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가 서핑한 그 곳...뻔한 제주? 이번 여름은 마을여행 어때
제주시 애월읍 수산봉에 오르면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
자명한 여름이다. 슬슬 여름휴가를 준비할 때다. 오랜만에 해외 바캉스를 떠나는 사람도 많을 테다. 하나 치솟은 항공료 때문에, 여전한 감염병 위험 탓에 이번 여름까지는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사람도 많다. 역시 제주도가 인기다. 올 5월까지 제주 누적 입도객은 55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7% 늘었다. 늘 가던 데도 좋지만, 제주 안에서도 색다른 곳은 없을까. 제주관광공사가 계절마다 추천하는 '마을 산책 코스'를 눈여겨보면 좋겠다. 올 여름 가볼 만한 제주 마을 3곳을 정리했다.
효리가 서핑했던 애월 바다
드넓은 모래사장과 시원한 용천수가 매력적인 곽지과물해변. 사진 제주관광공사 |
여름엔 역시 바다다. 애월읍만 해도 제주에서 내로라하는 해변이 많다. 곽지과물 해변은 독특하다. 너른 백사장과 맑은 물만으로 매력적인데, 시원한 용천수가 솟아난다. 해수욕을 원 없이 즐긴 뒤 머리가 깨질 듯 시원한 물로 몸을 씻는 재미가 남다르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스탠드업 패들(SUP)을 즐긴 바다가 이곳이다. 애월한담 해안산책로도 빼놓을 수 없다.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고 산책만 해도 좋다. 맑은 날 물빛이 몰디브 뺨친다.
애월에 바다만 있는 건 아니다. 내륙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제주 최대 규모 저수지인 '수산저수지'도 보고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끼는 '물메밭담길'도 추천한다. 물메오름(수산봉)과 한라산, 제주 바다가 멀찍이 보이는 풍경도 근사하다. 감각적인 분위기의 카페도 곳곳에 자리한다.
곶자왈 품은 조천읍
여름에도 선흘곶자왈 안은 선선하다. 평지로는 제주에서 가장 넓은 상록활엽수 숲이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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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은 넓다. 해발 1000m가 넘는 한라산 북동쪽 자락부터 백사장 넓게 드리운 함덕 해변까지 아우른다. 거문오름, 산굼부리 등 이름난 오름도 많은데 선흘리에 있는 곶자왈이야말로 제주 고유의 생태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곶자왈은 용암이 굳은 지형 위에 형성된 천연림이다. 선흘리 '동백동산' 곶자왈 지대는 2011년 람사르습지, 2014년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등재됐다. 울울한 상록수와 이끼로 가득한 숲을 산책하면 온몸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제주올레 19코스가 지나는 조천읍 북촌마을. 사진 제주관광공사 |
조천읍은 제주 4·3의 중심이었다. 주민 400명이 학살당한 북촌마을, 주민들 피난처였던 '서우봉 진지동굴' 등에 제주 4·3의 아픈 흔적이 남아 있다. '북촌마을 4·3길'을 걷고 '너븐숭이 4·3 기념관'을 들르면 몰랐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MZ세대 혹할 만한 원도심
현무암으로 축조한 제주읍성. 사진 제주관광공사 |
제주 원도심이 부상하고 있다. 역사 유적과 트렌디한 숍이 공존하는 매력 덕분이다. 삼도2동에 가면 제주목 관아 터와 제주읍성을 볼 수 있다. 현무암으로 축조한 읍성의 모습이 여느 성과 다르다. 2015년 복원한 '제이각'은 제주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조망처다. 제주 시내와 바다까지 내다보인다.
서부두명품횟집거리에 자리한 끄티 탑동은 전망이 탁월하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
제주항이 있는 건입동에 독특한 카페와 서점이 있다. 사라봉 중턱에 자리했던 산지 등대가 무인 시설로 운영하게 되면서 쓸모가 없어진 등대 관사를 개조해 카페 겸 독립서점으로 만들었다. 서점 코너에서는 해양과 환경, 제주 문화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판다. 서부두 명품 횟집거리 끄트머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끄티 탑동'은 MZ 세대가 좋아할 만하다. 도시 재생 스타트업인 'RTBP'가 버려진 공간을 멋지게 꾸몄다. 화려한 그라피티로 장식한 건물에서 부산 식음료 브랜드 '바아방믈'의 칵테일을 즐긴다. 3층에서는 전시와 공연을 즐기고, 창 너머로 노을 물든 바다와 이착륙하는 비행기도 볼 수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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