아니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빌딩의 내부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며 새로운 색이 입혀지고 있는 용산에 한 건물이 유독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변 고층 건물 사이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단아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민간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 건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영국 대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대지면적 약 4400평, 건축면적 약 2630평


아모레퍼시픽은 신사옥 준공을 위해 2010년 국제공모를 진행했다. 최종 설계안으로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를 선정하고 2014년 8월 본격적인 건축공사에 나섰다. 3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된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지하 7층, 지상 22층의 규모로 이루어졌다. 또한 대지면적은 1만 4525㎡(약 4400평), 건축면적 8689.63㎡(약 2630평)에 연면적은 18만 8902㎡(약 5만 7150평)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건축한 영국의 대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런던에서 태어난 건축가로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건축 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아모레퍼시픽그룹 신본사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 백자 달항아리는 세계 예술의 경지, 정점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달항아리는 창의력의 결집체”라고 극찬했다.

또한 그는 “처음 프로젝트 진행시 주변 환경이 굉장히 빨리 변했지만, 설계 당시에도 이러한 변화를 추측할 수 있었다”며 “도시 전경에 이바지하면서 기업 이념을 잘 드러내는 건물을 짓기 위해 고민했다”는 말을 전했다. 백자는 아름다움이 절제돼 있지만 존재감이 강력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내 자리 잡은 ‘루프 가든’이다. 5층과 11층, 17층에 5~6개 층을 비워내고 만들어진 정원을 통해 임직원들은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휴식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1층 공용 공간에는 미술관 등을 두어 방문하는 고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러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에 대해 네티즌들은 “몇 번 가봤는데 진짜 예쁘긴 함”, “디자인은 예쁜데 혼자 너무 커서 당황스럽네”, “다 좋은데 ㄷ자라 이동 동선이 너무 헬임”, “이거 건축 방법 꽤 어렵다던데”라는 각양각색의 반응을 내비쳤다.

헬사옥이라는 말도 나돌아

시공사 귀책사유 없다며 책임회피


2017년 아모레퍼시픽은 5000억 원을 들여 지은 용산 신사옥으로 입주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용산 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다. 신사옥에는 당시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해 에스쁘아,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주요 뷰티 관계사 임직원 3500여 명이 입주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용산 시대는 논란과 함께 시작되었다. 다름 아닌 ‘새집증후군’ 논란이었다. 1차 입주를 시작한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들 중 대다수가 두통과 어지러움, 눈 따가움을 호소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용산 신사옥이 아닌 헬사옥이란 말이 나돌기도 했다. 결국 직원들은 모두 신사옥에서 철수했고 2차 입주도 날짜가 옮겨지는 일을 겪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건설은 “이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분진이나 새로운 가구 때문일 수도 있다”며 시공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정확한 원인을 몰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15년차 이상 희망퇴직 실시

매출 23%, 영업이익 49% 감소


한때 논란이 되었던 새집증후군 문제가 해결되고 현재 용산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서경배 회장은 2018년 중공식에서 “새 사옥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나가는 미(美)의 전당이 될 것”이고 강조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아모레 신사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신사옥을 기점으로 실적이 줄어들면서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에 들어섰다. 지난 11월 13일 1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힌 것이다. 15년 차 이상 직원에게는 근속연수 및 5개월치 급여, 20년 차 이상 직원에게는 40개월치 급여 수준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2016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 3분기 매출은 1조 2086억 원, 영업이익은 4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23%, 영업이익 49% 감소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도 초고층 건물 지은 후 불황에 빠지는 ‘마천루의 저주’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잔류 직원들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6단계였던 직급 체계를 다음 해부터 5단계로 축소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승진 시 3~6% 수준으로 이루어졌던 연봉 상승률도 3%로 통일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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