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로 400채 놓고 전세금 먹튀한 모녀, 그 결과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얼마 전 서울 강서구·은평구·관악구 등에 수백 채의 주택을 소유한 세 모녀가 세입자들에게 주택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2017년 4월부터 잠적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만 100여 명에 달한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자.
경찰 수사 착수
결혼을 앞둔 30대 A씨는 집주인에게 전세금 2억 원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엄마인 B씨를 통해 연락한다는 말만 남긴 채 갑자기 사라졌다. A씨는 분명 전세 세입자 들어오면 주겠다고 말해서 전세 세입자를 구했는데 갑자기 계약을 안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전세 보증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A씨는 법원에 B씨의 재산 확인했다. 재산 확인 결과 A씨는 깜짝 놀랐다. B씨 모녀 명의로 된 집이 서울에만 수백 채나 됐기 때문이다. B씨 명의로만 250채가 있으며 집주인 말고도 큰딸이라는 여자 앞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집이 존재하고 있었다.
한 빌라에 16세대 중 11세대가 이 세 모녀가 보유한 주택으로, 주택 수만 400여 채에 달한다. 이들은 2017년부터 전세가와 매매가격이 비슷한 집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인 것인데, 모두 딸들 명의로 되어있지만 계약을 이끈 건 엄마 B씨였다. 이와 관련된 피해가 늘면서 경찰은 세모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8222건 달해
수도권 집값이 무섭게 치솟는 상황에서 전세대란까지 일어나자 이른바 ‘갭투자 기획 파산’ 위험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갭투자 기획 파산’이란 전세보증금과 매매가격이 같거나 전세 보증금이 더 높은 거래로 주택을 매입한 후 고의적으로 파산해 세입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기 수법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말에 다르면 2018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갭투자 기획 파산이 의심되는 거래가 총 8222건 발견됐다. 서울·경기에 집중되었던 이런 사례들은 최근 들어 인천으로 확산되고 잇다.
기획 파산 의심 거래는 2018년 133건이었지만 2019년 888건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또 2020년에는 918건 이상 발견됐다. 서울과 경기는 2020년에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으로 인해 전세 계약을 맺은 후 오른 매매가격으로 계약이 이뤄져 정상 거래처럼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양도세 중과 배제
갭투자로 인해 충북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열기를 띠고 있다. 특히 공시가격 1억 미만인 구축 아파트에서 이러한 상승하게 계속되고 있다. 인근에 개발된다는 기대감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집값이 오르는 상황 대해 관계자들은 갭투자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청주 서원구의 저가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는 늘어나고 있다. 서원구 수곡동에 위치한 주공1단지의 경우 전용 47㎡ 기준 지난 7월 초 1억 5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1월만 해도 9000만 원~1억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는데, 5개월 사이에 5000만 원가량 오른 것이다.
충북 지역에 갭투자가 갑자기 몰린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절세 목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읍·면 지역에서 3억 원 미만의 아파트라면 아파트 조정 대상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양도세 중과가 배제되기 때문이다. 또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의 경우 다주택자라도 취득세 중과 없이 1.1%만 부과된다.
이에 대해 청주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 상승세는 외지인들의 갭투자 때문”이라며 “법인 명의로 매수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매매가와 전세가가 차이 없으면 보러 오지도 않고 바로 계약금을 보낸다”라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