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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서울탈출기]② 시골카페서 글 쓰고 사진 찍고···그런데 장사, 그거 쉽지 않더라

[2030 서울탈출기]②

이제 귀농·귀촌은 은퇴자와 노년층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귀농·귀촌한 인구 중 2030은 44%로,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이들은 도시를 떠나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2030 ‘프로 시골러’들은 서울에 살지 않아도 얼마든지 일하고, 돈 벌고, 자아를 실현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중앙일보 라이프스타일팀이 한 달간 전국 팔도를 누비며 만난 다섯 명의 ‘도시 탈출기’를 소개합니다.




"이웃이 모여드는 문화 공간 만들고 싶다"


“당신은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까?”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에 위치한 ‘카페공간 153’에 들어서면, 빨간 글씨로 쓰인 이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옆에는 수명을 다한 분홍색 트럭이 세워져 있다. 바리스타 겸 여행작가 김현두(39) 씨와 함께 전국을 떠돌며 여행하던 커피 트럭이다. 겨울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점심시간이면 테이블이 손님들로 꽉 차는 이 카페는 진안의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고원의 밤’이라는 문화공연을 열고 동네 아이들을 초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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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고향에서 어떤 일을 하나.


A : “서른살 무렵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때 7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커피 트럭을 몰고 여행하기 시작했다. 전라남도와 부산, 제주도 등을 방문했다. 물질적으로는 궁핍한 여행이었지만, 소중한 인연을 많이 쌓았다. 오랜 여행을 끝내고 2015년 고향인 진안에서 80년 넘은 한옥을 개조해 카페를 차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멀리서도 오는 분들이 꽤 많다. 지금은 이 공간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인 커피 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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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카페의 인기 메뉴는.


A : “서리태 라떼와 히말라야 만년설이다. 히말라야 만년설은 휘핑크림으로 눈이 내리는 것 같은 모습은 연출했다.”


Q : 도시 토박이도 시골에서 카페를 운영할 수 있을까.


A : “시골이라고 장사가 쉬울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저렴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이미 많이 들어오는 추세다. 이 근방에서 우리 가게 메뉴가 가장 비쌀 정도다. 개인 카페는 고객이 멀리서도 찾아올만한 특색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울러, 시골 텃세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진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조차도 지역의 토박이 어르신들과 갈등을 겪을 때가 종종 있을 정도이니 타지인의 귀촌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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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나.


A : “사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코로나 타격은 별로 못 느꼈다. 오래된 단골, SNS를 통해 멀리서 찾아온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다만, 겨울부터 조금씩 매출이 줄기 시작해 차선책으로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다. 원두와 드립 백을 판다. 어려움을 극복해 보려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Q : 앞으로 목표는.


A : “카페공간 153은 단순히 커피만을 팔기 위해 문을 연 곳이 아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경험을 공유하고, 공연을 열고, 이웃이 모여드는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시골 촌놈이 여행을 통해 배운 건 문화적 경험이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 삶도 바뀌었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내 고향에도 그걸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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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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