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3명이 뭉쳤다” 입소문 난 럭셔리 디저트 맛집의 정체
도심 뷰 보며 맛보는 애프터눈 티 세트
한국 전통 식재료로 완성한 가을의 맛
줄리앙 셰프의 시그니처 디저트/사진=권효정 기자 |
호텔 최고층에 자리한 ‘더 라운지’ / 사진=권효정 기자 |
구름 위에 앉은 듯한 여유가 느껴지는 공간, 호텔 최고층에 자리한 ‘더 라운지’는 한국 전통미와 모던한 감각이 조화롭게 스며든 곳이다. 탁 트인 통유리창 너머로 강남과 서울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높다란 천장 아래 전통 예술품이 품격을 더한다.
한국 전통문양 메뉴판 / 사진=권효정 기자 |
‘더 라운지’는 3개월마다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한국 전통문양을 입힌 메뉴판은 계절마다 바뀌고, 음식 역시 제철 재료로 새롭게 구성한다.
한국 전통문양 메뉴판 / 사진=권효정 기자 |
시간대별로 즐기는 풍경도 특별하다. 낮에는 찬란한 도심 전경이, 밤이 되면 반짝이는 서울 야경이 발아래 펼쳐져 강남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세계적 셰프들의 컬래버레이션
정상협 셰프의 세이보리로 시작하는 ‘어텀 플레이버’ / 사진=권효정 기자 |
‘어텀 플레이버’ 애프터눈 티 세트는 3명의 유명 셰프가 힘을 모아 만들었다. 하얏트 아시아 지역 총괄 페이스트리 셰프이자 파크 하얏트 도쿄 셰프 줄리앙 페리네, 파크 하얏트 서울의 이지명·정상협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눈여겨볼 점은 두 명의 셰프가 협력해 만든 디저트 컬렉션이다. 줄리앙 페리네 셰프 작품과 이지명 셰프가 선보이는 달콤한 디저트들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정상협 셰프가 준비한 다섯 가지 세이보리(짭짤한 음식)가 더해져 풍성한 구성을 자랑한다. 달콤함과 짭짤함의 조화를 즐길 수 있다.
코스 요리 뺨치는 애프터눈 티의 진수
웰컴 드링크로 제공하는 논알콜 스파클링 와인 / 사진=권효정 기자 |
자리에 앉으면 웰컴 드링크로 논알콜 스파클링 와인을 제공한다. 기호에 따라 커피나 차를 선택할 수 있다.
정상협 셰프의 세이보리 / 사진=권효정 기자 |
검은 송로버섯 모양의 ‘랍스터 블랙 아란치니’ / 사진=권효정 기자 |
정상협 셰프의 세이보리로 애프터눈 티가 시작한다.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검은 송로버섯 모양의 ‘랍스터 블랙 아란치니’. 바삭한 겉면 안에 부드러운 랍스터 살이 들어있어 입안 가득 바다 향이 퍼진다. 이탈리아 정통 라이스볼을 고급스럽게 해석한 요리다.
한우 채끝 타르틴 / 사진=권효정 기자 |
트러플&포르치니 볼 / 사진=권효정 기자 |
‘한우 채끝 타르틴’은 최상급 A++ 한우 위에 알싸한 고추냉이 마요네즈를 얹고 고소한 캐비아를 토핑해 맛의 깊이를 더했다. ‘트러플&포르치니 볼’은 버섯 풍미와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어우러졌다.
관자타르트 / 사진=권효정 기자 |
‘관자 타르트’는 쫄깃한 관자와 톡톡 터지는 명란 마요네즈 식감이 일품이다. 가을 제철 무화과를 올린 ‘치즈 꽃 브루스케타’는 꽃잎 모양 치즈 장식으로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프랑스와 일본의 만남, 프리 디저트
통카 빈 프로마주 블랑 타르트 / 사진=권효정 기자 |
유자 영귤 피낭시에 / 사진=권효정 기자 |
줄리앙 셰프의 섬세한 디저트가 이어진다. ‘통카 빈 프로마주 블랑 타르트’는 구운 치즈케이크 위에 가벼운 크림을 얹고 바닐라와 비슷한 향의 통카 빈을 뿌려 만들었다. ‘유자 영귤 피낭시에’는 상큼한 감귤 시럽에 적신 프랑스 전통 케이크다. 제철 감귤을 더해 상큼함을 살렸다.
바닐라 쌀 푸딩 샤인 머스캣 플로팅 아일랜드 / 사진=권효정 기자 |
‘바닐라 쌀 푸딩 샤인 머스캣 플로팅 아일랜드’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닐라 향이 나는 쌀 푸딩 위에 폭신한 머랭을 올리고 달콤한 샤인 머스캣으로 장식했다. 여기에 녹차 크림을 곁들여 일본 감성을 더했다.
무화과 콩피 / 사진=권효정 기자 |
숙성된 흑밤 타르트 / 사진=권효정 기자 |
이지명 셰프의 정성이 가득 담긴 디저트가 기다린다. 이 셰프는 한국 가을 식재료로 깊어가는 계절의 맛을 담아냈다. ‘숙성된 흑밤 타르트’는 밤나무로 훈연한 알마냑 술을 곁들여 진한 맛을 더했다. ’구운 밤 에센스‘는 말 그대로 구운 밤의 풍미를 응축했다. ‘무화과 콩피’는 무화과 잎과 각종 허브를 넣고 24시간 동안 극저온에서 정성스레 조리해 깊이 있는 맛을 완성했다.
한국의 가을을 담은 시그니처 디저트 대미를 장식하는 두 셰프의 시그니처 디저트는 애프터눈 티 세트 하이라이트다. 동서양의 맛을 정교하게 조화시켰다.
줄리앙 셰프의 시그니처 디저트인 피스타치오 튀일이 올라간 배&레몬 버베나 크럼블 / 사진=권효정 기자 |
줄리앙 셰프는 프랑스 요리의 섬세함과 한국적 감성을 조화롭게 풀어냈다. 상큼한 배와 레몬 버베나 향이 어우러진 배&레몬 버베나 소르베, 고소하고 바삭한 헤이즐넛 크럼블, 달콤한 배 풍미의 소스가 곁들여진다. 여기에 얇고 바삭한 피스타치오 튀일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잣 페이스트 크림, 잣 샹티, 캐러멜 휘핑 가나슈 / 사진=권효정 기자 |
잣 페이스트 크림, 잣 샹티, 캐러멜 휘핑 가나슈 / 사진=권효정 기자 |
이에 맞서 이지명 셰프는 한국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를 준비했다. 우리나라 잣으로 만든 페이스트 크림과 24시간 동안 잣 향을 입힌 샹티 크림이 어울려 녹아든다. 깊은 풍미의 캐러멜 휘핑 가나슈가 달콤함을 더한다. 여기에 샐러리를 거품 형태로 표현한 샐러리 에스푸마와 달콤한 대추 샐러드도 조화를 이루며 한국적 풍미를 완성했다.
셰프들의 정성과 시간이 빚어낸 디저트는 달콤함을 넘어 깊이 있는 가을의 맛을 전한다.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숙성한 식재료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평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주말에는 정오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창밖 서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셰프 세 명이 정성껏 준비한 다채로운 맛을 음미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미식 여행을 위한 꿀팁
파크 하얏트 서울 외관 / 사진=권효정 기자 |
공복은 필수. 맛있는 여정을 위해 충분한 위장을 비워두고 방문하자. 든든히 먹고 오면 정성스레 준비된 음식들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최소 2시간은 비워두자. 한 입 한 입이 예술인 미식 갤러리다. 셰프들 정성을 생각해 느긋하고 여유있게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맛의 타이밍을 놓치지 말 것. 24층에서 보는 서울 전경도 멋지지만 뷰에 넋 놓지 말자. 눈앞의 ‘맛있는 풍경’은 더욱 놓치면 안 된다. SNS용 인생샷도 중요하지만 셰프가 의도한 ‘맛의 순간’도 소중하다.
마지막 디저트까지 먹고 나면 옷이 조금 낀다고 느낄 수 있다. 살짝 여유 있는 옷차림으로 우아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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