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월 PMI 해설
Summary
-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임계치 아래로 떨어진 중국의 제조업 PMI
- 비제조업 PMI의 수치는 양호하나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움
- 한편, 서방의 경제 분리에 대응하여 남반구 경제 협력에 힘쓰는 중국 상황
- 기술에서 자원 위주로 바뀌는 세계 경제를 감안할 때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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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도화 속 내려앉은 제조 PMI 중국의 7월 제조 PMI가 다시 임계치 50% 아래로 떨어졌다. 인민은행 전 조사통계국장 성송청(盛松成)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1사분기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2사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데이터는 1사분기 3월부터 임계치 아래로 살짝 떨어지더니 2사분기 상당한 폭으로 하락했다. 6월에는 50.2%로 가까스로 임계치를 탈출하는가 싶었으나, 7월 다시 49.0%으로 내려앉은 결과가 나왔다.
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당국에 의하면, 연료가공·철금속 제련·압연가공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PMI 하락이 지속되어 제조업 PMI가 낮아졌다고 한다. 상당한 환경 압박 속에서도 중국은 산업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 중국은 전력 소비가 많은 철강, 금속, 화학, 방직 등 산업을 줄이고 저 에너지, 하이테크 산업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오염이 많은 산업체에 대해서는 전력 공급을 제한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산업 구조의 개편을 추진 중이다.
월별 공업 부가가치 추이 © 중국 국가통계국
월별 공업 부가가치 추이를 봐도 2022년 들어 중국의 공업 분야가 비틀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형적으로도 제조 규모가 감소하고 있지만, 내용 상으로 볼 때도 공업 부가가치가 대폭 하락 중이다. 양적, 질적 측면 모두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형 기업과 중형기업의 PMI는 각각 49.8%와 48.5%로 전월보다 0.4%p, 2.8%p 하락해 역시 임계치 이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소형 기업은 47.9%로 보다 열악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소기업이 더 고통받는 상황이다. 그동안 소형 기업들이 고전할 때에도 대체로 대형 기업들은 양호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번 7월 성적표에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PMI가 하락했으니 전반적인 경제 침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만하다.
중국 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하부 지표 역시 가까스로 50.1%를 보인 협력업체 배송시간 지수를 제외하고 모두 임계치 아래의 악화 기조를 보였다. 생산 지수는 49.8%, 신규 오더 지수는 48.5%, 원자재 재고는 47.9%, 종업원 지수 48.6%로 대부분의 지수가 좋지 않다. 필자가 언제나 강조하는 종업원 지수는 이로써 3년째 지속 악화 중이다.
원자재 재고의 경우 석유, 석탄, 철광석 등의 국제 가격이 급격히 변동했고, 금속 가공 등을 비롯한 연관 산업계가 원자재 가격을 관망하면서 구매량을 줄인 것이 지수 변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수출입 쪽 역시 무엇 하나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신규 수출 오더 지수는 47.4%, 수입 지수는 46.9%, 구매량 지수는 48.9%, 주요 원재료 구매 가격 지수는 무려 40.4%, 출하 가격 지수도 무려 40.1%, 생산품 재고 지수는 48.0%, 처리 중 오더 지수는 42.6%이다. 그저 낙관적 영업 활동을 나타내는 생산 경영 활동 예상 지수만이 줄곧 임계치를 넘는 숫자를 보일 뿐인데, 이제 아무도 이 지표가 유효하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생각보다 괜찮은 비제조업 PMI 전말 비제조업의 PMI는 제조업과는 반대로 53.8%라는 매우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중국 당국은 두 달 연속 높은 숫자를 보이는 비제조업 PMI의 변화를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사분기 들어서면서 정부 주도로 기업들의 조업 재개와 화물 운송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해왔다.
업종별로 보면 항공운송, 숙박업, 외식업, 생태보호, 공공시설관리업 등 업종이 60.0% 이상으로 지표 상승을 주도했다. 지방 정부들이 방역에서 숨통을 틔워준 결과로, 사람들의 활동과 이동이 급격히 증가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건축 토목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비제조업 지표를 구성하는 두 영역 중 먼저 건축 토목 쪽을 살펴보면 59.2%라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현재 상당수 민간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 국면을 맞이하며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지표 데이터를 신뢰한다는 전제 하에 생각해 보면, 정부 차원에서 매우 큰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 부동산 시공 면적(누계) 추이 © 중국 국가통계국
상단 그래프는 작년부터 월별로 나타난 중국 부동산 시공 면적(누계) 추이이다. 해가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이 그래프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야 한다. 4월 전까지는 2021년 대비 큰 차이가 없거나 약간 상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4월 들어서면서 부동산 시공 면적은 작년 대비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지적했듯 최근 중국의 부동산 업계의 위기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의 많은 건설 현장이 공사가 중단됐고, 계약 고객들은 부동산 담보 대출 원리금 상환을 하지 않는 운동을 벌이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걱정하던 ‘금융의 시스템성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조차 엿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건축 토목 투자 상당 부분이 정부 투자, 인프라 투자라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싱가포르 자오바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최대 50년의 기간 동안 5천억 위안 규모의 국가기반시설투자기금(National Infrastructure Investment Fund)을 조성한다고 한다. 또한 올해 4분기에는 2023년 분 지방 특수채를 사전 발행할 예정이며, 그 규모는 올해 사전 승인된 1조 4600억 위안 할당량을 초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사상 최대의 채권을 발행하여 3, 4분기에 엄청난 양의 인프라 투자를 한다는 말이다.
또 중국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여전히 너무 커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도 2023년 특별채를 선제 발행할 예정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국도 연결 및 내륙 수로 건설과 같은 일괄 프로젝트를 연내 착수할 예정이라고 분위기를 잡았다. 하지만 이런 식이면 중국 정부의 재정 부채 규모는 엄청난 규모로 확대될 것이다. (관련링크)
서비스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 영역의 활동 지수도 52.8%라는 좋은 숫자를 보였다. 하지만 업종별로는 보험, 임대 및 비즈니스 서비스, 주거 서비스와 같은 산업의 비즈니스 활동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즉, 사람들의 이동에 영향을 받던 업종은 회복되고 있지만 이와 직결되지 않는 업종은 오히려 지수가 하락하는 것이다. 이를 과연 서비스 영역의 경기 회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보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 중국의 서비스 영역은 정상화 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비제조업의 주요 하부 지표를 보면, 비즈니스 활동 지수와 영업 활동 지수 같은 근거 없는 낙관론에 입각한 지수만 임계치를 넘었을 뿐 구체적인 사실을 반영하는 지수들은 모두 임계치를 넘지 못했다. 신규 오더 지수가 49.7%이고, 투입품 가격 지수도 48.6%이며, 소매가격 지수도 47.4%에 그쳤다. 그리고 언제나 필자가 강조하는 종업원 지수는 이번 7월에도 46.7%에 불과하여 고용 상태는 날로 심각해져 갈 뿐임을 나타냈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비제조 영역의 수출입을 보자. 중국 정부가 화물 운송을 재개하도록 정책을 변경한 후 협력 업체 배송 시간 지수가 50.7%로 개선된 것을 제외하면 신규 수출 오더 지수가 45.1%, 접수 오더 지수는 43.4%, 재고 지수는 47.1%이다. 한 마디로 비제조 영역의 성적표도 참혹하다.
© 중국 국가통계국
경제 압박에 대응 중인 중국, 한국은? 하지만 의외로 중국의 대외 무역은 양호하다. 상단 그래프에서 보듯 2022년 들어 중국 수출은 동기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두 가지 의심을 하게 만든다. 하나는 공업 창출 가치가 엉망이 되어 가는 모습을 참고할 때 출혈 수출 등 질적 내용이 엉망일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인위적인 수출을 만들었을 가능성이다. (물론 이를 중국 정부의 수출 지원책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Asia Times는 “중국이 남반구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출 효과가 크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2019년 7월 380억 달러 수준이던 대 남반구 수출이 2022년 7월에는 700억 달러로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을 테지만 Asia Times는 중국 정부의 남반구 투자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에 초고속망을 깔고, 트루끼에에 발전소를 건설하고, 동남아시아에 철도를 건설하면서 이러한 투자에 소요되는 수출이 이어진 영향을 말하는 것이다. (관련링크)
중국은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방의 경제 분리, 공급망 차단에 대응하여 남반구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반구 국가에 대한 중국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중국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고, 공장을 건설하고, 직원을 고용하고, 중국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면 당신들도 우리처럼 성장할 수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 브라질 및 기타 12개 개발도상국은 중국의 이러한 투자를 받아들였다. KF-21 분담금을 내지 않아 우리나라 국민 일부에게 비난을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대통령도 지난 7월 베이징을 방문했다. 명목상 주 의제는 일대일로와 세계 해상 풀크럼(Global Maritime Fulcrum) 공동 건설이었지만, 아마도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중국이 투자하고 있는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가 예정대로 완공될 수 있도록 하여 아세안 지역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일 것이다.
© Asia Times
중국은 이렇게 나름대로 미국과 서방의 경제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이 3개월 연속 무역 적자, 게다가 중국에 대해서도 무역 적자를 내고 있을 때 말이다. 과연 지금 정부가 말하는 대로 중국과의 밀월은 끝났다며 중국과 각을 세워도 좋은 때일까? 이미 중국의 입장에서 남반구 + 한일에 대한 수출은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만큼이나 커져 있다.
© Asia Times
이들 남반구 국가 중 규모가 있는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수출 추이를 보면, 브라질이나 인도에 대한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간의 정치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세청의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양국 무역은 2021~22년에 전년 대비 44% 증가한 1,30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세계 경제가 과거 기술 위주 산업 국가 주도에서 자원 국가 주도로 바뀌어 가는 추세 때문으로 보인다. WSJ는 중문판에서 “올해 5월 대부분 세계 주요 경제국이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며 “독일, 일본, 베트남이 모두 무역 적자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WSJ는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무역적자는 주로 글로벌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급등에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자원 수출국인 호주,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및 중동은 최근 모두 이익을 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가 하반기에 맞이해야 할 경제 환경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링크)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원 수입국이면서도 이러한 경제 변화에 적극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안으로 곪아가는 구조적, 그리고 누적된 문제들은 정말 중국이 앞으로 성공적인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 이미 “중국 지도부는 더 이상 경제 성장 목표 같은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말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는 모니터링하며 해석과 추론을 해나가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종합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알쏭달쏭한 중국 경제 판단은 나의 몫 결론적으로 7월 중국의 종합 PMI는 52.5%이다. 숫자만 본다면 양호한 성적이다. 내용을 뜯어보면 문제투성이다. 반면 정부 대처는 적극적이고 실효성도 상당히 있어 보인다. 결국 필자로서는 중국의 하반기 경제 전망이 밝다고도 어둡다고도 할 수 없다. 여러분들이 각자 현명하게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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