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계단 오르기로 집콕 다이어트? 잘못하면 무릎 나간다

[오늘도 다이어트]

<53> 올바른 계단 운동법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한 건물이 화제를 끌고 있습니다. 아파트 '서동탄역 더샵 파크시티' 단지 내에 있는 17층짜리 '헬시스퀘어' 건물입니다. 지난해 7월 말 등장했는데요, 당시에도 잠시 알려졌다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건물이 코로나19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유는 건물 안에 들어가 보면 알게 됩니다. 안에 있는 거라고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간이의자 몇 개가 전부입니다. 독특한 이 건물의 정체는 주민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운동할 수 있는 계단 운동시설이랍니다. 외벽 3면을 유리로 만들어 계단을 오르내리며 밖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피트니스 등 운동할 수 있는 공간에 갈 수 없는 요즘 인기가 올라갈 수밖에 없겠죠.


우리 주변엔 요즘 굳이 이런 특별한 공간이 아니더라도 아파트나 회사 건물의 비상계단을 이용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릎 등 관절이 안 좋다면 이마저도 걱정이 앞섭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관절을 보호하면서 계단 운동을 할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계단 운동은 걷기와 함께 꼽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입니다.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혈액순환 촉진, 심장질환 예방, 골다공증 예방 같은 건강 관리 효과에 스트레스·불안감·우울증까지 줄여주는 유산소 운동의 좋은 점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계단 운동은 평지를 걷는 것보다 1.5배 정도 강도가 높아 같은 시간 운동해도 효과가 크고, 또 허벅지·엉덩이·골반·복부 부위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해 근력과 근육을 키우는 효과가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계단 운동의 좋은 점은 모두 '오르기' 동작에만 있다는 겁니다. 계단을 내려가는 것은 평지 걷기보다 운동 강도가 낮아 체중 감소 효과가 작습니다. 게다가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의 양서연 재활의학과 교수는 "계단을 내려가는 동작은 운동 효과는 거의 없으면서 관절에 부담만 준다"며 "계단 운동을 할 때는 오르기 위주로 하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단 오르기는 얼마나,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방법일까요.


안광욱걷기약발연구소의 안광욱 소장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를 할 때 평지 걷기와 마찬가지로 발끝을 11자로 유지하고 계단에 발을 올릴 때는 앞꿈치의 2분의 1이나 3분의 1만 내디뎌야 합니다. 상체는 앞으로 5도 정도 기울이고,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추진력을 받아 올라가면 됩니다. 안 소장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릎·종아리 근육이 아닌 허벅지 근육의 힘을 쓰면서 발을 올리고, 아래쪽 계단에 있는 다리의 발뒤꿈치를 계단 아래쪽으로 살짝 내려 종아리 근육을 이완시키며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근육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무릎 부상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힘들다고 상체를 구부정하게 숙여 계단 오르기를 하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운동 시간도 관절 피로에 영향이 큽니다. 양 교수는 "일반적으로 건강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을 주 5일간 하루 최소 30분을 목표로 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힘들다면 하루에 최소 20분씩 주 3회 정도도 괜찮다. 처음에는 낮은 계단부터 5~10분간 하고, 이후 가능한 만큼 속도와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습니다.


한 번에 많은 계단을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지난해 캐나다의 맥마스터대학과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오카나간 캠퍼스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60개의 계단을 한 번에 오르고 1~4시간 정도 쉬었다 다시 오르기를 하루 3회 반복한 성인의 경우, 6주 후 같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계 기능이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양 교수는 마지막으로 "만약 무릎 등 관절 건강이 안 좋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할 수 있을 만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양 교수는 "시간과 강도를 미리 정하기보다는 실제로 해보고 몸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시간과 강도로 하는 게 좋다. 단 이때 강도는 약간 숨이 찰 정도까지가 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이 챙겨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계단의 단 높이입니다. 단이 높으면 높을수록 무릎 관절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퇴행성 관절염 등 무릎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가급적 단이 낮은 계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실시간
BEST
joongang
채널명
중앙일보
소개글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