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안 뽑고 레이저로 혈당측정 기술 개발
삼성전자 연구진…상용화 추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 게재
혈당 측정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 왼쪽부터 모바일 헬스케어랩 남성현 마스터, 장호준 전문, 박윤상 전문, 이우창 전문, 박종애 랩장. |
삼성전자 연구진이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자사 연구진이 직접 피를 뽑지 않고도 레이저 빛을 이용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비침습 측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지난해 국제당뇨연맹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 중 9.3%가 당뇨를 앓고 있다. 당뇨 환자들은 대부분 손가락 끝에 피를 내는 침습 방식으로 혈당을 측정한다. 그간 통증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침습 방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왔지만 채혈 없이 혈당 농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어 번번이 실패했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라만 분광법’을 적용했다. 레이저 빛이 물질에 조사돼 산란할 때 물질 분자의 고유 진동에 의해 빛의 파장이 변하는 현상을 이용해 물질을 식별하는 측정 방식이다.
연구진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비접촉 사축 라만 시스템’도 개발했다. 비스듬히 기울인 빛을 피부 아래층에 도달하게 해 몸속 혈당의 라만 스펙트럼을 읽어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비침습 신호 측정 정확도 지표인 상관계수를 0.95(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음)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남성현 마스터는 “비침습 측정 기술은 30년 난제로 불릴 만큼 어려운 기술”이라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상용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