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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브라질 삼바축제 때 즐기는 바베큐 '츄라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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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32)

브라질 사람은 주로 아침식사는 빵과 커피, 주스에 각종 과일 등으로 가볍게 하고, 점심식사는 포르투갈의 오랜 지배의 영향을 받아 푸짐하게 먹는 편이다. 더운 나라인 브라질 음식은 소금을 많이 사용해 요리를 한다.


브라질은 16세기 사탕수수밭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세네갈, 가봉, 모잠비크 등지에서 데려온 흑인들이 만든 음식이 요리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흑인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소금과 마늘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주로 땡볕 아래서 땀을 흘리며 일해야 했던 흑인에게 소금은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꼭 필요했고, 마늘은 열병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여러 민족이 공존하는 넓은 땅 브라질은 지역과 기후, 민족에 따라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북부지역은 주로 원주민이나 흑인의 영향을 받아 남미 토속문화의 특징이 남아있는 반면, 이탈리아인이 많은 남부 지방은 파스타 같은 음식이 정착됐다. 독일인이 많은 지역에서는 독일의 우수한 낙농업을 바탕으로 버터나 치즈 같은 음식이 발달했다.


북동부는 건조지역으로 소를 많이 키우며, 바닷가에 인접한 곳은 해산물이 풍부하다. 중서부는 건조한 사바나 기후로 민물고기와 소·돼지 요리가 발달해 있고, 작물로는 마니옥과 쌀, 옥수수 등이 있다. 리오데자네이루와 상파울로 등의 대도시가 있는 남부는 유럽의 이민자들이 이주해와 다양한 유럽 음식문화가 꽃을 피웠고, 육류를 이용한 축제의 인기메뉴 츄라스코가 생겨났다.


브라질하면 가장 먼서 생각나는 단어가 삼바축제일 것이다. 현란한 의상과 신나는 춤을 추며 즐기는 삼바 축제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상징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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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인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축제는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4일간 열린다.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사람과 노예들의 타악기 연주가 곁들여져 소규모 거리 행진에 불과하던 것이 각 학교의 학생들이 합류해 거리를 걷기 시작하면서 이처럼 큰 행사로 발전했다고 한다. 1930년대 초반까지는 보통의 거리축제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뒤 삼바학교가 설립되고 학교별로 퍼레이드를 펼쳐졌다고 한다.


카니발은 기독교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예수의 수난과 부활 시기에 관련된 것으로 카니발이란 예수탄생 이전 로마에서부터 있었던 말이다. 카니발은 라틴어인 ‘carne(고기)’와 ‘val(격리)’의 합성어로 ‘고기와의 작별’ 이라는 뜻이다. 고기를 멀리하는 잔치라고 해석되기도 하고, 고기를 고맙게 먹는 잔치라는 풀이도 있다. 로마시대부터 일정기간 고기를 멀리하던 의식이 있었는데, 이러한 전통이 기독교와 접목돼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절 전 40일을 금욕기간이라고 해 고기를 먹지 않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고기를 먹지 않는 기간에 들어가기 전에 실컷 고기를 먹고 즐기자는 풍습에서 유래된 것이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축제이다. 그래서인지 육류를 즐겨 먹는 브라질의 축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츄라스코’ 또는 ‘츄라스꼬’가 있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에서는 ‘슈하스코(churrasco)’라고도 하는 이 음식은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을 주재료로하여 두툼하게 고기를 썰어서 에스페토라 불리는 1m 정도 길이의 쇠꼬챙이에 꽂아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천천히 숯불에서 돌려가며 익은 부분만 먼저 베어내고 익지 않은 부분은 소금을 뿌려 굽는 과정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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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구워지면 토마토소스와 양파소스에 곁들여 먹는데 이 음식은 기름기가 충분히 제거되어 고기 맛이 매우 담백하며 각 고기의 부위별로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송이 버섯, 파인애플· 양파· 피망, 토마토, 호박 등의 채소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브라질식 바비큐 요리 츄라스코


남미에서도 가장 먼저 방목을 시작한 나라인 브라질의 츄라스코는 오래 전부터 브라질 남부의 카우보이가 즐겨먹던 브라질식 바비큐요리이다. 가축을 매매하기 위해 몰고가던 도중에 양식이 떨어지면 소나 돼지를 현지에서 잡아 쇠꼬챙이에 꿰어 구워먹었던 데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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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라스코에 사용되는 쇠고기의 부위는 등심, 엉덩이와 가슴고기 사이, 안심, 젖가슴살, 엉덩이 부위 통갈비, 갈비 살 등이 있고, 돼지 넓적다리살, 통갈비, 양고기 넓적다리 등이다. 돼지고기 쇠고기를 섞고 마늘, 고추, 양파 등 브라질식 양념을 해 창자 속에 넣고 구워낸 소시지도 있다.


브라질 전역에는 츄라스카리아라는 츄라스코 전문점 프랜차이즈로 널리 퍼져 있다. 큰 꼬치에 각기 다른 종류와 부위의 고기를 들고 테이블마다 웨이터가 돌아다니면서 고기를 썰어준다. 식탁에 빨간색과 초록색의 은막대 놓여 있는데, 고기를 계속 먹고 싶으면 녹색 부분을 위로가게 놓고, 그만 먹고 싶으면 빨간 부분을 위로 놓는다.


현란한 의상과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흥에 취해 일상의 피로를 잊고 맘껏 즐길 수 있는 축제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일탈일 것이다. 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고 이러한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그 나라 민족의 정서와 흥을 담아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음식을 맛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축제야말로 우리 인생에 한번쯤 경험해봐야 할 휴식이 아닐까 싶다. 브라질의 리우카니발에서 즐기는 ‘츄라스꼬’. 죽기전에 꼭 한번은 도전해 보고싶은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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