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 요샌 삼십견…어깨, 안녕들 하십니까
건강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원인 질환인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병원 측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어깨관절 부위를 덮고 있는 근육인 회전근개가 파열됐고 석회가 쌓여 어깨가 굳어지는 증상도 동반돼 치료를 받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4개 근육 중 일부 또는 전체가 다양한 원인으로 약해지거나 찢어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특별한 외상 없이 파열될 수 있다. 과도하게 어깨를 쓰거나 외상이 반복되는 것도 영향을 준다.
어깨는 우리 몸의 날개에 해당된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어깨는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운동 범위가 넓어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이다. 어깨는 어깨뼈(견갑골), 빗장뼈(쇄골), 위팔뼈(상완골) 등 뼈 3개와 관절 4개, 회전근개(4개 어깨 근육과 힘줄)로 이뤄져 있다. 몸통과 팔을 잇는 어깨는 어깨 위쪽 뼈인 견봉, 견갑골, 팔뼈와 근육, 힘줄, 인대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인다. 이들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통증을 유발해 이상 신호를 보낸다. 평소 팔을 머리 위나 머리 뒤로 올려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줘야 하는 이유도 뼈와 인대, 근육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에는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석회화건염 △어깨충돌증후군 △상부관절와순 파열 △어깨탈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어깨를 감싸는 4개 힘줄에 변성이 생겨 비정상적인 형태로 변화하는 회전근개와 오십견이 전체 어깨 질환 중 약 70~80%를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질환 환자는 한 해 205만여 명(2014년 기준)이 진료를 받았는데 오십견 75만여 명, 회전근개 파열 51만여 명, 어깨충돌증후군 약 34만명 순이다.
오십견은 원래 50대에 잘 생긴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지만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으로, 어깨 힘줄이나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과 함께 관절막이 굳고 유착되는 질환이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막이 딱딱하게 굳어 있어서 누가 도와줘도 극심한 통증으로 팔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회전근개는 40대 이후 신체가 노화하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어깨힘줄이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 충격을 받으면 손상될 확률이 높다. 또 무거운 것을 자주 들거나 갑작스럽게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사용할 때, 팔을 뻗은 상태에서 넘어질 때도 손상(파열)될 위험이 있다.
회전근개를 다치면 초기에는 어깨 전체에 통증이 있고, 특히 팔을 앞 또는 옆으로 올릴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상태가 악화되면 혼자서 팔을 들어올릴 수조차 없다. 어깨 통증이 밤에 심해지는 주된 이유는 멜라토닌 호르몬 때문이다. 석회화건염은 어깨 힘줄 안에 돌(석회)이 생긴 것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힘줄 세포가 연골세포로 변화하여 석회나 돌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를 다친 곳이 없는데, 통증이 지속되면 석회화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깨 통증은 봄과 가을철에 테니스, 골프, 배드민턴, 탁구 등과 같이 어깨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하다가 자주 발생한다.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최근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30·40대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일명 '스마트폰 어깨 증후군' 환자들이지만 30대부터 오십견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 '삼십견'이라는 용어도 생겼다.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다 뒷목에서 어깨까지 통증이 나타날 때가 많다. 잘못된 자세는 어깨뼈 주변 근육들을 늘어나게 해 근막 통증 증후군이나 뒷목, 어깨 통증을 불러올 수 있다.
어깨 질환 예방은 무엇보다 어깨 근육과 힘줄을 튼튼하고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어깨를 많이 쓰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틈틈이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라켓 운동이나 근력 운동은 어깨 근육을 단련하는 데 좋지만 순간적으로 어깨에 큰 힘이 들어가서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