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i5·라이젠 5' 주력 데스크탑 프로세서의 성능은?
PC를 구매할 때의 기준, 여럿이 있지만 크게 성능과 가격으로 나눌 수 있다. 가격을 포기하면 성능을 높일 수 있고, 성능을 포기하면 가격적인 이점이 생긴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가격과 성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대 성능 비)' 영역이 존재한다. 적절한 소비를 통해 만족스러운 경험을 갖는 것은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가성비 영역은 주로 중급 라인업에 존재한다. 상급 수준의 기술은 어느 정도 포함하면서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해 만족감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주력인 프로세서는 9세대 인텔 코어 i5-9400F, 3세대 AMD 라이젠 5 3600가 대표적인 중급 제품군이다.
최적의 성능 제공하는 중급 게이밍 프로세서
9세대 인텔 코어 i5-9400F와 3세대 AMD 라이젠 5 3600 프로세서. 비슷하지만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먼저 비슷한 부분은 두 프로세서 모두 6개 코어를 갖췄다는 점이다. 상위 제품군은 8개 이상의 코어를 갖춰 더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지만 6개 코어로도 충분히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무리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라이젠 5 3600 프로세서에는 가상 스레드 확장 기술(SMT)이 적용되어 있다. 작동 속도는 코어 i5-9400F가 기본 2.9GHz, 최대 4.1GHz이며, 라이젠 5 3600은 기본 3.6GHz, 최대 4.2GHz다. 기본 속도는 라이젠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구조를 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인텔은 하나의 실리콘 다이 안에 6개의 코어를 집적한 순수(네이티브) 6코어 프로세서다. 반면, AMD는 여러 코어를 담은 실리콘 다이 2개 이상을 담아 넣어 포장하는 식이다.
한 실리콘 다이 안에 모든 코어를 집적하는 방식은 데이터 통신에 유리한 면모를 보인다. 주 메모리와 예비 공간(캐시) 사이의 접근이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코어를 분산하면 그만큼 통신 지연 시간이 발생한다. 라이젠의 최대 메모리 요구 속도가 인텔의 2,666MHz 보다 높은 3,200MHz인 것도 여기에 있다.
두 프로세서 동일하게 내장 그래픽은 제공되지 않는다. 본래 코어 i5-9400은 내장 그래픽이 있으나 F라는 알파벳이 붙은 제품에는 해당 기능이 제외된 상태로 출고된다. 라이젠 5 3600은 기본적으로 내장 그래픽이 없다. 내장 그래픽을 포함한 별로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세서 자체가 제공하는 그래픽 출력 기능을 활용하려면 인텔은 코어 i5-9400을, AMD는 라이젠 5 3400G 등의 선택지가 있으니 참고하자.
전력 소모 측면에서 접근해보면 두 제품은 비슷한 성향을 보여준다. 열설계전력(TDP – Thermal Design Power)이 모두 65W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TDP는 프로세서 자체의 전력소모는 아니고, 프로세서의 열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냉각장치의 최대 전력을 의미한다. 수치는 동일하지만 발열을 해소하는 부분이어서 실제 프로세서의 전력소모는 다를 수 있다.
소소한 차이가 있지만 두 제품은 해당 제조사의 중급 데스크탑 프로세서. 주력 라인업 중 하나라는 점도 동일하다. 사양 자체는 아무래도 가장 최근 시기에 출시된 AMD 쪽이 우세해 보이지만 9세대 인텔 코어 i5-9400F는 그만큼 시장 내에서 충분히 검증 받은 프로세서다.
코어 i5 9400과 라이젠 5 3600의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프로세서.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 일반 PC 환경에서 가장 많은 부하가 걸리는 소프트웨어인 게이밍을 기준으로 비교해봤다. 게임 내에는 3D 데이터 외에 다양한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픽카드가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유도하는 일도 프로세서의 역할이다.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Shadow of the Tomb Raider)를 먼저 실행해 성능을 측정해 봤다. 우선 코어 i5-9400F와 라이젠 5 3600 프로세서 기반의 시스템에서 측정된 평균 프레임(초당 이미지 표시 수)을 확인해 보니 각각 137, 118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성능은 인텔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평균 외에 세부적인 요소를 떠져보자. 최대 이미지 표시 수(프레임)는 코어 i5-9400F가 180, 라이젠 5 3600은 158로 22 프레임 차이가 났다. 하지만 최대 수치는 계속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참고만 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 프레임 수치. 여기에서 각각 98(코어 i5-9400F), 89(라이젠 5 3600) 프레임을 기록했다. 최소 수치는 실제 게임 내에서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므로 이것이 높을수록 프레임 유지가 어느 정도 잘 이뤄진다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텔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의 테스트 결과도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평균 수치는 각각 107과 95. 인텔 코어 i5-9400F가 조금 더 높은 수준.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조금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최고 수치에서는 인텔이 앞서지만 최소 프레임 수치에서는 라이젠 5 3600이 55 프레임을 기록한 인텔 대비 12 프레임 정도 앞선 67 프레임을 기록했다.
이 부분을 놓고 보면 높은 프레임을 구현하는 능력은 코어 i5-9400F가, 낮은 프레임을 유지하는 능력은 라이젠 5 3600이 유리했다는 이야기다. 배틀그라운드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작동속도가 높고 스레드 수가 많은 AMD 쪽이 더 안정적인 성능으로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오버워치(Overwatch)를 실행해 각 시스템 내에서의 게임 성능을 측정했다. 실행해 보니 성능은 인텔 코어 i5-9400F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평균이 각각 185 프레임(코어 i5-9400F)과 170 프레임(라이젠 5 3600)을 기록했다. 최대 수치도 라이젠 5 3600의 206 프레임보다 10 프레임 높은 216 프레임으로 나타났다.
최소 프레임 수치도 비슷한 수준의 차이를 보여준다. 코어 i5-9400F가 131 프레임, 라이젠 5 3600은 119 프레임을 기록했다. 모두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다는 초당 60 프레임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 다만 성능을 더 끌어 올린다는 측면에서 접근해 보면 전반적으로 성능 우위에 있는 코어 i5-9400F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게이밍 성능으로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항목에서 9세대 코어 i5-9400F 기반의 시스템이 우위를 보여줬다. 아무래도 처리할 수 있는 명령어 흐름(스레드)이 많은 라이젠 5 3600은 그래픽 작업이나 순수 데이터 처리량에서는 앞설 수 있겠지만, 가격까지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면이 있다.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는지 여부는 소비자의 자유, 그러나...
시장 흐름은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 문서 작업을 시작으로 인터넷, 다중작업(멀티태스킹), 고해상도 콘텐츠, 게이밍 등 성능이라는 통일된 단어 아래 다양한 의미 부여를 통해 변화를 이루고 있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고민에 대해 플랫폼 및 프로세서 제조사는 다양한 방안으로 최적의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해왔다.
테스트 결과도 마찬가지다. 최근 데스크톱 PC 시장에서 일반인이 경험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부하를 주는 환경 중 하나는 게이밍이다. 입체적인 공간을 그려내는데 필요한 데이터와 그 속에서 움직이는 여러 정보를 빠르게 주고 받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의 성능이 쾌적하면 생산성이나 콘텐츠 소비 등 체험의 질이 상승하게 된다.
여러 조건들을 감안해 어떤 프로세서를 선택할지 여부는 소비자가 판단할 부분이다. 하지만 PC는 성능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도 고려해야 된다. 그런 점에서 인텔은 두드러진 행보를 보여준다. 게임 개발사 외에도 운영체제, 생산성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들과 협업을 통해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합리적인 프로세서 브랜드의 선택은 성능 뒤에 숨어 있는 노력까지도 충분히 감안해야 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