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월 PMI 해설
SUMMARY
- 3개월 연속 임계치를 하회한 중국 제조 PMI
- 제조업 수출입 지표를 봤을 때 내수, 수출 모두 진퇴양난인 상황
- 비제조업 PMI는 임계치보단 높지만, 주요 의미 있는 지표는 모두 하락
- 미미한 인프라 투자 효과와 과잉 통제, 실업 인구 증가로 당분간 회복세 기대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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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네 중국의 6월 제조 PMI는 49.0%로 3개월째 임계치 아래를 보였다. 연초 반짝 PMI 상승이 있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중국이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 줄 기관차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세계 각국의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계속되면 중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 자체가 점차 무너져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위안화 약세가 계속되고 중국 정부가 개입하곤 있다만 이번에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대기업 제조 PMI는 그래도 50.3%로 가까스로 임계치를 지켰다만 중형 기업은 48.9%, 소형 기업은 46.4%로 고질적인 대형 기업 위주의 PMI를 보였다. 중국 산업 구조 자체는 혁신을 꾀하지 못하고 있단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생산 지수는 50.3%로 간신히 임계치를 넘었는데 이 또한 대형 기업의 비중이 반영되어서일뿐, 중소기업의 생산 지수는 임계치 아래일 것이다. 신규 오더 지수는 48.6%이므로 7월 제조 경기 또한 비관적이다. 그리고 항상 필자가 강조하는 종업원 지수는 48.2%로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제조업의 실업 상태가 지속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중국 내 sns나 언론 보도와도 일치한다.
국가통계국은 3,300만 명 이상의 청년(16~24세)이 5월에 구직 시장에 진입했다면서 600만 명 이상이 여전히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했다. 5월 기준으로 중국에는 9,600만 명의 청년 인구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학교에 등록되어 있고 노동 시장에 합류하지 않았다.(관련링크)
중국의 각 지방 정부는 실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수 개월에서 1, 2년 간 과정의 직업 교육을 보내고 있는데 이들 또한 실업자 통계에서 빠진다. 이런 직업 훈련 중에 있는 인구 수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나 이에 대한 정보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확보하기 어렵다. 다만 상당 수 기초 지방 정부에서는 실업률에 대한 상부의 질책이 있는 경우 이런 직업 교육을 실업자 수 감소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을 뿐이다. 그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모두 최저치를 가리키는 중 제조업 수출입 분야를 살펴 보면 3개월 연속 모든 지표가 임계치 아래이다. 신규 수출 오더 지표는 더욱 담소한 46.4%에 그쳤고 수입 지표도 47.0%로 지난 1년간 최하치를 보였다. 구매량 지표도 48.9%로 지난 1년 최저였고, 구요 원자재 수입 가격 지표가 45.0%에 불과했음은 물론 공장 출고가 가격 지표가 43.9%라는 저조한 숫자를 보였다. 한 마디로 내수, 수출 할 것 없이 제조 지표가 모두 열악한 숫자와 악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완성품 재고 지표가 46.1%로 상당히 감소했고 온 핸드 오더 또한 45.2%로 나타나 1년 동안 한번도 임계치를 상회하지 못했다.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가까스레 임계치 상회한 비제조업 PMI 비제조업 PMI는 53.2%로 임계치를 상회하였다. 그러나 추세는 4개월째 하향하고 있다. 사실 PMI 지표를 보고 추세선의 방향 해석은 그 의미가 크지 않다. 지표 자체가 이 달 대비 다음 달의 예상 실적이 상승 또는 하강하는가의 설문 조사이기 때문이다. 추세보다는 숫자 그 자체의 임계치 상회 여부가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이는 다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건설·토목 영역과 민간의 상황을 주로 반영하는 서비스 영역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소위 기초 인프라 투자 사업을 얼마나 큰 규모로 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건설·토목의 PMI를 보면 다음과 같다.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비록 추세는 하향이지만 지방 정부의 재정난이 표면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지속적으로 55.7%라는 데이터를 보이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지방 정부의 이 PMI 설문 조사 자체의 신뢰성을 의심하고 있으며 그러한 의심 또한 상당히 근거가 있다. 이 경우 우리는 경향에서 분석을 하는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지방 정부는 현장에서의 체감과 너무 이탈하여 통계 데이터 자체의 신뢰성을 의심받지 않도록 경향 추이는 반영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즉, 경기가 나빠지면 나빠지는 정도를 축소하려 의도할 수는 있지만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풀이를 한다면 각 지방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기초 인프라 같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그 규모와 정도는 점차 감소하고 있거나 혹은 규모 변동은 없어도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서비스업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민간 주도의 서비스업의 경우 52.8%로 나타났다. 금년 들어 서비스업 PMI가 지속적인 임계치 이상을 보여 주고 있는데 서비스 기업들의 성장이라기보다는 팬데믹으로 초토화되었던 소상공인과 소기업들이 팬데믹 상황 종료와 동시에 장사를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경기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며 생존을 위해 조그만 장사들을 다시 시도하는, 그래서 회복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번 여름 휴가를 윈난 성의 따리(大理), 리쟝(丽江), 쓰촨의 청두(成都) 등을 다녀왔는데 윈난의 경우 피서객들이 많아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러나 부자들의 여행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많았으며 상대적으로 소비 능력이 큰 중년층의 여행이 매우 적었다. 해당 관광지 물가는 현지 물가 대비 약 두 배 수준이었지만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물가와 비슷했고, 관광지를 벗어난 지역의 물가는 베이징, 상하이 대비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리쟝(丽江)의 거리 모습
청두 관광지에도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지만 역시 중장년의 모습이 줄어든 것이 확연했다. 지금 중국에서는 ‘35세 마지노선’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35세를 넘으면 취업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취업을 하게 되어도 급여나 대우는 전과는 천지차이로 열악하다고 한다. 많은 도시에서 월 3천 위안만 넘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소비 시장의 모습은 중국이 내순환 경제나 공동부유를 내세우면서 학자들이 예상했던 추세, 전반적인 경기 하락, 중저가 위주 상품의 비중 상승, 투자 마인드의 감소 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중 한인 기업인들에 대한 설문에서도 다음 달 생산량이나 매출의 증가를 예상하는 비율은 없었다.
그리고 판매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는 응답도 전혀 없었다. 세계 각국이 통화 팽창 및 원자재 상승 등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 애쓰는 이 상황에서 중국은 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이것은 판매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매입하는 재료의 가격 또한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명확하다. 재중 한인 기업인들의 의견을 보면 재료, 부품, 자재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응답이 하나도 없었다.
따라서 목전의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위기 상황이 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지도부 인물들도 경제를 우려하고 조치를 요구하는 발언이 증가하고 있다.
비제조업 주요 분류 지표를 보면 허수라고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활동 지표와 비즈니스 활동 예상 지표가 임계치를 넘었는데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의미 없는 숫자이다. 실제 의미가 있는 신규 오더 지표, 투입품 가격 지표, 판매 가격 지표 등이 모두 임계치 아래이며 필자가 강조하는 비제조업 종업원 지표는 46.8%에 불과하였다.
중국 비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의 경우 종업원 수의 변동이 크지 않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종업원 수는 경기 기복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 올해 2월 춘절 후 기록했던 50.2%라는 현상 유지를 제외하고는 지난 1년 동안 내내 임계치 아래에 있었다. 소상공인들이 팬데믹으로부터 다시 장사를 시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업원 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아도 내수가 추락하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특히 내수 경제를 견인해야 할 대상인 농촌은 경제 발전은커녕 불안한 분위기가 높다. 중국 공안부는 농촌 도박 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전국 101개 구역에 감시소를 설치해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적시에 농촌 도박 범죄를 방지하고 심화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매우 불길한 징조다.
농촌의 노인들이나 어린이들이 도박을 할 리 만무하다. 도박을 하는 것은 청장년 층인데 이들은 대부분 도시에 농민공으로 나가서 일하던 사람들이다. 즉, 도시에 직업이 없어 고향 농촌에 돌아오지만 농사를 짓기도 여의치 않고(나중에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대규모 토지유전이 진행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농촌에 일 자리도 없으니 도박의 유혹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농촌 도박 활동은 주로 지역 범죄자와 "베테랑 도박꾼"에 의해 조직되며 대부분의 도박 참가자는 지역 유휴 및 실업자라고 한다.(관련링크)
중국 비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비제조업의 기타 지표를 보면 공급업체 배송 시간 지표가 51.9%로 배송 시간 증가를 나타낸 것 외에 신규 수출 오더 지표, 온 핸드 오더 지표, 재고 지표 등이 모두 임계치 아래이다.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렇게 지난 6월 중국의 경제는 수출, 내수, 투자 모두 암울한 가운데 3개월 연속 PMI 하락을 보이고 있다. 종합 PMI는 52.3%로 임계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왔지만 내용 상 제조 PMI가 49.0%를 기록한 무게감이 훨씬 크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경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낙관하기 어렵다. 미국 코넬 대학의 경제학자 Eswar Prasad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국가인 중국이 성장을 위해 세계 나머지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세계 경제 전망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중국의 덩치가 커져서 중국이 성장하고 싶은 만큼 수출을 받아줄 수 있는 여력을 글로벌 시장이 상실한 것이다.
중국은 서방 시장과 동방 시장을 교차해서 무역을 할 수 있는 국가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에 있는 무역 컨설팅 회사 아시아 무역 센터의 Deborah Elms 전무이사는 중국이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한다.(관련링크) 그러나 중국은 공산품 무역 흑자가 전체 중국 경제의 10분의 1에 해당될 정도로 너무 커서 더 이상 확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엔산업개발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세계 시장에 수출하며 성장하는 중국의 개발도상국가 방식의 성장은 이후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내수 시장은 3년간 팬데믹에 대한 과잉 통제로 상당 수의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괴멸했고, 일자리를 잃은 실업 인구를 양산하여 소비 능력이 대폭 사라져 버렸다. 기업은 투자 마인드를 상실했고 지방 정부는 재정난으로 투자가 어렵다. 게다가 인프라 투자의 한계 효용은 이미 미미하다. 총체적 난국이며 구조적 문제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타개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상당 기간 내놓지 못할 수도 있다. 경제 브레인 역할을 하던 전문 관료 그룹 공청단 파벌은 이미 무대에서 퇴장하였다. 우리는 당분간 중국의 경제가 회생하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우리 자신의 경제 운영 정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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