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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핫플레이스 :: 압구정, 때론 익숙하게 때론 낯설게

서울 여행을 즐기는 에디터 z다. 서울 여행이라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서울에 살고 있는 필자에겐 주말 마실 정도 되겠다. 근데 왜 여행이라 이름 붙였냐고? 여행이 별게 있나, 새로운 걸 보고 즐기면 그게 다 여행이지. 물론 '여행'이라 이름 붙이면 뭔가 더 그럴듯해 보이는 건 덤이고.

이번 여행지는 서울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압구정이다. 가로수길, 강남역의 북적거리는 인파가 부담스럽다면, 보다 여유로운 압구정은 어떨지. 강남의 한적한 힙플레이스, 트렌디한 맛과 멋이 있는 압구정을 여행해 보자.

1. 애니오케이션

요즘 들어 그로서리마켓을 많이 찾는다. 가야겠다며 계획하고 찾는 건 아니지만, 약속 장소를 잡다 보면 벌써 그로서리마켓 근처로 잡고 있다. 명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새롭고 멋진 걸 좋아하는 필자에겐 더없이 끌리는 장소인 걸 수도 있겠다.

'GFFG' 요즘 아주 핫한 F&B 브랜드다. 다운타우너, 노티드 등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를 운영 중인 곳. 최근 GFFG에서 그로서리 마켓 '애니오케이션'을 런칭했다.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를 지향하는 공간, 애니오케이션 청담을 소개한다.

요즘 핫한 장소를 얘기할 때 그로서리마켓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좋은 그로서리가 여럿 생겼다. 그로서리마켓이 낯설 수 있겠지만 조금 멋진 식료품점, 슈퍼마켓, 편집샵쯤 생각하면 되겠다. 근데 이제 유럽 감성을 살짝 곁들인.

애니오케이션 역시 그렇다. 감각적인 브랜드의 물건들을 팔고 있으며, 한쪽 편엔 카페와 넓은 테라스도 자리 잡고 있다. 어딘지 모를 유럽 해안 도시, 작은 쇼핑센터에 온 듯한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애니오케이션은 그로서리, 카페, 테라스 크게 세 가지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적인 공간에 비해 그로서리는 크지 않지만, 와인과 맥주, 감각적인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중 애니오케이션의 하이라이트는 베이글. 베이글을 빼놓고는 이곳을 말하기 어렵다. 블랙올리브베이글, 초콜렛청크베이글, 통밀베이글 등 주말엔 오픈 시간을 맞춰 가도 웨이팅이 있을 만큼 있기 있는 베이글을 선보인다.

베이글과 함께 곁들여 먹기 좋을만한 크림치즈, 토마토 잼, 수란 등 스몰 플레이트 메뉴들도 준비되어 있다. 조금 늦게 간다면 원하는 베이글은 솔드아웃될 수 있으니, 맛있는 베이글을 맛보고 싶다면 얼리버드가 되어보자.

이곳의 큰 매력은 '편하게'가 아주 잘 어울리는 테라스. 테라스가 이곳의 아이덴티티를 반 이상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양지가 생각날만한 플렌테리어와 러프하게 놓인 테이블과 의자, 편한 옷에 플립플랍이 잘 어울릴 만한 공간이다. 안에서 테라스를 보기만 해도 괜스레 시원해지는 기분마저 든다.

복잡한 도심 속 한적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에서 맛있는 쉼을 향유하길 바란다.

- 이용시간 : 화~일 10:50-21:20 (매주 월 휴무)

- 주소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1길 14 1층

- 문의 : 0507-1435-1470

2. 선셋스위밍 샌드위치

필자는 먹는 거든 노는 거든 하나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파는 다소 피곤한 성격이다. "또 냉면 먹어?", "또 종로 가?"라는 말을 종종 듣지만, 좋은 걸 어떡하나.. 앞서 그로서리처럼 '요즘 들어' 자주 찾는 게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수프와 샌드위치. 아주 지독하게 꽂혀버렸다. 지도 앱에 수프, 샌드위치 맵을 채우던 중 찾은 압구정 샌드위치 맛집.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선셋스위밍 샌드위치를 소개한다.

선셋스위밍 샌드위치. '노을이 붉게 물든 해변가에서 수영 후 즐기는 샌드위치'를 모티브로 만든 공간. 잔잔한 파도와 해가 저물어 시원해진 바람, 그 사이 한입 베어 무는 샌드위치. 상상만으로 행복한 장면이 그려지는 브랜딩에 칭찬을 더한다.

매장 한편엔 작은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주변 뷰는 볼품없지만 그래도 도심 속에서 피크닉 기분을 낼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해가 따갑다 싶을 만큼 해가 잘 드는 매장 위치도 이곳에 따뜻한 무드를 더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 주인공은 샌드위치. 주인공답게 다양한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다. 버섯의 식감과 트러플 향을 더한 오믈렛이 매력인 '트러블에그 샌드위치', 치킨과 아보카도의 풍미로 채운 '칠리치킨아보 샌드위치', 짭짤한 햄과 상큼한 사과를 곁들인 단짠 조합 '햄브리 애플 샌드위치' 등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에도, 가벼운 식사를 하기에도 알맞은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맛 좋은 브런치에 훌륭한 서포터가 빠지면 섭하다. 이곳은 샌드위치와 곁들이기 좋은 것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단순히 서포팅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본인들만의 색깔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덴마크 왕실 차로 유명한 A.C 퍼치스의 티를 취급하고 있으며 멜버른의 마켓 레인 커피에서 공수한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그중 에디터 픽은 '초당 옥수수 수프'. 너무 묽지도 되지도 않은 적당한 텍스처에 달콤함과 부드러운 크림이 입안을 감싸주는 수프. 에디터 취향을 저격한 수프다. 사실 누가 먹어도 호불호가 덜할 맛. 다양한 샌드위치에 취향껏 곁들여 먹어보길 바란다.

서울 n 대 무슨 맛집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건지. 진부한 타이틀이라며 혀를 차지만 맛집을 찾노라면 눈길이 가는 건 또 사실이다. 종종 강남 5대 샌드위치 맛집 리스트에 오르내리는 이곳. 필자는 이제야 찾았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선 맛집으로 꽤나 알려진 곳이더라.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압구정이지만, 무겁지 않게 그리고 만족스럽게 배를 채울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질 좋은 브런치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은 선센스위밍 샌드위치다.

- 이용시간 : 화~일 10:00-22:00

- 주소 : 서울 강남구 언주로170길 23 1층

- 문의 : 0507-1495-7677

3. 십화점

백화점 아니고 십화점. 말장난 같은 브랜드 네임에 먼저 눈이 가는 걸 보면 네이밍은 성공했다. 100가지 상품을 판매한다는 의미에 백화점. 십화점은 백화점을 1/10로 줄여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화점에 비하면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백화점에 뒤지지 않는 십화점을 소개한다.

'10, but better' 십화점은 규모를 줄였지만, 본질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며 더 나은 선택을 지향한다는 모티브를 갖고 만들어졌다. 본인들의 모토에 맞춰 리빙, 가구, 패션 등 트렌디한 카테고리의 아이템을 큐레이션 한다. 확실히 편집샵으로만 불리기엔 많은 걸 담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스토어' 정도로 그나마 표현할 수 있겠다.

많은 편집샵이 있지만 여느 편집샵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선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개성있는 셀렉이 필요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은 흥미를 끌기 어렵단 말. 이곳에서는 다양한 카테고리를 선보이는데, 각 카테고리별 브랜드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해외 신규 라이징된 브랜드 스튜디오 니콜슨, 에임 레온 도르를 런칭한다거나 킨토, 오콜드월 등 자신들의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도 선보인다.

백화점엔 창문이 없다. 바깥 시야를 차단함으로써 물건에 더 집중하게 만들기 위함. 십화점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공간을 잘 활용했다. 입구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매장을 만날 수 있는데 매장 중간중간 벽으로 공간을 분리해 섹션을 나눴다. 다음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물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개했다.

창고로 쓰여도 무방했을 자투리 공간은 훌륭한 카페와 휴식공간으로 재탄생 시켰으며, 때마다 컨셉에 맞게 내부 구성에 변화를 줘 다채로움을 더한다.

이곳이 더 트렌디한 이유는 스토어에 문화 예술 전시를 접목했다는 점. 십화점은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해 시기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마이큐 작가의 특별전을 진행했으며, 가수 나얼의 전시도 열렸다. 최근 열렸던 샘바이펜의 전시는 많은 작품이 새로운 주인을 만났을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의 편하지만 가볍지 않은 작품들로 공간을 채웠다. 편집샵이지만 물건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든 이곳은,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스토어 십화점'이다.

- 이용시간 : 월~일 11:00-20:00

- 주소 :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5

- 문의 : 0507-1367-4678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게 여의치 않다면 익숙한 곳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사람이 북적이는 장소를 사람 없을 시간에 가본다든지, 누구와 함께하던 장소를 혼자 방문해 본다든지.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자기만의 여행법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 모두의 핫플레이스! 테마파크로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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