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마력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페라리 296 넘어 2억원 비싼 SF90 정조준!
람보르기니가 우라칸의 뒤를 잇는 V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 스포츠카 테메라리오를 공개하며 양산 모델 라인업 전동화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습니다.
V8 하이브리드 SUV 우루스 SE, V12 하이브리드 레부엘토에 이어 테메라리오를 공개하면서 람보르기니의 내연기관 유산과 전동화 신기술을 조합한 모델들로 라인업을 채웠는데요. 테메라리오는 우라칸의 상징과도 같던 V10 자연흡기 엔진 대신 V8 트윈터보 엔진을 품어 아쉬워하는 슈퍼카 팬이 많은데요. 전기모터 3개를 추가해 우라칸 퍼포만테보다도 280마력이나 강력한 최고출력 920마력을 발휘하고, 전기모터의 부스트 보조로 터보랙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엔진을 다운사이징 했지만, 전동화로 아쉬움을 말끔히 지운 셈인데요.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우라칸 동급 경쟁자로 미리 전동화를 완료한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를 크게 상회하는 성능 제원이 인상적입니다. 페라리와 맥라렌의 두 모델은 V6 엔진에 전기모터 1개를 추가한 반면, 테메라리오는 V8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추가했기 때문에 레시피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윗급으로 여겼던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와 유사한 파워트레인 구성이고, 실제 제원도 SF90 스트라달레에 더 가깝습니다. 전동화 물결과 함께 차급 개념이 뒤죽박죽이 되고 있는 건 슈퍼카 시장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테메라리오의 주요 경쟁력과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 그리고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까지 위아래를 넘나드는 경쟁 모델과의 가치 비교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1. 날렵한 디자인으로 공력 효율 극대화. 육각형 디테일로 브랜드 정체성 강조
레부엘토와 우루스 SE에 이어 세 번째 양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람보르기니인 테메라리오는 스페인어로 ‘무모한’이라는 뜻을 담은 유명 투우소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람보르기니 특유의 직관적이고 직선적이며 공기역학적인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이어받으면서 미래지향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 스포츠카의 이미지로 완성했습니다. 직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각을 세운 근육질 차체에 주간주행등, 테일램프, 배기구를 비롯한 차체 곳곳에 육각형 벌집무늬 디테일을 추가해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갑니다.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특히 육각형 주간주행등은 공기 통로 역할을 겸해 브레이크 열을 식혀주고 앞바퀴 주변 공기흐름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차체 측면에선 커다란 흡기구로 공기를 매끈하게 몰아넣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고 가운데가 움푹한 루프는 차체 뒤쪽 엔진 상단으로 공기를 흘려보내 냉각효율을 끌어올리고 리어 스포일러를 누르는 다운포스를 생성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능성과 미학이 어우러진 기능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입니다. 거기에 다양한 개인화 옵션을 제공하는 애드퍼스넘 프로그램 적용이 가능합니다. 트랙 주행에 최적화한 경량화 패키지 ‘알레게리타’를 적용하면 차체 무게 25kg을 감량하고 더욱 강력한 다운포스와 주행 효율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2. 헤드룸 34mm, 레그룸 46mm 늘어 넉넉한 실내공간. 카메라 3개로 운전 실력 향상 돕는 LAVU 시스템
테메라리오에는 람보르기니 최신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8.4 인치 메인 디스플레이, 9.1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까지 3개의 디지털 스크린으로 대시보드를 꾸몄습니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선 지도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연결 기능이 들어가 트랙 주행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아쉬움 없는 편의성을 누릴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실내공간은 헤드룸 34mm, 레그룸 46mm 증가로 우라칸보다 한층 여유롭습니다. 운전석 시야도 4.8도 더 넓게 트여 주행하기 한결 편해졌죠.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새로운 주행 모드(시타, 스트라다, 스포트, 코르사, 코르사 플러스)와 하이브리드 시스템 모드(리차지, 하이브리드, 퍼포먼스)를 결합해 다양한 주행 경험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3단계로 조절 가능한 드리프트 모드 역시 스티어링휠에 있는 스위치로 선택할 수 있어, 전자장비의 보호 아래 과감하고 짜릿한 주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람보르기니 비전 유닛(LAVU) 시스템을 통해 카메라 3개와 전용 제어장치로 주행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기능이 들어가는데요. 트랙 주행 시 운전자의 주행 실력을 갈고닦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한 기능입니다.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3. 람보르기니 앞바퀴굴림 전기차? 최고출력 920마력, 제로백 2.7초! 엔진회전한계는 무려 1만rpm
핵심은 역시 파워트레인입니다. 최고출력 800마력 V8 4.0L 트윈터보 엔진은 우라칸의 V10 5.2L 자연흡기 엔진보다 더욱 강력하지만,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매력적인 배기음과 선형적인 고조감은 터보 엔진으로 따라잡기 어렵죠. 람보르기니는 3.8kWh 배터리와 전기모터 3개를 추가해 터보 엔진의 한계를 극복하려 합니다. 전기모터 2개는 앞바퀴에 연결해 앞바퀴 구동을 담당하고, 나머지 1개는 변속기에 맞물려 뒷바퀴 구동을 보조합니다. 즉각적으로 토크를 쏟아내는 전기모터의 특징을 살려 터보 엔진의 지체 현상을 지워냅니다.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엔진이 작아졌지만 전동화 부품 추가로 차체 무게는 우라칸보다 150kg 무거운 1690kg입니다. 시스템출력 920마력, 제로백 가속 2.7초로, 전작 우라칸은 물론 동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성능을 크게 뛰어넘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신형 엔진의 회전한계가 1만rpm에 이른다는 사실입니다. 높은 회전한계 덕에 독특한 배기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엔진의 고동이 차체를 타고 시트로 전달되도록 의도적으로 진동을 살리는 설계로 운전자가 트랙 주행 시 더욱 몰입감 있는 주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EV 모드로 앞바퀴만 굴리며 전기차처럼 주행할 수도 있습니다. 약 3.5km 거리를 소리 없이 달릴 수 있어, 주택가를 조용히 빠져나오는 게 가능하죠.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페라리 SF90 스트다라레, 296 GTB, 맥라렌 아투라와 비교
슈퍼카 시장에도 전동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1000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가 나왔고, 그 동생뻘인 296 GTB도 전기모터 1개를 변속기에 맞물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입니다. 맥라렌 아투라 역시 296과 마찬가지로 V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호응 관계가 다소 어색해졌습니다.
V12 엔진을 포기하고 V8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더한 SF90 스트라달레를 기존 V12 플래그십 슈퍼 GT 812 슈퍼패스트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라고 봤을 때, 그 경쟁 모델 아벤타도르의 후속인 레부엘토는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을 포기하지 않고도 전동화 모델로 거듭나 SF90 스트라달레가 전략적으로 열세에 놓이게 됩니다. 기존 내연기관 슈퍼카 마니아 입장에서는 V8 4.0L 트윈터보 엔진과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 차이는 상당히 크기 때문이죠. V6 엔진에 전기모터 1개를 더한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와 V8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추가한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 커집니다.
(위부터)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출처: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
따라서 테메라리오를 296 GTB, 아투라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 구성과 성능 제원이 유사한 SF90 스트라달레와도 비교해 보겠습니다. 296 GTB가 작은 차체 짧은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민첩한 핸들링 머신을 표방하며 나온 만큼, 테메라리오는 파워트레인 구성뿐만 아니라 차체 크기 면에서도 윗급 SF90 스트라달레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더 큰데요. 차체 길이가 4,706mm로 SF90보다 1mm 길고, 296 GTB보다는 141mm, 아투라보다는 167mm 깁니다. 너비는 1,996mm로 SF90보다 21mm 넓고, 296 GTB보다 38mm, 아투라보다 20mm 넓습니다. 실내공간 확장에 신경을 쓴 테메라리오는 휠베이스 역시 네 모델 중 가장 깁니다. 2,658mm로 SF90보다 8mm, 296 GTB보다 58mm, 아투라보다 18mm 길죠.
(위부터)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출처: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
제로백 가속 시간은 SF90 스트라달레가 2.5초로 가장 빠르고 테메라리오가 2.7초, 296 GTB가 2.9초, 아투라가 3.0초 순입니다. 인테리어는 296 GTB, 아투라, SF90 스트라달레가 극도로 운전자 중심적인 인테리어를 선택한 반면 테메라리오는 센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았고, 조수석 디스플레이까지 추가해 좌우 균형을 맞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극단적인 드라이빙 머신으로서 성격보다는 데일리 슈퍼카로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편이 판매량 증진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인 듯 보입니다.
(위부터)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출처: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
파워트레인 구성은 296 GTB와 아투라가 V6 3.0L 트윈터보에 전기모터를 1개 추가한 구성으로 기존 슈퍼 스포츠카 기준으로 상당히 작은 엔진을 품고 나왔습니다. 반면 테메라리오는 우라칸의 V10 5.2L 자연흡기 엔진과 비교하면 다운사이징했지만 V8 4.0 트윈터보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추가한 구성으로 SF90 스트라달레와 동일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동계 레시피를 선택했습니다.
(위부터)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페라리 296 GTB, 맥라렌 아투라,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출처: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
전동화 파워트레인 구조가 복잡한 만큼 차체 무게가 무겁습니다. 1,690kg으로 296 GTB보다 120kg, 아투라보다 192kg 무겁습니다. SF90 스트라달레와 비교하면 115kg 가볍습니다. 대신 시스템출력은 한층 강력한데요. SF90 스트라달레가 1000마력으로 가장 강력하고, 테메라리오가 920마력으로 뒤를 잇습니다. 830마력 296 GTB와 680마력 맥라렌 아투라는 큰 차이로 뒤지죠.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출처: 람보르기니) |
가격은 SF90 스트라달레가 6억4,000만 원부터 시작해 가장 높습니다. 296 GTB는 3억9,800만 원으로 2억4,000만 원 정도 저렴하죠. 아투라는 296 GTB보다 1억 원 정도 저렴한 2억9,900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테메라리오의 예상 가격은 미국 기준 30만 달러(4억170만 원)으로 296 GTB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합니다.
파워트레인과 성능은 윗급 SF90 스트라달레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아랫급 296 GTB 수준으로 나온다는 건데요. 이미 첫 공개 후 2~5년 지난 다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V12 자연흡기 엔진의 상징성을 지켜낸 레부엘토와 성능 면에서만큼은 형을 위협하기 충분한 테메라리오. 람보르기니의 최신 슈퍼 스포츠카 형제가 과연 전통의 강자 페라리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그리고 람보르기니의 도전에 대한 대답으로서 페라리가 내놓을 신차는 또 어떤 모델이 될지 기대를 모읍니다.
(왼쪽부터) 페라리 296 GTB,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출처: 페라리, 람보르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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