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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묻지마 살인] 11세 여아 사망, 흉기막던 엄마도 찔려···가족 4명 사상

진주 묻지마 살인

피해자 중 가장 어린 11살 K양과 할머니 참변

K양 어머니도 딸 구하려다 범인 흉기에 중상

고인 4명 모인 장례식장에 모인 유가족들 '황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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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40대 남성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차별로 흉기를 휘두른 사건으로 한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가족 6명 중 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참변을 당한 가정은 피해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K양(11)의 가족이다. K양과 K양의 할머니 김모(64)씨가 범인 안모(42)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K양을 구하기 위해 안씨에게 달려든 K양의 어머니 차모(41)씨도 흉기에 등을 찔리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K양의 사촌 언니인 염모(21)씨도 부상을 입었다.


경남 진주시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염씨는 “불이 난 것을 알고 동생(K양)과 함께 4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놀라 다시 올라가려고 했는데 그가 동생을 잡아채서 흉기로 찔렀다”며“그 모습을 본 동생 어머니가 딸을 살리려고 하다가 옆구리를 찔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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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망 사건이 발생해 해당 아파트가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K양의 할머니 김씨는 K양의 아래층인 3층에 살고 있어 어떤 과정으로 변을 당했는지 알 수 없지만, 흉기에 찔려 숨진 채 1층 입구 쪽에서 발견됐다. K양과 함께 사는 언니(15)는 마침 수영 훈련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합숙하고 있어 화를 피했다.


염씨는 “K양이 며칠 뒤 수학여행을 간다며 들떠 있었는데 아무 죄 없는 착한 아이가 이렇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 장례식장엔 숨진 5명의 고인 중 4명의 빈소가 급히 차려지고 있었다. 장례식장엔 갑작스러운 비보에 놀라 달려온 유가족들 수십 명의 통곡 소리로 가득했다. 워낙 갑작스러운 일에 장례식장 직원들도 경황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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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이모(56·여)씨의 동생은 “딸 조모(31)씨와 함께 살고 있던 누나가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해서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라며 “딸 역시 범인의 흉기에 목과 등을 찔려 위독한 상태다. 수술이 잘 된다 하더라도 반신불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진주시는 일부 유족들이 합동 분향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 이를 검토하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유족들의 요청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씨는 이날 오전 4시35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 가좌3차 주공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렀다. 불은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 10명이 흉기에 찔렸다. 나머지 8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부상했다. 안씨는 범행 직후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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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아파트 2층 계단에서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준비해둔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연합뉴스]

사상자는 진주 경상대병원과 한일병원·제일병원·고려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사상자가 더 있는지 파악 중이다. 경찰은 진주경찰서와 경남지방경찰청 수사인력으로 수사팀을 꾸렸다. 또 경찰 전문상담관 23명 등을 진주경찰서로 소집해 피해자와 주민을 상대로 상담활동을 펴기로 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진주경찰서장을 중심으로 수사팀을 구성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경위 등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신진호·이은지·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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