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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먼저 보는 디저트…‘갸또’의 매력에 반하다

[Cooking&Food]

눈과 입 사로잡은 서울 시내 유명 갸또 맛집 5곳

중앙일보

지난 7월 13일, 서울 강남에서는 특별한 모임이 열렸다. 식문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지글지글클럽’에서 맛집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활동 중인 ‘파인드(Find) 다이닝 클럽’ 회원들이 서울 시내 유명 갸또 맛집 5곳에서 판매하는 22여 종의 갸또를 함께 맛보는 자리였다. 갸또(Gateaux)는 일반적으로는 케이크의 프랑스어로 해석할 수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케이크보다 더 넓다. 양갱이 연상되는 꾸덕꾸덕한 무스류 케이크부터 과자와 과자 사이 크림이나 슈를 넣어 만드는 밀푀유까지 다양한 디저트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모임에 참석한 직장인 박세연씨는 “갸또는 파티시에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드러내는 디저트라고 생각한다. 이번 모임에서 접한 갸또들은 제철 과일을 활용해 계절감은 담았지만, 하나도 똑같거나 뻔한 메뉴가 없어서 갸또의 매력을 더욱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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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또는 눈으로 먼저 보는 디저트다. 이날 모임에도 ‘인증샷’을 부르는 아름다운 갸또의 만듦새에 참여자들은 연신 사진을 찍었다. 또한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식감과 예상하지 못한 재료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색다른 맛과 섬세한 향에 감탄했다. 직장인 노진형씨는 “다섯 곳의 갸또를 모아놓고 보니, 각 매장의 특색을 파악할 수 있었고,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에 따라 자신의 취향 또한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파인드 다이닝 클럽 회원들은 어떤 갸또를 가장 맛있다고 봤는지부터, 회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은 갸또 매장 5곳을 소개한다.

껠끄쇼즈, 재료 본연의 풍미 가장 진하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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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다이닝 클럽 회원들은 1등 갸또로 이곳의 시그니처인 ‘바닐라 타르트’와 유자와 코코넛 등의 재료를 활용해 여름을 그대로 표현한 ‘벨루떼’를 선정했다. 참가자들은 가공된 첨가물이 아닌 재료 본연이 지닌 풍미가 가장 진하게 표현하면서도, 작고 귀여운 한 조각의 갸또를 다채로운 재료로 밸런스 있게 꽉 채운 것을 ‘껠끄쇼즈’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화려한 갸또의 세계에서 껠끄쇼즈 갸또들은 단정한 편이다. 껠끄쇼즈 강석기 파티시에는 “화려한 외관보다는 확실한 맛과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있어 작은 한 입을 먹어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꼭 필요한 부분만 남겨두니 역설적으로 단순한 디자인을 추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어느 누가 맛보아도 파티시에의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강 파티시에의 목표라고. 그는 이를 위해 재료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 직관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라바즈, 질 좋은 최상급의 제철 과일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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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이든 제철일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것을 라바즈는 갸또로 표현해냈다. 누구보다 질 좋은 최상급의 제철 과일을 활용해 지금 이 시기에 꼭 맛보아야 하는 갸또를 선보이는 것이 라바즈의 장기다. 라바즈의 이상준 파티시에는 이를 위해 장인정신을 갖고 좋은 과일을 키우는 지역의 농부들과 직접 소통하며 과일을 공수해 온다. 특히 가장 신선한 상태의 원물로 작업하기 위해 대부분의 과일은 파티시에 본인이 직접 농장에 가서 가져온다고. 이외에도 라바즈는 주문 즉시 갸또를 완성해 내놓는 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이 파티시에는 “갸또는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작은 사치품이라고 생각한다. 풍부한 맛과 풍미, 더욱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질감 등 최고의 상태로 손님께 드리고 싶어 가게를 열기 5분 전 혹은 손님이 주문하는 즉시 갸또를 완성해 선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레브두, 익숙함 속에서 신선함을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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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잠실 송리단길에 문을 연 후 ‘꼭 방문해야 하는 디저트 맛집’으로 알려진 이곳은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룬다. 고급 디저트를 재해석하여 대중들이 한층 더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방준호 파티시에는 어렵고 복잡한 구성보다 익숙함 속에서 신선함을 재발견하는 것이 레브두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사진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이 일상화된 요즘 시대에 맞추어 입은 물론 눈으로도 만족스러운 갸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갸또의 디자인을 완성하는데도 고민을 거듭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레브두의 갸또는 익숙한 재료에서 오는 편안한 맛이 무색할 정도로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매 시즌에 맞춰 가장 맛있는 과일을 주제로 10가지 이상의 구성을 주문 직후 제조하여 완성하는 ‘멜바’는 레브두와 계절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허니비 서울, 아름다운 미술작품 같은 갸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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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팔로워만 15만 명. 조은정 파티시에가 운영하는 허니비 서울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미술작품 같은 갸또들로 수많은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을 기본으로 하며 과일 자체가 가진 풍부한 맛과 향을 담아낸 허니비 서울의 갸또는 섬세하게 조율된 밸런스를 자랑한다. 특히 설탕의 단맛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제철 과일을 활용해 내놓은 ‘후르츠 바스켓’ 시리즈가 이곳의 자랑. 봄에는 산딸기와 라즈베리에 히비스커스를 더하고, 여름에는 자두에 그린 카다멈과 와인 젤리를 조합해 내놓는다. 가을에는 사과와 유자, 겨울에는 딸기에 타히티 바닐라로 맛을 내는 등 조 파티시에는 계절마다 색다른 시즌 메뉴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올해 구찌 레스토랑과의 팝업에서 첫선을 보여 화제를 모았던 곰 인형 모양의 갸또인 ‘허니비 러브 베어’ 역시 허니비 서울을 대표하는 갸또다.

엘라보레, 여왕의 디저트…프랑스 전통 셍토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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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코스를 선보이는 독특한 레스토랑 ‘엘라보레’에서는 김요솔 파티시에가 만드는 프랑스 전통 디저트 셍토노레(saint-honore)를 맛볼 수 있다. 여왕의 디저트라는 의미를 가진 만큼 왕관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양의 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슈 안은 진한 풍미의 바닐라 크림으로 채웠고, 슈의 겉은 얇은 캐러멜을 입혀 바삭하게 마무리했다. 프랑스에서 7년 동안 경력을 쌓아 전통 제과 테크닉에 충실한 디저트는 선보이는 그의 작품답게 바삭함과 부드러움, 두 가지 다른 식감이 어우러지며 조화로운 느낌을 만들어낸다. 김 파티시에는 “갸또는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손님들 역시 그 정성을 고스란히 느끼시는 것 같아 더욱 인기를 끄는 것 같다”라며 시대를 초월해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갸또와 디저트로 전달하는 것이 파티시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현 푸드칼럼니스트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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