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색깔! 과일과 채소를 먹으려거든
채소 섭취량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OECD 29개국 중 1위(2015년 조사 결과)다. 문제는 우리나라 채소 섭취량의 40%는 김치라는 것. 소금에 절인 배추와 무를 많이 먹는다는 뜻이다. 반면 과일 섭취율은 13위다. 결론적으로 김치를 많이 먹고 다른 채소와 과일 섭취는 부족하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은 과일, 여성은 채소 섭취량이 부족하다. 그러니 남성은 과일을, 여성은 채소를 더 많이 챙겨 먹어야 한다.
6.7%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의 6.7%만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고 있었다.
28%
매일 채소와 과일을 2.5컵 섭취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줄어들고 5컵을 섭취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28% 낮아진다. _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더! 더! 더! 먹어야 한다
한국영양학회는 성인의 경우 하루에 채소 490g, 과일 300g을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에 채소 300g, 과일 200g 정도만 먹고 있다. 당질을 조심해야 하는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특정 질환이 아니라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
특히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이라면 권장량 이상 섭취해야 한다. 폐경기 여성이 권장량 이상 섭취할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성이 40%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매 끼니 얼마나 먹어야 될지 모르겠다면 밥 1, 채소 2, 단백질식품 2의 비율로 먹으면 된다.
중요한 건 색깔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종류가 너무 많아서 무엇 위주로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선택 기준은 간단하다. 최대한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된다. 쉽게 말해 초록색 채소 다섯 가지보다 초록색, 빨간색, 주황색, 흰색, 보라색 채소를 한 가지씩 먹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받는 물질은 파이토케미컬이다.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보호물질로 인체에 들어오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안토시아닌, 라이코펜, 베타카로틴 등이 모두 파이토케미컬이며, 주로 색소에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파이토케미컬을 섭취하려면 여러 색깔의 식품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
채소나 과일을 고를 때도 색깔이 선명한 것을 선택하고 색소가 풍부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해봤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채소의 색깔은 32.9%가 흰색이고, 노란색과 오렌지색, 보라색, 녹색이 그 뒤를 이었으며, 빨간색이 가장 적은 7.4%였다. 그러니 토마토, 수박, 빨간 파프리카 등 빨간색 채소와 과일을 더 먹도록 노력하자.
색깔에 따라 조리법 다르게
기본적으로 흰색 채소에 풍부한 파이토케미컬은 열에 강하고 기름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더 잘된다. 빨간색 채소나 과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지만 이 영양소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생으로 먹는 게 좋다. 단, 토마토는 익혀 먹어도 영양소 손실이 거의 없고 오히려 익혀 먹을 때 함량이 올라가는 성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초록색 채소에 든 영양소는 열에 약하므로 되도록 생으로 먹되 먹기 불편하면 살짝 데쳐 먹는다. 보라색 채소는 특히 물에 약하므로 생으로 먹거나 찜통에 쪄 먹고, 주황색과 노란색 채소는 지용성 성분이 많으므로 기름에 볶아 먹는다. 그렇다고 해서 한 가지 방법으로만 조리할 필요는 없다. 어떤 성분은 줄어들어도 다른 성분은 늘어날 수 있기 때문.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다양한 채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익혀 먹을까 vs 그냥 먹을까
해독주스처럼 채소를 끓여서 갈아 먹는 건 어떨까? 비타민 C는 파괴될 수 있지만 그 외 다양한 영양물질의 흡수율은 몇 배 높아진다. 그러니 굳이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게 제일 좋다고 샐러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럼 어떻게 채소를 익히는 게 영양소 파괴가 가장 적을까? 브라질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찌기, 굽기, 끓이기,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중 항산화 성분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찌기였고 가장 낮은 것은 끓이기였다.굽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도 숨이 죽을 정도로만 가볍게 익힌다면 영양소가 크게 파괴되지 않았다.
짜 먹을까 vs 갈아 먹을까
한국영양학회의 1일 권장량을 그릇에 담아보면 채소 7접시, 과일 2~3접시 분량이다. 매일 10접시씩 먹어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많은 양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주스가 간편하다. 주스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다. 착즙기를 사용하냐, 믹서를 사용하냐. 우선 눌러 짜는 방식의 착즙 주스는 마찰열이 덜해서 영양소 파괴가 적고 소화가 안되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찌꺼기로 분리되어 영양소 흡수율이 높다.
반면 믹서는 통째로 갈기 때문에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장 건강에 좋고 포만감도 크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많아서 흡수율은 떨어진다. 그러므로 영양소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면 착즙, 다이어트가 더 중요하다면 갈아 마시면 된다.단, 짜든 갈든 만든 지 15분 이내에 마시고 최대 12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다이어트에는 채소 vs 과일
채소는 포만감을 주면서도 칼로리가 낮지만 과일은 당분 함량이 높아 의외로 칼로리가 높다. 특히 시중에 판매되는 말린 과일에는 대부분 설탕이나 오일이 첨가되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운동 전에는 채소보다 과일을 먹는 게 좋다. 채소는 소화가 더뎌서 운동 효과를 떨어뜨리지만 과일은 운동 중 에너지로 쓰일 수 있는 당분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운동 효과를 높인다.
하지만 다이어트 중에는 과일도 하루 한 개 이내로 제한한다. 다이어트 중이라고 운동 후에 샐러드만 먹는 것은 좋지 않다. 허기가 져서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단백질식품을 함께 먹어야 근육 생성이 잘되고 포만감이 있어 운동 후 찾아올 수 있는 허기를 막을 수 있다.
비타민 C는 과일 vs 채소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비타민 C 섭취량은 여름에 가장 적다. 심지어 가을의 62%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여름철에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적은 것은 아니다.채소 섭취량은 여름이 가장 많고 과일 섭취량은 1위인 가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 무엇 때문일까? 여름철 과일이 가을철 과일에 비해 비타민 C 함유량 자체가 낮다. 수박이 100g당 6mg, 복숭아가 8mg이라면 사과는 48mg, 감은 110mg이나 된다. 여름에는 과일을 많이 먹는 것 같아도 비타민 C 섭취량이 부족하기 쉬운 것. 그러니 여름에는 비타민 C 섭취를 위해 채소를 더 먹어야 한다. 대표적인 여름 채소인 풋고추 100g에는 비타민 C 72mg 함유되어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과일은 양날의 검이다. 잘못 먹으면 혈당을 급격히 올려 당뇨병을 악화시키지만 잘만 먹으면 당뇨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양이다. 당뇨병 식사 가이드에 따르면 과일 50kcal (바나나 1/2개, 오렌지 1/2개, 참외 1/2개, 사과 1/3개, 키위 1개, 포도 19알)를 하루 한두 번 정도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당뇨가 없다면 하루 세 번이 적당하다. 어떤 과일이든 주먹 반 정도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 토마토
이탈리아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 내내 토마토를 먹는 사람은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위험이 50%에 불과하다.
• 양배추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위궤양 환자 65명에게 양배추즙을 3주간 섭취시킨 결과, 96%가 완치되었다.
• 시금치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시금치를 많이 먹는 사람은 적게 먹는 사람에 비해 노인성 안질환인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36% 낮았다.
• 포도
고지방식을 해도 포도를 껍질과 씨까지 통째로 먹으면 체지방률과 복부지방, 내장지방이 모두 감소된다.
• 석류
심장병 환자가 3개월 동안 매일 석류주스를 마셨더니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개선됐다. 사과를 먹어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양파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는 일주일에 7회 이상 양파를 먹은 사람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먹지 않는 사람의 절반 이하라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 당근
당근, 오렌지, 브로콜리처럼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먹으면 10년 후 백내장에 걸릴 위험이 33% 줄어든다.
• 수박
스페인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근육 운동 1시간 전 수박주스 2잔(473mL)을 마시면 근육통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6주 이상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도록 했더니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혈색이 화사해졌다. 혈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파이토케미컬은 라이코펜(토마토)과 베타카로틴(시금치, 당근)이었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 연구
삼겹살과 같이 먹으면 좋다
• 파인애플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함유되어 고기와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덜 익은 파인애플은 버터나 기름을 발라 구우면 단맛이 강해진다.
• 포도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혈관 건강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다.
• 파프리카
기름에 익히면 파프리카에 풍부한 비타민 A의 흡수율이 최대로 올라가므로 기름기 있는 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다
• 복숭아
특히 돼지고기와 맛 궁합이 좋은 복숭아는 구우면 혈액 생성에 도움을 주는 엽산이 풍부해지고 단맛이 강해진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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