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 서핑 후기 :: 에디터 J, 서핑은 처음이라

에디터 J의 첫 출장이자 서핑 일기_

출장인지 여행인지 모를 일정에 가기 전부터 설렘 가득했던 에디터 J. (첫 출장이 무려 제주!) 여러 일정 중 가장 기대가 되었던 건 바로 서핑이었어요. 저희 서핑 서포터즈 분들이 입을 모아 '서핑 = 버킷리스트'라고 이야기하셨죠. 저에게도 서핑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거든요.

생애 첫 서핑, 대한민국 서핑의 시작점이자 서핑의 메카라는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하게 되었어요. 중문관광단지에서 시작해 천제연폭포와 대포주상절리와 이어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해요.

다른 해수욕장보다 파도가 잦고, 높은 편이라 서퍼들에게 좋은 바다가 되어줘요. 알아보니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서핑대회가 매년 6월에 이곳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는 날씨와 파도, 모두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어요. 서핑을 하기에 최적의 날이라네요 : )

중문해수욕장의 모래는 흑색, 회색, 적색, 백색 총 4가지가 섞여 있어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모래해변의 색깔이 달라 보여요.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한 물빛을 보니 과연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으로 꼽힐만하네요.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게 반짝반짝 빛났어요.

중문 서핑샵 중에 제가 선택한 곳은 '서퍼스 프로서핑스쿨 제주점'이에요.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1세대 제주 중문 로컬 출신 프로서퍼를 시작으로, 십여 년간 제주도와 강원도 양양, 해외 유명 스팟에서 강습 경험을 쌓았다고 해요. 강습 또한 물이 얕은 간조 시간에 진행하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배울 수 있답니다. 참고로, 서퍼스는 제주뿐만 아니라 양양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중문해수욕장을 처음 마주한 순간, 저도 모르게 '와-!'하고 외마디 탄성이 나왔어요. 맑고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야자수, 긴 모래사장이 마치 외국 휴양지의 모습 같았거든요. 생애 첫 서핑을 이곳에서 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파도를 탈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신나는데요! 과연 저는 오늘 서핑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서퍼스에서 강습을 받고 싶다면, 업체 주소가 아닌 '중문색달해수욕장'으로 가야 해요. 내비게이션에 '중문색달해수욕장 주차장'을 찍고, 해변으로 내려와 검은색 깃발을 찾으면 됩니다. 해수욕장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해주시는데 팔에 붙여주시는 체온스티커가 신기했어요.

서핑은 처음이라 서핑 전부터 몇 가지 걱정이 있었어요. 첫 번째, 서핑샵이 따로 없었다는 건데요. 막상 해보니 '왜 걱정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두 번째, 서핑을 하려면 당연히 서핑 수트를 입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예약할 때 서핑 수트를 신청하는 걸 깜빡해 현장에서 신청하려고 했는데요. 날씨가 더워서 서핑 수트를 안 입는 게 더 좋을 거라고 하셨어요. 덕분에 수영복만 입고 가볍게 서핑에 임할 수 있었답니다.

서핑 수트는 현장에서 신청할 수 있고, 반대로 서핑 수트를 신청한 했다면 현장 날씨에 따라 취소가 가능해요. 이 경우 개인 래쉬가드나 수영복을 꼭 지참해야겠죠? 내리쬐는 햇볕에 모래가 굉장히 뜨거우니 슬리퍼와 물, 선크림은 잊지 마세요.

제가 방문한 날에는 11시가 첫 타임이었는데요. 강습시간을 물때에 따라 매일 달라지니 예약 전 홈페이지 확인이 필요해요. 현장에 도착하면 간단한 확인 절차를 하고, 해변에 비치된 간이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으면 됩니다. 30분 정도 미리 갔던 터라 다른 분들을 기다리며 선크림을 꼼꼼하게 발랐어요.

이날 강습 인원은 총 4명이었어요. 다 같이 모여 강사님과 인사를 하고,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요. 약 두 시간 동안 서핑을 하려면 서로 친해져야 하거든요.

강습에 들어가기 앞서, 다 같이 바닷물에 몸을 적셨어요. 바닷물이 맑고 시원해 몸에 있는 열기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답니다. 바다에 들어가니 '나 진짜 서핑하는구나' 실감이 나면서 기대감에 부풀더라고요.

모래사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상 안전사고 예방, 서핑 예절 및 기본 규칙, 장비 설명 등의 이론 교육을 받아요. 그다음으로는, 보드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데요. 보드에 올라가는 것부터 패들링, 스탠드업 등의 기본 동작을 지상에서 열심히 연습합니다.

리쉬를 연결하면 지상에서의 준비는 모두 끝나요. 리쉬는 서퍼와 서핑보드를 연결해 주는 줄로, 분실 및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예요. 발목에서 빠지지 않게 복사뼈 쪽으로 꽉 조여 착용해야 합니다.

강사님께서 슬로모션으로 직접 보여주셔서 모두들 곧잘 따라 할 수 있었는데요. 대부분이 가장 취약했던 부분은 시선 처리였던 것 같아요.

서프보드에 올라가 패들링부터 푸쉬, 스탠드업까지 동작을 할 때 한곳을 응시해야 하거든요. 동작에 집중하다 보니 자꾸 아래를 보게 되더라고요. 바다에 들어가면 더욱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 명씩 동작을 연습하고, 모두가 통과하면 이제 바다로 들어갈 수 있어요. 참고로 마스크는 바다에 들어가기 직전에 벗고, 서핑이 끝나면 다시 착용하면 됩니다.

자 이제 지상에서 연습했던 것들을 바다에서 그대로만 하면 되는데요. 그 '그대로'가 참 어렵더라고요. 보드 위에 올라가 엎드리는 것부터 쉽지 않았어요. 몇 번 실패하다 보니 마음만 앞서 배운 것들을 자꾸 놓치게 되더라고요.

강사님 두 분이서 파도를 잡아주시고, 밀어주신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탈 수 있었어요. 한 번 타고 다시 돌아오면 강사님께서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어떻게 보완하여 수정하면 좋을지 차근차근히 알려주셔서 거듭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날 저의 목표는 보드 위에서 스탠드업 자세를 취하는 거였는데요. 금방 물에 빠지곤 했지만, 몇 번 서보기는 했으니 반은 성공한 거라 볼 수 있겠죠?

왜 서핑을 전신운동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모든 과정에서 힘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었거든요. 몸은 힘들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힘든지도 모르고 계속 계속 탔던 것 같아요.

모든 교육이 끝나면,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요. 문제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최종적으로 점검할 수 있어요. 이것들을 반영하여 자유서핑 시간에 연습하면 됩니다. 강사님 도움 없이는 아무래도 쉽지 않았지만, 물놀이와 적절히 섞어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프리서핑은 90분이지만, 그전에 이미 체력이 바닥나 일찍 나왔어요. 흠뻑 젖은 제 모습처럼 서핑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주 서핑 명소답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더라고요. 오로지 서핑을 배우기 위해서요!

현재 거리두기 격상으로 중문해수욕장 내의 공용 샤워장이 폐쇄되어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용이 불가해요. 대신에 주차장에서 차로 1분 거리에 있는 샤워장을 안내해 주세요. 이 부분은 현장에서 더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어요.

서핑 후 경치도 볼 겸 샤워장까지 걸어가니 15분 내외로 도착하더라고요. 따뜻한 물이 잘 나와서 끝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샤워 후에는 서퍼스에서 주신 쿠폰으로 커피나 아이스티 한 잔을 마실 수 있어요. 서핑 후에 마셔서 그런지, 여기서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제주에서 마신 커피 중에서 가장 맛있었어요. 샤워장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개인 수건과 세면도구는 꼭 챙겨오세요!

여러분은 여행이 왜 좋으세요? 저는 낯선 여행지에서 느껴지는, 두렵지만 설레는 감정이 좋아요. 서핑도 꼭 여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도 위에서 두려움과 설렘의 연속이었거든요. 그 두 감정의 조화는 묘한 중독성을 일으켜 결국에는 또다시 찾게 만들겠죠?

제가 가진 취미 중 하나는 운동이에요. 열심히 땀을 흘렸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말로 다할 수 없거든요. 특히 운동을 열심히 한 다음날 아침, 이곳저곳 몸이 아프면 뿌듯함이 배가 되어 통증을 즐기곤 한답니다. 서핑 또한 끝나도 끝난 게 아니에요. 며칠 동안 온몸에 남아 그 존재를 나타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