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잠수함 할인 :: 땅 아래 우주로 떠나는 여행
살에 닿는 물의 온도가 제법 차가운 계절의 바다는 유독 그림 같다. 바닷가에서 달리 할 수 있는 거라곤 멀찍이 서서 일렁이는 파도를 바라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일까. 몸을 던져 놀았던 여름에서 고작 몇 개월이 흘렀을 뿐인데 차가운 계절에 보는 바다는 전혀 다른 세상의 것 같다.
한 손에는 따뜻한 음료를 들고 멍청하게 지평선을 구경하는 것도 가을 겨울 바다의 매력이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보다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서귀포 잠수함 투어를 추천한다.
서귀포 잠수함은 국내 관광 잠수함 중 유일하게 해저 45m까지 생태계 관람이 가능하다. 근처에 해양 도립 공원과 세연교가 위치해있어 코스로 묶어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하니 참고할 것.
탑승권은 당일 매표소에서도 구매 가능하지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 예매도 가능하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탑승권을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는 것. 다회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잠수함 탑승 후 선착장에서 승무원에게 반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탑승권은 KKday에서 구매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가격과 예매 방법은 뒤에 소개하겠다.
잠수함 탑승에는 전원 신분증 지참이 필수이다. 18세 미만일 경우, 여권, 의료보험증, 등본 중 한 가지 서류를 지참하면 된다. 시간이 남았다면 가까이에 있는 공원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물론 따로 휴게실도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대기할 수 있다.
탑승 시간이 임박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잠수함에 탑승하기 위해선 먼저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상 정거장으로 이동한다.
하늘의 빛깔과는 관계없이 언제나 푸르른 곳으로 가라앉을 생각을 하니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이 새삼스러웠다. 잠깐이었지만 유람선 이동 중에는 물 바깥으로 보이는 도시의 풍경과 멀리 보이는 문섬을 둘러볼 수 있었다. 잠수함 운항엔 약 40분이 소요된다. 매표소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확한 운항 시각을 알 수 있으니 여행 전, 미리 확인 후 방문하자.
비로소 물 안으로 가라앉는 시간. 내부에는 창문 외에도 이렇게 잠수함 외부를 중계하는 모니터가 마련돼있다. 본격적으로 투어가 시작되면 이 모니터를 통해 물고기나 해조류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유익한 관람이 가능하다.
투어는 가이드와 다이버의 안내에 따라 진행된다.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을 더욱 의미 있게 기억하고 싶다면 가이드의 안내에 귀를 기울이며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뭐가 됐든 사람의 손을 거친 것과 자연 그대로의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인위적인 행렬 같은 게 필요 없는 세상에서 구경할 수 있었던 것들은 전부 자라난 모양 그대로 아름다웠다. 깊이 내려갈수록 달라지는 물의 색깔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수심 20m 지점에선 다이버와 물고기들이 함께 펼치는 다이버쇼를 볼 수 있다. 다이버들이 서로 다른 색깔의 물고기떼를 몰고 다니며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선사한다.
수심 40m 지점에선 난파선을 볼 수 있는데, 커다란 규모의 것도 아니었지만 지나온 세월의 길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도록 낡아버려 마치 현실이 아닌 만화의 것 같았다.
파랑과 검정의 사이, 어떤 색을 띠고 있는 바닷속은 마치 광활한 우주를 닮았다. 보글보글 거품이 이는 해저의 풍경은 까만 우주에 흩뿌려진 별 조각을 보는 듯했다. 지상의 아래와 위의 풍경이 닮아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던 순간이었다.
잠수함 승선과 하선 시에는 각각 한 번씩 기념사진을 촬영해 준다. 이때 찍은 사진은 투어 후 무료로 제공되고, 일정 금액 지불 시, 액자와 함께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할 것.
무료로 찍은 기념사진은 이렇게 해저탐험 증명서와 함께 제공한다. 투어를 마치고 난 후, '탐험'이라는 두 글자에 오래 시선이 머물렀다. 어쩐지 제일가는 선장이 된 것 같은 기분. 비록 미역 하나도 내 손으로 따오지 않은 탐험이었지만 다큐멘터리에서만 볼 수 있었던 풍경을 두 눈으로 보고 담았던 시간이라 의미가 깊었다.
마지막으로 서귀포 잠수함 할인 정보를 소개한다. 서귀포 잠수함은 KKday에서 예약 시 만 14세 이상은 52,000원, 만 3세부터 13세는 36,0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만 3세 유아는 신분증 지참 시 무료로 승선할 수 있다. 현장에서 전자바우처 제시 후 바로 티켓으로 교환받을 수 있어 간편하기까지 하다.
# 서귀포 잠수함 입장권 바로가기
끝을 모르게 아득한 물속 세상과 그 안에서 저마다의 색으로 빛나는 생명체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낯선 동시에 익숙한 세상을 둘러보며 작은 책임감 같은 게 생기기도 했다. 그들이 가진 색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우리들의 몫이니. 다이빙은 무섭지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는 아이들도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게도 추천한다. 오색찬란한 바닷속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 서귀포 잠수함
- 운항시간 : 07:20 - 18:40 (40분 간격으로 운항)
*동절기(2월-11월)는 일몰시간 관계로 16:00에 운항 종료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성중로 40
- 문의 : 064-732-6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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