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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단식도 웃음거리… 한국당의 ‘단식 흑역사’

정치권 “5시간30분 딜레이 식사”…‘웰빙당’ 부각만

나경원 “책임 느낀다, 유감” 뒤늦게 ‘농성’으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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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며 교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 강행에 반대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4일째 진행 중인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규탄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 농성을 교대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자유한국당의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딜레이 식사’ ‘웰빙 식사’ ‘다이어트용 간헐적 단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단식 시간이 짧은 데다 그마저도 의원들이 교대하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27일 정치권 안팎의 ‘조롱’에 ‘릴레이 농성’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당내에서조차 ‘웰빙’ 체질만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하자 ‘2월 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야는 한국당 단식에 조롱을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단식 시간이 5시간30분이다. 이게 단식이냐. 개그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날 저녁식사를 오후 5시에 하고) 이날 아침식사를 오전 9시 넘어서 해 한국당 단식의 3배를 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단식의 새 버전을 선보인 한국당의 쇼에 어이가 없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들이 웰빙당이라는 치욕스러운 별칭을 붙이고 있는 것을 자성해야 할 때”라고 했다.


단식 논란이 커지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농성장에서 “단식 용어를 쓴 것이 조롱거리처럼 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식 농성 공식 명칭도 ‘릴레이 농성’으로 바꾼 뒤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쏟아지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릴레이 단식’을 시작으로 대여 투쟁 총력전에 들어가겠다는 선포였다.


한국당의 단식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폐쇄회로(CC)TV 설치 청원 등 조롱을 피해가지 못한 채 9일 만에 단식을 접었다. 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동의안 거부를 위한 억지 단식이었다는 것이다. 2016년에는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7일간 단식 투쟁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최순실 게이트 무마용 단식이라는 냉소적 여론뿐이었다.


박순봉·김한솔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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