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풍경
A DEEP LANDSCAPE
ⓒ Kyoung Ro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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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서종면은 강을 끼고 동쪽으로 펼쳐진 동네로, 산세가 낮아도 뚜렷하고 골짜기가 제법 깊은 곳이다. 건축주가 고심 끝에 고른 땅은 서종면을 동서로 달리는 중미산로에서 길이 끝나고 산자루가 시작되는 곳, 도시로 치면 막다른 골목 같은 곳에 있었다. 땅은 이미 주택을 짓기 위해 경사진 땅을 돋우고 꽤나 부담스러운 옹벽을 쌓아 놓은 상태였다. 대지의 북쪽에서 진입하며 커다란 옹벽의 오른편 경사로로 대지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깊고 조용한 산이 있고, 북쪽으로는 낮고 넓게 서종면 마을이 펼쳐진 풍광을 볼 수 있었다. 건축가로서 첫 번째 고민은 4.5m가량의 보강토 옹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였다. 대지에 새겨진 인공의 흔적, 나 역시 지금부터 인공의 흔적을 남길 태세지만 보강토 블록 위에 앉은 전원주택의 상투성을 피하고 싶었다. 게다가 보강토 블록의 곡선은 비교적 넓은 대지에 비해서도 큰 반경으로 돌아가며 대지 전체를 정의하는 하나의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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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토 블록을 헐고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지하 주차장에서 마당으로 올라가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소일거리로 마당을 가꾸기 위해 가끔 1톤 트럭이 대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요구에 보강토 블록은 유지하기로 했다. 도로에서 대지가 이미 4.5m가량 높기 때문에 거기에 2층 높이의 건물로 올리기보다 건축주가 요구한 2층의 프로그램을 1층으로 넓게 깔린 산세에 순응하는 낮고 넓게 펼쳐진 집, 벌려진 손가락 같은 집의 마디마디로 자연이 스며드는 집을 상상했다. 하지만 언제라도 북쪽 대지에 다른 집이 들어서면 북쪽 풍광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2층은 되어야 이 경치를 방해받지 않고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건축주의 의견을 수용했다. 결국, 보강토 블록의 곡선이 변주되어 벽체의 곡선이 되고 벽체의 곡선은 내부에서 동선의 흐름에 특징을 부여하고, 공간을 나누는 마디가 되어 실의 배치를 결정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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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진입도로를 등지고 나만의 내밀한 정원을 감싸 안는 형태가 되어 창을 절제한 북측면에 비해 편백나무 욕조가 있는 안방 욕실에도 부담 없이 큰 창을 두고, 식당은 두 면에 폴딩 도어로 열 수 있게 하여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1층의 긴 처마는 집의 수평성을 강조하고 일조량을 조절할 뿐 아니라, 처마 아래 바닥의 포장을 따라 여유로운 외부 공간을 만든다. 2층 테라스의 기둥 없이 2.4m가량 뻗은 처마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 처마 아래에서의 날들이 가족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새겨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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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
1st FLOOR PLAN |
- Architects : Architecture Lab BOUM
- Location : Suneung-ri, Seojong-myeon, Yangpyeong-gun, Gyeonggi-do, Republic of Korea
- Program : Residence
- Site area : 1,032.0㎡
- Building area : 192.94㎡
- Gross floor area : 198.73㎡
- Building scope : 2F
- Building to land ratio : 18.70%
- Floor area ratio : 19.26%
- Design period : 2018. 12 - 2019. 2
- Construction period : 2019. 4 - 11
- Completion : 2019. 12
- Principal architect : Youhong Kim
- Project architect : Youhong Kim
- Design team : Dain Chae
- Structural engineer : SDM PARTNETS
- Mechanical engineer : Taeyang E&E
- Electrical engineer : Dawoo E&C
- Client : Byunghwan Cho
- Photographer : Kyoung R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