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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물이 늙어간다…37%가 30년 이상

전국 719만동 중 266만동 노후

서울 41% 경기 20% 부산 53%

열수송관 등 SOC 노후화도 심각

“예산 늘리고 안전관리 강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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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2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대종빌딩에 사용금지 조치가 떨어졌다. 서울시가 붕괴 위험 신고를 받고 긴급안전점검을 한 결과 최하위 등급(E등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부터는 정밀안전진단을 하는 중이다.

문제의 대종빌딩은 1991년 준공됐다. 지은 지 30년이 돼간다는 이야기다. 대종빌딩이 붕괴 위험에 직면한 원인에 대해 일각에선 부실공사(기준 미만 강도의 콘크리트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근본적으로 건물의 노후화 현상이 깔려 있다.


더 심각한 건 대종빌딩보다도 늙은 건물들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노후 건축물' 비율이 40%에 육박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준공 후 30년 이상 지난 건물을 노후 건축물로 규정한다.


7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의 노후 건축물 비율(동 기준)은 2014년 말 35.8%, 2015년 말 36.0%, 2016년 말 36.0%, 2017년 말 36.5%, 2018년 말 37.1%(719만1912동 중 266만6723동)로 꾸준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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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로 시점을 고정하면 지방의 건축물 노후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노후 건축물 비율이 40.8%로 수도권(27.5%)의 2배에 가깝다. 특히 부산시(53.2%)의 노후화가 가장 심각했다. 전남(47.9%)이나 대전(47.1%), 대구(47.0%) 등도 50%에 근접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41.0%, 경기는 19.6%였다.

지방 건축물을 용도별로 구분하면 주거용의 노후화 비율이 50.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상업용(26.2%), 문교·사회용(19.5%), 공업용(14.8%)이 따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군·구별로 살펴보면 전국에서 노후 건축물 비율(연면적 기준)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중구(40.8%)였다"며 "노후 주거용 건축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신안군(59.2%)"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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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이 노후화하면 일단 사용자들의 생활 환경이 나빠진다. 녹물이 나오거나 누수 현상이 빈번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붕괴돼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10일 건축물에 대한 안전점검 방식을 개선하고 관리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노후 건축물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더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국의 노후 건축물을 정밀하게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리모델링 등을 활성화해 건축물의 노후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건축물에 대한 관리 주체가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민간 등으로 분산돼 있는데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건축물뿐만 아니라 지하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의 노후화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4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도로 밑에 매설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수송관이 파열돼 섭씨 100도에 가까운 뜨거운 물이 솟구쳤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그러자 난방공사가 전국의 20년 이상 된 열수송관을 전수조사해 200여 곳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기도 했다.


한용섭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노후 건축물이나 SOC의 유지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관련 예산을 충분히 늘리고 점검 주체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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