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돈에 왜 벤츠·BMW…멍청이나 탄다더니, 못사서 안달난 포르쉐 [왜몰랐을카]
벤츠·BMW 제치고 ‘강남 싼타페’
신형 카이엔, 경쟁차엔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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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포르쉐 망했다’는 욕설과 함께 등장한 포르쉐 카이엔이 국내에서 판매 질주를 넘어 폭주하고 있다.
BMW X5·X6, 벤츠 GLE가 차지했던 ‘강남 싼타페(또는 쏘렌토)’ 자리까지 차지했다. 인생역전 부럽지 않은 ‘차생역전’이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수입차종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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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A에 따르면 카이엔은 올들어 4월까지 총 2131대 판매되면서 처음으로 ‘수입차 톱10’에 포함됐다.
BMW 5시리즈(7722대), 벤츠 E클래스(5851대), 벤츠 S클래스(3831대), 아우디 A6(3650대), 렉서스 ES(3094대), BMW X4(2410대), BMW X3(2306대)에 이어 8위다. 경쟁차종에 해당하는 BMW X5·X6, 벤츠 GLE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통계에서도 지난 4월 카이엔은 전년동월보다 114.1% 폭증한 546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왔다.
카이엔 판매 폭주에 힘입어 포르쉐도 지난 4월 벤츠(6178대), BMW(5837대), 볼보(1599대)에 이어 4위(1148대)를 기록했다.
폭스바겐(675대)과 아우디(474대)를 제치면서 폭스바겐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혼쭐이 돈쭐로, 카이엔의 차생역전
1세대 카이엔S [사진출처=매경DB] |
카이엔은 2002년 등장했다. 당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영향력이 컸던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톱기어는 “런던 서부의 멍청한 사람들만 타고 다닐 차”라고 혹평했다.
스포츠카 전설이자 아이콘인 911처럼 날렵하고 강력한 ‘낮은 차’에 열광했던 포르쉐 마니아들도 브랜드 첫 SUV인 카이엔을 징그럽고 못생겼다고 비난했다. “포르쉐 망했다” “포르쉐 망쳤다”는 악평이 쏟아졌다.
악평과 달리 카이엔은 판매대박을 터트렸다. 2002년 1세대, 2010년 2세대, 2018년 3세대로 진화한 카이엔은 포르쉐를 먹여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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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AG는 지난해 카이엔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한번 경신했다. 매출은 376억 유로로 전년보다 1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7.4% 늘어난 68억유로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2%포인트 증가한 18%를 기록했다.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3% 늘어난 30만9884대로 집계되면서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카이엔이다. 9만5604대 판매됐다. 카이엔의 동생인 마칸은 8만6724대로 그 뒤를 이었다.
포르쉐를 한 수 아래로 본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도 자존심을 접고 ‘카이엔 따라하기’에 나서 우루스, 푸로산게 등을 내놓으며 덩달아 재미를 톡톡히 봤다.
‘금상첨화’ 신형 카이엔도 출격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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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도 지난해 카이엔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최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포르쉐 글로벌 매출 순위는 6위다.
KAIDA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해 8963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카이엔이 4114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프리미엄 차종이지만 이제는 구매자가 많아져 희소가치가 떨어진 벤츠·BMW SUV를 대신할 차종으로 인기를 끌어서다.
카이엔은 국내에서 많이 판매되는 수입차에 붙여지는 ‘강남’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강남 싼타페(쏘렌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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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카이엔은 더 강해진 신형으로 진화해 한국에 올 예정이다. 포르쉐는 지난달 18일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신형 카이엔을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신형 카이엔은 파워트레인, 섀시, 디자인, 첨단장비, 연결성 모두 향상해 기존 모델과 같지만 다른 매력을 추구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북미 등 4개 대륙에서 총 400만km 이상 달리며 성능을 개선했다. 스페인에서는 혹독한 오프로드 테스트, 모로코에서는 극한의 모래 언덕, 핀란드에서는 얼음 트랙, 녹색 지옥인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서 서킷에서 한계를 넘나드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금상첨화’를 추구한 신형 카이엔은 경쟁차종엔 설상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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