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 vs 무탄…탄수화물을 끊으면 살 빼는 속도 더 빨라질까?
[오늘도 다이어트]
<45>저탄 vs 무탄, 그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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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이시언이 패션잡지 화보를 찍기 위해 단기간에 10kg을 감량해 화제가 됐습니다. 방송을 통해 그는 탄수화물을 아예 끊고 매일 운동한 결과임을 공표했죠. 다이어트에 돌입하면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탄수화물을 끊어라”입니다. 그만큼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였을 때 다이어트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다이어트법도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먹는 ‘저탄고지’ 식이요법이죠. 하지만 실제로 여기에 도전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효과 내기가 그렇게 쉽진 않습니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여서 오는 영양 불균형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요. 살을 빼려면 정말 '저탄' 또는 '무탄' 식이를 해야하는 걸까요.
탄수화물 끊으면 왜 살이 빠질까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을 때 살이 빠지는 이유는 우리가 그만큼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하는 열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365mc대전병원의 전은복 영양사는 "한국인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쌀·면·빵뿐 아니라 감자·고구마, 음료수, 하물며 과일에도 탄수화물이 있다. 그래서 탄수화물 섭취만 줄여도 상당히 많은 열량을 줄이게 돼 살이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백질과 지방은 아무리 많이 먹으려고 해도 평소 탄수화물로 된 음식을 먹는 것만큼은 먹지 못합니다. 저탄고지를 할 경우 지방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삼겹살·차돌박이 같은 고기를 구워 먹어도, 먹는 양에 한계가 있어 총 섭취 열량을 따져보면 그다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체지방 합성에 관여하는 인슐린 호르몬이 탄수화물의 부산물인 당질에 반응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면 그만큼 체지방 합성이 잘 안 되는 체질로 바뀌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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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 vs 무탄, 차이 확실히 있다
같은 기간 저탄 vs 무탄 식이요법을 했을 때 체중 감량 차이는 얼마나 날까요. 전 영양사는 "개인별로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달라 직접 실험해보지 않는 이상 두 식이요법의 차이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동일한 사람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진행했을 때 저탄보다는 무탄으로 했을 경우 체중 감량이 확실히 잘 된다"고 말했습니다. 배우 이시언의 경우만 봐도 무탄의 효과가 더 큰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무탄 식이를 할 경우 근 손실·수분 손실량이 많아 요요가 올 위험이 더 높다고 합니다. 또 심한 경우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두통이 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전 영양사는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부작용 위험이 특히 커서 의사와 의논을 먼저 한 뒤 무탄 식이요법을 진행하는 게 좋다"고 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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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할까
과연 적정 탄수화물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요. 전 영양사는 "일반적인 탄수화물 하루 섭취 비율은 총열량대비 55~65% 정도"라고 했습니다. 연령별로 차이가 있지만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을 2500kcal 내외라고 봤을 때 1375~1625kcal 만큼의 탄수화물을 먹으면 좋다는 겁니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탄수화물 1g당 열량인 4kcal로 나누면 됩니다. 즉 하루에 344~406g을 섭취해야 적당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의 경우엔 하루 섭취 열량을 2000kcal로 봤을 때 같은 계산법으로 275~325g이 나옵니다.
다이어트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전 영양사는 "다이어트를 할 때 탄수화물을 더 줄이더라도 최소한 100g은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보다 적게 먹을 경우엔 오히려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이 생겨 폭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말하는 100g은 식품 그대로의 무게는 아니고 순수 탄수화물의 양입니다. 쌀밥 약 반 공기(100g)에 들어있는 탄수화물 함량은 약 33g입니다. 한 끼에 밥 한 공기를 먹는다면 탄수화물은 66g 정도를 먹는 겁니다. 다른 식품으로는 식품 중량 100g당 탄수화물의 함량은 감자 34g, 고구마 31g, 옥수수 37g, 삶은 밤 21g, 바나나 21g 입니다. 반면 떡과 빵은 같은 식품 중량이라도 탄수화물 함량이 높습니다. 가래떡은 100g에 47g, 식빵은 51g입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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