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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하이랜더, 팰리세이드 독주 막을 유일한 대항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수입 대중차의 부재도 그중 하나입니다. 시장 취향이 고급차 위주로 흘러가는 데다가 국산차의 경쟁력이 높아서 수입 대중차의 설 자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다양한 차종을 경험해보고 싶은 소비자로서는 아쉬움이 남죠.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쌍용 렉스턴(출처: 각 제조사)

수입 대중차가 적은 분야로는 대형 SUV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산 대중차로는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쌍용 렉스턴이 있죠(이들의 차급이 준대형이냐 대형이냐는 논란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국내 법규에 따라 대형으로 분류했습니다). 크기로 볼 때 이들과 급이 맞는 대형 수입 SUV로는 쉐보레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정도입니다. 가격으로 따지면 이 세 차의 시작 가격은 국산 대형 SUV와 비교해 1,000만~3,000만 원 정도 비쌉니다.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진다고 보기 힘들죠. 대형 수입 대중 SUV가 여러 종류 들어오고 많이 팔려야 가격도 비슷해져서 대등한 급으로 경쟁하겠죠. 일단은 차종이 늘어나는 게 우선입니다.​

쉐보레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출처: 각 제조사)

차종 확대 면에서 토요타 하이랜더의 국내 도입은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하이랜더는 토요타에서 만드는 대형 SUV입니다. 2000년에 처음 나와서 현재 4세대를 이어가는 역사 있는 SUV죠. 4세대는 2019년에 선보였고, 얼마 전에는 길이를 늘인 그랜드 하이랜더도 나왔습니다. 국내에는 올해 상반기에 7인승 하이브리드 모델이 들어올 예정입니다.​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토요타)

하이랜더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모델은 현대 팰리세이드입니다. 지난해 4만9,737대 팔린 팰리세이드는 판매 순위 10위권 안에 들었습니다. 1만1,633대인 모하비와 3,822대인 렉스턴과 격차가 크죠. 판매 대수로 따지만 팰리세이드를 국산 대형 SUV의 대표 모델이라 부를 만합니다. 하이랜더는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연간 20만 대 이상 팔리며 꾸준하게 10위권 안에 듭니다. 동급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죠. 이번에는 국내와 미국에서 각각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팰리세이드와 하이랜더를 비교하려고 합니다.​

현대 팰리세이드(출처: 현대차)

파격적인 팰리세이드와 정체성을 강조한 하이랜더

팰리세이드는 파격적인 외모가 두드러집니다. 전면부를 가득 채운 크롬 그릴과 아래쪽으로 따로 분리한 헤드램프가 인상적이죠. 미래지향적인 감성과 날카로운 눈매로 독특한 개성을 강조합니다. 차체는 전반에 걸쳐 박스 형태를 강조해 SUV다운 강인한 인상을 풍깁니다.

현대 팰리세이드와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현대차, 토요타)

하이랜더는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인상이 순한 편입니다. 토요타 SUV의 공통된 디자인을 적용해 차종의 개성보다는 브랜드의 특성이 더 두드러집니다. 부드러운 라인을 사용하고 D-필러에 경사를 줘서 SUV보다는 크로스오버처럼 보입니다.

현대 팰리세이드와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현대차, 토요타)

전체적으로 하이랜더보다 살짝 큰 팰리세이드

길이는 팰리세이드가 4,995mm로 4,950mm인 하이랜더보다 5mm 길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휠베이스는 팰리세이드가 2,900mm로 하이랜더의 2,850mm보다 50mm 깁니다. 너비는 1975mm와 1930mm, 높이는 1,750mm와 1730mm로 팰리세이드가 둘 다 수치에서 앞섭니다. 전반적으로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수치에서는 팰리세이드가 하이랜더보다 살짝 큽니다.

​현대 팰리세이드(출처: 현대차)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토요타)

3열 갖춘 7/8인승 SUV

둘 다 3열을 갖춘 7/8인승이고 시트 배열은 7인승 2+2+3, 8인승 2+3+3입니다. 7인승의 2열을 독립식으로 구성해 거주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띕니다. 7/8인승 SUV에서는 3열의 공간 활용성에 관심이 쏠리죠. 3열의 머리/다리 공간은 960/798mm와 917/704mm로 팰리세이드가 수치상으로는 더 여유가 있습니다. 3열 뒤 트렁크 공간은 510L와 453L로 팰리세이드가 57L 크지만, 2열 뒤로 따지면 1,297L와 1,371L로 하이랜더가 앞섭니다.

팰리세이드와 하이랜더의 시트 구성(출처: 현대차, 토요타)

팰리세이드와 하이랜더의 짐 공간(출처: 현대차, 토요타)

첨단과 전통의 상반된 분위기

팰리세이드의 대시보드는 수평을 강조해 공간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두 개를 연결해 첨단 이미지가 두드러집니다. 이밖에 변속 레버 대신 버튼을 사용하고 송풍구를 하나로 연결하는 등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요소가 특징이죠. 첨단 분위기를 강조하는 팰리세이드와 달리 하이랜더는 전통적인 감성을 물씬 풍깁니다. 디스플레이는 두 개이지만 계기판 하우징을 그대로 유지하고 변속도 전통적인 레버를 사용하죠.

현대 팰리세이드(출처: 현대차)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토요타)

가솔린과 디젤 vs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팰리세이드의 파워트레인은 2.2L 202마력 디젤과 V6 3.8L 295마력 가솔린 두 종류입니다. 하이랜더는 2.5L 4기통 243마력 하이브리드와 2.4L 4기통 265마력 터보로 나뉩니다. 원래 V6 3.5L 엔진이었는데 지난해 배기량이 작은 4기통 터보 엔진으로 바뀌었죠. 팰리세이드의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이고, 하이랜더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각각 8단 자동과 무단변속기가 들어갑니다. 굴림방식은 두 차종 모두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팰리세이드의 V6 3.8L 엔진과 하이랜더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출처: 현대차, 토요타)

효율성에서 앞서는 하이랜더

하이랜더의 국내 제원은 나오지 않아서 아직 국내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기준으로 상대적인 비교를 해보죠. 팰리세이드 미국 모델(V6 3.8L)의 연비는 복합 기준 8.9~9.4km/L입니다. 하이랜더 가솔린(4기통 2.4L 터보)은 10.2~10.6km/L, 하이브리드는 14.9~15.3km/L입니다. 팰리세이드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사이의 차이가 크죠. 국내에는 하이브리드가 들어온다고 하니 연비에서는 하이랜더의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대 팰리세이드(출처: 현대차)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토요타)

미국 시장에서는 비슷한 가격대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3,867만 원에서 시작해 5,638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옵션을 더하면 좀 더 높아지고요. 하이랜더의 국내 판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시작 가격은 가솔린 모델 3만6,420달러(4,770만 원)이고 하이브리드는 4만220달러(5,270만 원)입니다. 팰리세이드의 미국에서 시작 가격은 3만5,550달러(4,660만 원)로 하이랜더 가솔린과 거의 비슷합니다. 기본형보다 높은 하이브리드 가격을 고려하면, 국내에 들어오는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팰리세이드보다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

현대 팰리세이드와 토요타 하이랜더(출처: 현대차, 토요타)

수입 대중차는 국산차와 맞대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입 과정에서 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떨어지죠. 가격을 낮추기 위해 구성을 덜어내면 풍부한 장비를 갖춘 국산차에 밀리고요. 결국 경쟁에서 벗어나 독자 영역을 지키며 소수의 선호 층을 상대하는 데 그치곤 합니다. 하이랜더는 어떤 가격과 구성으로 나올까요? 하이랜더를 계기로 수입 대중차와 국산차가 대등한 관계로 경쟁을 벌여 대형 SUV 대중차 시장이 더 활성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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